9월 6일 열린 제12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16강에서 한국은 중국에 모두 패하며 8강에 네 자리를 허락했다.
32강에서 일본 기사를 전멸시킨 한국 선수들은 무려 12명의 기사가 16강에 오르며 유래 없는 인해전술을 펼쳤다. 하지만 형제대결에서 4명이 탈락하고 한중전에서 모두 패하며 4명만이 8강에 올랐다.
중국의 투 톱 구리9단과 창하오 9단을 맞은 조한승 9단과 강동윤 7단은 선전햇으나 우세를 빼앗긴 뒤 역전에 실패하며 차례로 돌을 거두었다. 후야오위 8단과 대결한 홍성지 5단도 마찬가지였다. 불리한 바둑을 난전으로 이끌며 최선을 다했지만 형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조훈현 9단마저 황이중 6단에 유리한 바둑을 역전패하며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전혀 예상 못한 결과는 아니었지만 충격은 컸다.
이미 한국의 신예들이 창하오, 구리, 후야오위를 상대하기는 조금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조금 약하다고 평가 받는 황이중 6단만이 조훈현 9단과 5:5 승부라는 말이 나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객관적 전력만으로 승부가 결정될 수는 없는 법. 최소한 1승, 잘해준다면 2승 이상도 거둘 수 있다는 바람을 가지고 대국을 지켜봤지만 결과는 안타까웠다.
한국기사끼리의 4강전도 상위랭커 VS 신예라는 의미를 가지며 큰 관심을 모았다. 랭킹 1,2,3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창호, 이세돌, 박영훈 9단이 각각 한상훈 초단, 박정환 2단, 김기용 3단의 도전을 받은 것이다.
이세돌, 박영훈 9단은 예상대로 신예들을 제압하고 8강에 올랐으나 이창호 9단은 한상훈 초단에 덜미를 잡히며 3년 연속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초반부터 우세를 장악했던 이창호 9단은 중반 이후 조금씩 추격을 허용하더니 끝내기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역전을 당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중의 1인자로 세계바둑계를 이끌던 양웅 이창호 9단과 마샤오춘 9단은 입단한지 1년이 채 안된 초단에게 덜미를 잡혀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했다. 한국의 전패소식과 함께 별다른 이변이 없어 보였던 이번 시리즈는 한상훈 초단이라는 예고된 스타를 탄생시키며 막을 내렸다.
이어지는 8강전은 10월 10,11일에 같은 장소에서 열리며 두 판은 한중대결이고 나머지 두 판은 형제대결이다. 사이버오로는 모든 대국을 생중계 할 예정이다. 제12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은 KBS와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하고 삼성화재해상보험에서 후원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60초 5회이며 우승상금은 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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