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 자충 대착각…김채영 여류국수 등극
|
박지은, 자충 대착각…김채영 여류국수 등극
우세하던 박지은, 끝내기 도중 단수되는 자리에 착수해 대마 잡혀
| 김수광 2014-04-04 오후 06:43 [프린트｜스크랩] |
|
|
|
|
 |
| ▲ 18세 초단 김채영(왼쪽)이 여류국수에 등극했다. 결승에서 맞서던 박지은이 손에 든 돌통 뚜껑과 그 위의 사석은 의미심장하다. 승리를 일보 앞에 두던 박지은이 단수 되는 자리에 착수하는 어이 없는 착각을 해 잡힌 돌들이다. 손수 그 돌을 돌통 속으로 되돌려 보내는 작업은 쓰라리다. |
반패인 줄 알고 이은 게 단수가 됐다.
반면 9집이 유리했던 박지은 9단은 끝내기 도중 반패 자리를 이었다. 대착각이었다. 멀쩡했던 돌이 단수에 걸렸다. 고민스러워하던 김채영이 박지은의 흑돌 18개를 들어냈다. 역전의 순간이었다. 몇 수 더 둘 곳도 없는 종국 직전. 승부는 끝이었다. 사이버오로 대화창은 떠들썩했다. ‘기록자 실수 아니야?’ 한국기원에 전화가 빗발 쳤다. 중국에서도 문의가 쇄도했다. ‘무슨 상황인 겁니까?’
▲ 박지은이 태연하게 반패를 이었다. 스스로 단수가 됐다.
엄청난 사건과 함께 새 여류국수가 탄생했다.
김채영 초단이 4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19기 가그린배 여류국수전 결승3번기 3국(최종)에서 박지은을 상대로 306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종합전적 2-1로 생애 처음 여류국수에 올랐다.
중반 이후 두터움을 유지하면서 유리했던 박지은은 끝내기에서도 확고한 우세를 지키고 있었다. 작은 끝내기도 다 끝났고 더 두어볼 곳도 없던 시점. 피니시라인 통과만 남던 시점이었다. 그랬는데 스스로 자충을 둬 대마를 잡혔다.
▲ 한국기원이 기록자에게 상황을 묻고 있다.
■ 희대의 해프닝이 벌어지던 순간
“손이 떨리고 심장이 쿵쾅쿵쾅했다.” 김채영의 말이다.
누구라도 떨릴 수 있을 장면이었다. 박지은은 자신이 자충을 두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고, 박지은의 착수를 보고 단수가 됐다는 걸 알아챈 김채영은 머릿속이 복잡했다고 했다.
“상대의 착수를 믿을 수가 없었다. 보고 또 봤다. 따내지 않을 수는 없었다. 따내지 않으면 내가 진다. 미안한 마음, 놀란 마음 등 설명하기 어려운 심정이었다. 박지은 9단은 내가 돌을 따내는 걸 보고 놀랐다. 그때 안 모양이었다.”
기록자는 마지막 초읽기를 10초 남긴 상태에서 김채영 초단이 돌을 따냈다고 말했다. 기록자는 아마랭킹 1위 전준학이었다.
이후 김채영과 박지은은 모든 동작을 멈췄다. 박지은은 조용히 사석을 돌통에 담았다. 복기는 없었다. 둘은 부지런히 돌을 쓸어 담았다. 박지은은 일어나서 돌아서며 자책하는 한숨을 쉬고 빠른 속도로 대국실을 빠져나갔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개를 푹 숙인 김채영도 어디론가 사라졌다. 김채영의 아버지 김성래 5단이 김채영을 찾으러 다녔다. 한참 뒤에 김채영은 화장실에서 나왔다. 눈이 빨개져 있었다.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감정이 격앙된 상태에서 울어 눈이 충혈된 김채영.
■ 새 여류국수 김채영 인터뷰
눈물의 의미와 함께 새 여류국수가 된 심경을 김채영에게 물었다.
- 눈물의 의미는 무엇인가?
“감정이 너무 격해졌다. 진 바둑이었다. 실력이 좋아서 이긴 게 아니었다. 잘 해서 이기고 싶었다.”
-박지은 9단의 착각이 일어난 부근은 실수가 있을 만한 곳이라 생각했나?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흑을 들고 싶은 생각은 없었나?
“16강 때부터 백을 들 때마다 이겨서 백을 잡는 게 좋았다.”
- 부녀 프로기사다. 아버지 김성래 5단은 김채영 초단이 재능이 없어서 프로로 키울까 말까 여러 번 고민한 적이 있다고 한다. 노력과 재능에 관한 담론은 오래됐다. 본인의 생각을 듣고 싶다.
“나는 어릴 시절부터 기재 있다는 얘기를 못 들어봤다. 모든 프로기사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력만으로 대기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침10시~밤9시까지 바둑 공부한다. 남들 하는 수준보다 적게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 앞으로 목표는?
“여자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고 동아제약(주)이 후원한 제19기 가그린배 프로여류국수전의 제한시간은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졌으며 우승 상금은 1,200만원이다.
▲ 김채영(왼쪽)과 박지은의 결승 최종국. 낮 2시께 풍경.
▲ 독하게 공부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채영. 2011년 입단했고, 세계 여자단체전 3회 황룡사쌍등배 4연승으로 주목 받은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 2008년 여류국수 이후 6년 만에 국내타이틀을 노렸던 박지은은 허탈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리게 됐다.
|
|
|
|
|
|
|
|
|
|
|
|
|
|
 tangent |
｜ 2014-04-07 오후 2:08:00 [동감0] 
|
|
|
김채영 초단이 실수를 바라고 끝까지 두었을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집차이가 많이 나는데 왜 던지지 않았느냐고요? 당장 cyberoro 기보리스트만 보셔도 더 많은 집차이가 나는 바둑 허다합니다. 매너가 좋으신 린하이펑 9단도 16집 반으로 진 바둑도 끝까지 둔 적도 있습니다. 그들 모두 상대실수를 바라고 둔 것일리는 없습니다.
|
|
|
| tangent |
｜ 2014-04-07 오후 2:11:00 [동감0]
|
|
|
그리고 바둑의 결말을 불계로 할 것이냐 계가로 할 것이냐는 오직 그 기보를 만들어내는 대국자에 의해서 결정되어야하고 존중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 결정이 마음에 안 드실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대국자의 진의를 멋대로(자기 수준대로) 해석하여 매도하는 것은 삼가셨으면 합니다.
|
|
|
 3수라도 |
｜ 2014-04-07 오후 2:44:00 [동감0]
|
|
박지은 사범님, 그 심정 조금은 알 것같네요. 빨리 잊고 다음에 꼭 타이틀 따시기 바랍니다.
김채영여류국수님, 국수님은 잘못이 없죠. 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이죠. 실력을 더 쌓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 거두시면 박지은사범도 끄덕여줄 겁니다. 위즈잉을 만나면 좋은 승부보여주기 바랍니다.
|
|
|
| 아이8 |
｜ 2014-04-07 오후 5:11:00 [동감0]
|
|
|
세상엔 잘난사람반있는게아니고 못나사람이있기대문 잘난사람이 두각을 나타내는 거지 고문관 들이 있기때문에 웃고,사람들이 관심을 끄는 게지,...
|
|
|
| 아이8 |
｜ 2014-04-07 오후 7:06:00 [동감0]
|
|
|
맛는말이네요 반패니까 반집 맛네 이겼다는 확신이 안된 상태서 무리수를 뜬것 같네요,.........
|
|
|
| 아이8 |
｜ 2014-04-07 오후 9:32:00 [동감0]
|
|
|
패가아닌겨 박지연이가 패로 몰고갔단 생각이 들기도 하그요, 어띠했든 박지은이가 잡치도 안 고 거저 멱으려다가 탈이생긴거 같네요,....동네 바둑 같으면 한수 정도 양보해 추텐데,
|
|
|
| 고요한돌 |
｜ 2014-04-07 오후 11:30:00 [동감0]
|
|
|
댓글이 꽤나 많군요. 17년간 바둑을 둔 오로 4단의 애기가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당연히 따내는 게 맞습니다. 바둑은 더 이상 둘 데가 없을 때까지 다 두고나서 계가를 하는 게 원칙입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떠나 승부를 겨루는 게임에서 봐주는 건 있을 수 없습니다. 전쟁을 포함해 선거, 운동, 스포츠, 게임은 어느 쪽이 더 실수를 적게 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때가 많습니다. 따내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김지은 9단에게 이 상황을 묻는다면 당연히 따내는 게 맞다고 말할 것 같습니다.
|
|
|
| 인기주 |
｜ 2014-04-08 오전 1:50:00 [동감0]
|
|
반집짜리잇는장면에서지은양이착각한듯^^채영양이따내는 것이당연합니
다끝까지계가는채영양마음이고요.그것이승부고인생입니다.
|
|
|
 더블악셀 |
｜ 2014-04-08 오전 2:10:00 [동감0]
|
|
|
누가따네고안따내고가문제가아니고이제부터중국애기들은한국선수하고붙으면승부난바둑이라도끝까지둘꺼라는게걱정이지
|
 삼초라도
|
걔들 원래 그래서 뭐..
|
|
|
| 아이8 |
｜ 2014-04-08 오전 6:58:00 [동감0]
|
|
|
댓글을 쓰시는 부문께말씀드리자면 인터넷이생긴지가 17년이 안됩니다 더근다나오로는 네오스톤이나 다른 사이트 보다 나중 생겼읍니다 모르는 애들은 그대로 믿겠네,....
|
|
tangent
|
pc 통신, igs(internet go server) 등을 이용한 대국은 거의 20년 전에도 있었습니다.
|
|
|
 haemosu |
｜ 2014-04-08 오후 7:44:00 [동감0]
|
|
|
오매~~~무지 무지 댓글이 많이 달렸소잉~~누구나 이 해프닝에 대하여 감상이 없을 수야 없겠지요~~~허나 이 결과를 뒤집어야 한다거나 제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없는 것을 보면 여류국수의 권위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여짐니다~~! 채영양~~! 축하해요~~!
|
|
|
 오궁도주 |
｜ 2016-05-05 오전 5:48:00 [동감0]
|
|
|
바둑(세상사 모든 승부)은 항상 상대의 실수로 이기는 법인데 왠 말들이 이리 많은지 모르겠네요.돌을 거두는것도 예의요 끝까지 계가하는것도 예의입니다.상대의 실수에 돌을 따내지 않은것은 교만이며, 돌을 따내는것은 상대의 실수에 대한 질책일 뿐입니다.김채영 여류국수는 당연한 길을 간것이며 여류국수로서 손색이 없다고 봅니다.박지은 사범은 이번대국을 계기로 삶을 대하는 태도에 보다 신중해질것이며 프로생활에 엄청난 경험이 되리라 봅니다
|
|
|
|
|
|
.gif){kind=logo}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