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봉수 9단이 제11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준결승전에 진출하며 다시 한 번 야전사령관의 존재를 세계바둑팬들에게 각인시켰다. 준결승 고지를 넘어서면서 기쁜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서봉수 9단을 검토실에서 만나보았다.
승리를 축하한다. 왕야오 6단과의 대국 내용 총평을 듣고 싶은데?
초반 어려웠지만 흥미로운 전개였다. 중반전에 하변 백돌을 잡는 순간 속으로 바둑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대형사고만 터뜨리지 않는다면 확실히 이길 수 있는 바둑이라 생각했는데, 상변에서 헛발질을 몇 번 하는 바람에 아찔했다. 결과적으로 상변에서 큰 피해를 보지 않아 무사히 승리까지 골인할 수 있었던 것 것 같다.
상변 접전에서 흑이 많이 당했다. 검토실은 역전까지 내다보기도 했는데 불안하지 않았는가?
실수를 깨달으면서 불안한 마음이 없지는 않았지만 큰 피해를 보지 않는 이상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은 버리지 않았다. 그래도 호구에 돌을 집어넣는 그런 착각은 안해서 다행이다.
오래간만에 세계대회 준결승에 진출하는 것 같다. 왕야오 6단과 대국하면서 부담감은 없었나?
어느 상대와 대국을 하더라도 마음 편하게 둔다. 어차피 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제는 상처나 충격이 거의 없다.
왕야오 6단과의 대국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은 있었나?
특별한 준비가 있겠는가? (왕야오 6단의 기보는 안보았는가?) 기보는 의례히 놓아보는 것이고….
이전 중국 킬러로 명성이 드높았다. 이번 삼성화재배 본선에서도 중국 기사들을 연파하면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 중국 기사에게 특별히 강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것은 없다. 특별히 있다면 매일 만나는 기사(국내 기사)들 보다는 중국 기사들과 두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고 느낀다. 이번 왕야오 6단이나 천야오예 5단은 처음 두는 상대이기 때문에 훨씬 재미있었다.
이번 삼성화재배 어디까지 올라가고 싶은가?
어느 기사나 기전에 참가한 이상 당연히 우승을 바라지 않겠는가?
삼성화재배는 제한시간이 2시간이다. 세계대회가 일반적으로 3시간인 것을 감안한다면 서봉수 9단은 2시간 바둑이 더 편안한가?
3시간 바둑보다 2시간 바둑이 훨씬 좋다. 나같은 기사에게 3시간 바둑은 너무 지친다. 2시간 바둑이 길지도 않고 박진감도 있고, 괜찮은 것 같다.
준결승전에서 어느 기사를 만나고 싶은가? (대진추첨 전에 인터뷰)
내가 제일 편한 상대인데 누구를 만나고 싶은 여유가 있겠는가? 그런것은 다른 기사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도 국내 기사들보다 창하오 9단과 두는 것이 훨씬 재미있을 것 같다.
서봉수 9단은 이전 인터뷰를 통해 언젠가는 우승을 꼭 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번 삼성화재배가 그런 기회인가?
난 그런 말 한 적이 없다(웃음). 회광반조(해석: 해가 지기 전에 일시적으로 햇살이 강하게 비춘다)라는 말은 했던 것 같다.남은 일생 동안 한 번 정도 우승해 보고 싶다고…. 실제로 나에게 그런 기회가 다시 찾아올지 의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삼성화재배는 운이 많이 따라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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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수, 중국 킬러의 진면목이 다시 살아나다! 
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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