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의 기원은 고대의 점복 행위에서 시작되었다.
바둑은 주역의 출발점과 보폭을 함께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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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지난 8월 아산에서 만났던 아오이 겐타로 씨가 다시 한국에 왔다. 이 글은 바둑마니아와 마니아의 대화로 이해하시기를 바란다. 필자는 아오이 겐타로 씨에게 동료의식을 느꼈다. 국내에서 만나지 못한 동료를 외국에서 구한 것이다.)



- 바둑의 역사는 얼마나 되었다고 보는지요.
근대 바둑을 연구한 탁월한 학자인 '소천탁치'는 바둑은 일찍이 시작되었다고 했습니다. 과학적인 글쓰기를 하는 학자다운 말이지요. 동양의 선인들은 요순설을 말했는데요 그 말은 잘 모르겠으니 그냥 해본 소리에 불과한 것이지요. 바둑의 역사는 은허 점사 시대까지 올라갑니다.

은허 문자에 위목(韋木)이 보이는데 이 문자가 바둑을 지칭한 가장 오래된 문자로 보입니다.

- 시기는 언제인가요.
은허시대는 서기전 9-13세기 정도입니다. 소천탁치는 바둑은 8도 반상에서 출발했다고 했습니다. '장녀안'은 13도 반상이면 초보적인 바둑을 둘 수 있다 했지요. 실제로 중국에서 발굴되는 13도 17도 19도 등 고대의 바둑판을 검토한 연구 결과입니다. 소천탁치는 8도 반상에서 바둑의 일종인 반상 게임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나는 소천탁치가 왜 8도 반상을 말했는지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7도나 9도가 아닌 왜 8도냐? 하는 의문이었지요.

                     바둑의 위대한 저술 [적정록]은 바둑을 천문의 소산으로 이해했다.


- 왜 8도였을까요?
믿기지 않겠지만 은허 점사 시대에 12간지를 응용한 60일을 한 주기로 한 달력이 있었습니다. 28수의 별자리에 대한 이해도 있었지요. 주역의 괘를 뜻하는 여러 기록도 출토되었습니다.

은허 점사에 나오는 여섯자리 숫자의 조합이 많이 보이는데요. 이 숫자를 '장형랑'이 연구를 하여 은허시대에 있었던 귀장역, 즉 주역의 원형이란 것을 밝혀냈지요.

전설이 실제가 된 것입니다. 8도 반상은 은허 점사 시대 바로 고대인들이 귀갑을 태워 점복을 구하는 과정에서 나온 도구입니다. 8도가 중요시 된 것은 8괘의 인식이지요.

- 8도 반상이 점복의 도구였다는 증거가 있나요?
은허 점사에 사방 팔방(四方八方)이 나옵니다. 한 민족을 말하는 동시(東尸-동이)도 보이지요. 한대의 무덤에서 나온 고대의 점판인 식반(式盤)을 볼 때 8도 반상을 유추하는 것은 어려운 일도 억지도 아닙니다.

-설명이 좀 더 필요한듯 한데요.
은허문자에 보이는 아(亞)는 나, 가족 중심 세계를 형상하는 문자였습니다. 거북등껍질을 태워 점복을 구하는 방식이 나온 것도 아(亞)를 닯은 거북(龜)의 등모양 때문입니다. 亞와 龜는 천원지방의 출반점이지요. 바둑판은 천원지방의 축소판 아닙니까.

(자료 국내 학술기관 소장품 갑골문) 현재 대전에서 전시중이다.  고대인은 나, 가족 지역의 공동체를 亞로 인식했고 亞의 조짐을 파악하기 위해 亞와 비슷한 거북(龜)의 등갑을 태워 亞의 미래를 점쳤다. 亞와 龜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모습이기도 하다.

- 바둑이 천문을 연구하는 도구에서 출발했다는 설과도 통하는지요.

고대의 점복은 자연 현상에 가장 민감합니다. 비 바람 천둥 등 자연현상은 전쟁과 사냥 등 고대인들의 당면한 생활 문제로 집중되어 있지요. 바둑판이 점복을 구하는 도구였던 만큼 천문을 점치는 것과도 상통하는 것이지요. 고대의 점복 행위는 오늘날의 아무 의미 없는 점복의 개념이 아니라 당 시대의 생활 자체였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록 속의 바둑


- 주역이 바둑과 닮았다는 말은 무슨 말인가요?
주역은 고대의 점복을 체계로 수천년 동양의 예지력과 정령을 담아낸 책인 만큼 점복의 도구로부터 시작된 바둑과 속성이 닮은 것은 당연합니다. 주역을 알고 바둑을 조금이라도 이해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생각인데요. 야산 '이달', 대산 '김석진', '이호승' 같은 분들은 그의 저서에서 바둑은 주역의 비밀을 전하는 은밀한 해인이라 할 정도입니다.

- 주역이 그렇게 대단한 책입니까?
주역은 대단한 책이 아닙니다. 주역은 아직 과학의 인식이 완전하지 않던 시대에 동양의 지성들이 세상과 자연의 이치를 유추한 텍스트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과학이 완전하지 않을 때 인간의 지적탐색의 성과인 것이지요.  이것도 대단한 것입니다.

- 하도가 거북의 등갑에서 나온 것이 맞습니까?
하도가 거북의 등갑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거북점의 속성이 하도와 낙서라는 철학적 논리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하도와 낙서는 그동안 감성적이던 주역을 이론적으로 이해하려한 노력의 산물이지요. 물론 하도 낙서가 숫자 신비주의라는 혐의는 차치하고 말입니다.

- 점술과 유희를 연관시키는 것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 않을까요?
고대의 점복 행위는 곧 유희기도 했습니다. 부족들이 모여 당면한 과제를 점복에 묻고 해답을 듣고는 밤을 새워 음주가무를 하며 놀았으니까요. 은허 점사는 건축을 하고 포로를 잡아 수십 명씩 죽여 신에 바치며 달이 지고 해가 뜰 때까지 쉬지 않고 춤을 추고 논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 바둑판과 흑백돌이 점복을 구하는 도구였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처럼 바둑의 역사에 관심을 가진 학자로 알려져 있는데요.
바둑의 '8도반상 점복설'이란 논문(그동안 시안을 구성 검토해 오다 금년 가을 최종 완성)을 곧 전자책으로 출판하려 합니다. 이론적인 것은 그 책을 참고하시고요. 그리고 본인이 바둑사에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학자라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바둑의 역사와 기원에 대한 많은 공부와 기록의 검토를 해온 것은 사실입니다. 바둑이 주역의 속성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주역 전체를 아예 암기를 했습니다.

- 주역을 외웠다고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없으신지요.
놀랄 일이 아닙니다. 주역의 원문이랄 수 있는 것은 4천 자를 조금 넘는 정도입니다. 그 4천 자가 동양 정신의 핵심이라면 더구나 그 속에 내가 좋아하는 바둑의 시원이 있다면 외우는 노력 정도는 당연한 거 아닌가요. 과거를 재구성 한다는 것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바둑은 반상 위에서 이런 과정을 설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