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돌 9단, 2009년 6월8일 TV아시사 개막전 인터뷰시 감정이 복받치는 듯함. 제1회 BC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8강전 ○조한승 9단 ●황이중 7단 장소: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 날짜: 2009년 4월 26일
실전 동업자 정신
최근 미국에서는 45살의 랜디 존슨이라는 투수가 300승을 달성하여 큰 화제가 되고 있다.
300승을 하려면 매년 평균 15승씩 20년을 해야 한다. 15년 동안 한결같이 초일류의 실력을 유지해야 겨우 300승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동료 선수과 야구팬들에게 최고의 존경을 받는다. 이런 위대한 기록을 달성해서 대 투수의 반열에 오른 그이지만 28세까지는 1년에 올리는 승수가 5승정도에 불과한 평범한 선수였다고 한다.
2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160km의 직구를 가지고 있었으나 제구력이 엉망이어서 마치 폭탄을 던지는 것과 같았다. 또 성격마저 다혈질이어서 그는 동료들이 실수를 하면 불같이 화를 내면서 스스로 자멸했다고 한다.
이런 그를 1990년대를 대표했던 명투수 스티브 칼튼이 불러 조용히 타일렀다고 한다. ‘동료들이 나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동료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해라’ 랜디 존슨은 이말을 듣고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 투수를 보조하는 역할로만 느꼈던 동료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그 이후 랜디 존슨의 동료들은 실수를 해도 랜디존슨이 성내는 것을 볼 수 없었고 랜디 존슨은 매년 20승 이상을 달성하는 대 투수가 된다.
참고도1 착각
최근 이세돌 사태를 보면 같은 기사 입장으로서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아쉬움이란, 이세돌이 제기한 문제가 동료인 프로기사들이 공감하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세돌이 동료들과 같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했더라면 아마 이런 사태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28살 때 랜디 존슨이 가졌던 생각과 이세돌이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이 비슷하다고 본다. 승리와 패배 이분법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프로기사가 동료 의식을 갖는 것은 불가능한 것인지. 오늘밤 와인 한잔 하면서 생각해야겠다.
참고도2 정수
황7단의 공격은 할 듯 말듯, 유연하다. 수습하는 쪽에서는 편하다. 조9단은 백44로 파고들어 오히려 우변 흑 모양을 깨면서 수습하고 있다. 백이 순조롭게 수습하는 가운데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우선 백54는 착각.
참고도1도의 백1의 끊음이 가능한 것으로 착각했다. 하지만 연단수로 성립하지 않는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황7단의 조심성이 흑57의 가일수를 두게 했다는 점이다.
이수는 참고도2도 흑1로 공격해야 했다. 백54가 착각이었는데 흑57로 받아주는 바람에 조9단은 위기에서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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