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BC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16강전 ○강동윤 9단 9단 ●한웅규 초단 장소: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 날짜: 2009년 4월 3일
실전 이세돌! 수위조절
최근 바둑계는 이세돌9단의 징계 건으로 시끄럽다.
프로와 아마 가릴 것 없이 모이기만 하면 이세돌9단의 징계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5월26일 열린 프로기사총회에 160여명의 프로기사들이 모였다. 이세돌 9단의 '한국바둑리그 불참'과 '징계'에 대해 토의했다. 격론을 펼친 끝에 이세돌의 한국리그 불참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 인지는 투표로써 결정하기로 했다. 그 결과 '조치'를 취한다는 의견이 과반의 지지를 얻었다.
투표의 결과로만 보면 징계에 대해 다수가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상 내용을 보면 투표 결과와는 다르다. 뭔가 조치를 취하는 데에는 찬성이지만 징계까지는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실제로 투표가 끝난 후 일부 기사들은 '조치의 수위'까지 결정하는 투표를 요구했다.
5시간이 넘는 회의에 지친 기사들이 대거 퇴장하는 바람에 추가적인 투표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사들은 '이세돌의 행동에 분명 문제는 있지만, 기전 불참이 징계의 사유까지는 되지 않는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참고도1 끊었어야
기사들은 이번 사건을 '이세돌과 한국기원의 갈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바둑은 스포츠이다. 스포츠 선수에게는 최고의 기량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기간이 존재한다. 바둑은 타 스포츠에 비해 선수생명이 긴 편이지만 바둑도 속기 시합이 대세가 되면서 기사의 전성기는 '20대 초반부터 중반'까지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이세돌9단은 '가장 전성기일 때 더 많은 돈을 주는 무대에서 최대한 활동하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표시했다.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동료기사들에게 배신감을 심어 주는 바람에 그다지 지지를 받지 못했으나, 이세돌9단이 제기한 문제는 사실 설득력이 있는 내용이었다.
한국기원은 이러한 문제제기를 강압적인 제도로 막겠다는 의도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제2, 혹은 제3의 이세돌이 등장하면 금새 효력을 상실해버린다. 필자는 기사 개인에게 제재를 가하는 것 보다, 중국리그만큼의 큰 기전 개최가 이세돌 같은 기사를 한국리그에 자연스럽게 동참시킨다고 생각한다. 또 그것이 한국기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도2 급소
이번 제1회 BC 카드 배를 보라. 중국의 초일류 기사들이 최고의 상금을 얻기 위해 자비를 들여 한국으로 오지 않는가.
한웅규 초단이 초반에 얻은 우세를 이번 보에서 잃어버린다. 우선 흑53이 실수. 참고도1 처럼 끊어 싸워야 했다. 흑59가 두 번째 문제 수. 참고도2도 흑1이 급소였다. 한 초단은 두 번의 실수로 초반에 얻은 점수를 잃었으며 국면은 시계제로의 혼돈 속으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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