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o 세계 인터넷바둑의 허브
  • 겜임&채널
소녀:뭉크의 절규처럼 (1)
Home > 소설/콩트 > 박쥐
소녀:뭉크의 절규처럼 (1)
2013-09-27 조회 6431    프린트스크랩
▲ 경찰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의 한 장면.

    

그녀를 처음 만난 건 봄이 막 시작된 4월의 끝자락 어느날이었다. 지난 겨울은 정말이지 지긋지긋하게 추웠다. 또 지긋지긋하게 끈질겼다. 그놈의 겨울은 갈듯갈듯하면서 끈질기게 엉덩이를 붙이고 갈 기색이 없었다.

그러나 역시 봄은 위대했다. 고래힘줄보다 더 질긴 겨울을 조금씩 조금씩 밀어내더니 이제는 제법 따뜻하고 향기로운 바람을 불어주고 있었다. 하늘은 더없이 파랗고 맑았다. 할 수만 있다면 저 하늘에 몸을 풍덩 던지고 싶었다. 물론 불가능한 일이다. 그저 바라보는 걸로 더 할 수없이 만족스럽다.

더군다나 이 망중한이 얼마만인가. 워낙 오랜만이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한달쯤 된 것 같다. 한달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한테 시달렸던가. 아마 수백 명은 될 것이다. 이 우주에서 인간들만큼 시끄러운 생명체도 아마 없을 것이다. 입으로는 끊임없이 떠들어대고 몸으로는 수없이 많은 물체들로 소리를 만들어낸다. 그 엄청난 소음을 견뎌내는 인간이란 생명체가 신기하기까지 하다. 나는 이 순간 인간의 고문에서 해방된 느낌이다.

어디에도 사람은 보이지 않고 어디에서도 인간이 내는 소음은 들리지 않는다. 아파트 공원 나혼자 앉아 마음껏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부드럽고 따뜻한 바람, 향기로운 꽃향기, 눈부시도록 파란 하늘. 하늘을 올려다보는 눈이 조금씩 감긴다. 이 행복한 순간을 영원히 음미하려는 듯.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1? 혹은 10. 알 수 없다. 어쨌든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딱히 뭐라고 말할 수 없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 그 느낌에 가만히 눈을 뜨고 옆을 보았다. 거기에 그녀가 있었다.

그녀.

그 여자.

여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여자.

여자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 어려보였다. 기껏해야 고등학생쯤으로 보였다. 그런데 학생이라면 이 시간에 학교에 있어야지 왜 여기 있는 거야. 그것보다 대체 언제부터 내 옆에 앉아있었던 거야. 아무리 내가 둔하다고 해도 바로 옆에 사람이 앉는 걸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건 말이 안된다. 더군다나 그녀, 아니 그 소녀는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전혀 미안한 기색도 없이.

소녀의 눈동자는 마치 흑요석 같았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새까만 눈동자. 그 눈은 무엇을 말하는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나를 보고 있지만 초첨은 나를 관통해서 내 등 뒤에 있는 것 같았다.

...”

내 첫마디는 그랬다. 상대가 다른 사람이라면 당장 뭘봐-라고 소리쳤겠지만 웬지 말이 목에 걸렸다. 존대말을 쓰기엔 나이가 너무 어렸고 반말을 하기엔 소녀의 눈이 너무 위압적이었다. 그렇다고 딱히 위압적인 건 아니지만.

뭐해요.”

소녀의 첫마디다. 특이한 말투였다. 고저장단(高低長短)이 없었다. 마치 전화기에서 안내하는 감정 없는 기계음 같았다.

나 말이야?”

나는 말을 놓기로 결심한다. 별거 아니지만 대단한 결심이었다.

소녀는 가만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무것도...굳이 말하자면 본 대로 하늘을 보고 있었어.”

눈을 감고도 하늘이 보여요.”

.”

내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소녀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고 눈을 감았다.

- 좀 어떻게 된 애 아냐? 그렇게 말한다고 바로 따라하는 건 뭐야-

어떻게 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소녀는 제법 예뻤다. 사실 제법을 빼고 무척이란 단어를 넣어도 무방한 얼굴이었다. 눈을 감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소녀의 프로필은 누가 봐도 감탄할만했다. 윤기가 흐르는 새까만 머리카락. 그와 대비되는 티끌 하나 없는 새하얀 얼굴 피부. 이마에서 이어지는 곡선은 콧등에서 완벽한 직삼각형을 그리고 도톰한 입술을 지나 턱에서 부드럽게 오버행을 만들고 학처럼 긴 목덜미로 흘렀다. 곡선은 목덜미를 지나 가슴에서 다시 시작되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의 가슴은 유두를 중심으로 아랫쪽이 풍만한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모든 여성들이 갈망하는 깔데기형 가슴형태다. 소녀가 하늘로 고개를 쳐들고 있었기 때문에 가슴은 자연적으로 앞으로 내밀어져 있었다. 나이 어린 소녀치고는 무척이나 육감적인 모습이었다. 나는 원래 음흉한 놈이 아니다. 그런데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난 음흉한 놈이 돼 있었다. 내 시선은 소녀의 가슴에 머문 채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소녀의 옷을 뚫고 그 안의 내용물을 보기라도 하려는 듯이. 내 음흉한 마음은 소녀의 말소리에 유리처럼 산산조각 나 흩어졌다.

안보여요.”

소녀의 말소리에 난 황급히 시선을 뗐다. 마치 나쁜 짓을 하다가 들킨 아이처럼. 아마 얼굴도 붉어졌을 것이다. 말도 더듬거렸다.

...당연하지. 눈을 감고 있는데 뭐가 보이겠어.”  

보인다고 했잖아요.”

그냥 해본 소리야.”

화났어요.”

왜 내가 화나?”

화난 것 같아요.”

안났어.”

소녀는 말없이 물끄러미 앞을 보았다. 허리를 곧게 편 단정한 자세였다. 마치 앞에 있는 누군가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였다. 물론 앞에는 아무도 없다. 침묵이 어색했다. 소녀가 그냥 가주면 마음이 편할 것 같은데 소녀는 도무지 움직일 기색이 없다. 무거운 침묵의 압박을 결국 내가 먼저 깬다.

학생 같은데 이 시간에 뭐하는 거야. 학교 안가고.”

학생 아니어요.”

몇 살인데.”

열일곱. 이제 곧 열여덟이 돼요.”

그럼 학생 맞잖아.”

소녀는 대답이 없다. 나이는 학생 나이지만 학생이 아니라는 단호한 의지를 침묵으로 대답한다. 아무리 봐도 희한한 아이다.

다시 침묵. 이번에는 소녀가 그 침묵을 깬다.

직장 없어요.”

말투의 높낮이가 없으니 의문어인지 평상어인지 알 길이 없다. 도대체 저놈의 말투는 어디서 배운 건지.

?”

소녀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인다. 말투만큼이나 대화하는 태도도 영 마땅치않다. 어른이 물으면 대답을 해야지 고개를 끄덕이는 건 어디서 배운 버르장이야. 한마디 해줄까 하다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까만 눈동자에 빨려들며 나도 모르게 고분고분 대답한다.

없긴 왜 없어.”

그런데 왜 직장 안 나가요.”

오늘 쉬는 날이야.”

무슨 직장인데 평일 쉬어요.”

경찰.”

경찰이어요.”

보통사람들은 직업이 경찰이라고 하면 조금이라도 놀라는 표정인데 소녀는 전혀 놀란 기색 없이 반문한다.

어디서 근무해요.”

노원경찰서. 강력반이야. 아주 나쁜놈들을 잡는 곳이야.”

위험해요.”

. 가끔은 위험해. 나쁜놈들이 흉기도 휘두르거든. 야구배트나 칼 같은 거 말이야.”

어릴 때 경찰이 꿈이었어요.”

전혀 아니야.”

그런데 어떻게 경찰이 됐어요.”

궁여지책이지. 밥먹고 살려고 말이야. 대학 졸업하고 취직은 하늘의 별따기고 나이는 먹고 앞날이 막막했어. 겨우 하루하루 알바인생을 살던 중에 우연히 경찰시험 공고를 봤지. 정말 하기싫지만 일단 경찰을하면 밥은 굶지 않겠다 싶어 시험에 응시했어. 그때 깜짝 놀랐어.”

왜요.”

경찰을 하려는 놈들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어. 경쟁률이 무려 38 1이었으니까.”

소녀가 그 숫자의 의미를 아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처절했어. 여기서 떨어지면 굶어죽는다는 생각이었지. 고시공부를 해도 그보다 열심히 하지는 않았을 거야. 어쨌든 그 덕분에 합격을했지. 첫 발령은 교통경찰이었어. 교통경찰 알지? 교통정리하고 사고나면 뛰어가고 가끔 음주단속하는 거 말이야.”

소녀는 대답대신 내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정도는 아니까 얼른 얘기를 계속하라는 듯이.

경찰이 딱히 내 취향에 맞지는 않지만 그런 대로 할만했어. 머리 쓸 거도 별로 없고 엉덩이에 불이 날 정도로 바쁘지도 않고 말이야. 사실을 말하자면 난 머리쓰는 거하고 부지런 떠는 거 무지 싫어하거든. 그래서 어렸을 때 꿈이 양호선생이었어. 양호선생을 하면 머리 안써도 되고 한가하잖아. 물론 이 세상 모든 양호선생은 여자지만.”

뚫어지게 나를 바라보던 소녀의 눈빛이 약간 움직였다. 아마도 양호선생인 내 모습을 상상하고 기겁을 했는지도 모른다. 하긴 182센티의 키에 82킬로인 체구가 하얀 양호선생 복장을 한 모습이라면 나라도 기겁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강력반이 됐어요.”

그거야말로 내 인생에 가장 큰실수였어.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소녀의 눈은 다시 내 얼굴에 고정됐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내가 교통경찰을 할 때는 할당량이란 게 있었어. 한달에 어느 정도의 딱지를 끊어야하거든. 딱지가 뭔지 알지? 교통위반 차량 잡는 거 말이야. 암튼 그 딱지 숫자가 근무했다는 증거가 되는 거야. 순찰한답시고 순찰차만 타고 다니면서 빈둥대면 누가 알겠어. 그래서 일정량의 할당량을 주는 거야. 그때 난 할당량이 많이 부족했어. 그래서 물좋은 사거리에서 눈을 부릅뜨고 위반차량을 찾고 있는데 차 한대가 딱 걸린 거야. 신호가 막 노란불로 바뀔 때 직진한 승용차였어. 애매모호한 상황이었지. 보통 때 같으면 운전자하고 충돌하기 귀찮으니까 눈감아주지만 그땐 나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 이거저거 봐줄 처지가 아니었어. 일단 차를 세우고 안을 보니까 남자 두놈이 타고 있는 거야. 왠지 인상이 좋지 않았어. 인상이야 어쨌든 난 딱지를 끊을 생각에 운전자한테 신호위반을 고지했지. 대부분 운전자처럼 그놈도 사정을 하더라고. 한번만 봐달라고. 그런데 그 느낌이 이상했어. 뭐랄까. 비굴하게 보일 정도로 절박했어. 딱지를 끊으면 울 것 같았어. 운전면허증도 없다는 거야. 집에 놓고 왔대. 그래서 주민번호를 대라니까 되지도 않는 말을 횡설수설하는 거야. 그때 그놈 눈빛이 이상하게 변했어. 마치 뭔가 각오라도 한 듯한 그런 눈빛. 그 순간 직감했지. 느낌이 좋지 않아. 뭔가 위험해라고.”

위험해.”

소녀가 앵무새처럼 내 말을 따라했다. 시선은 여전히 내 얼굴 한가운데 두고서.

난 본능적으로 운전자를 내리게 하기 위해서 차문을 열었어. 그와 동시에 운전자가 액셀레이터를 밟았어. 차가 마치 총알처럼 튀어나갔어. 난 본능적으로 운전자를 잡았어. 달리는 차에 질질 끌려가는 입장이었지.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다른 손으로 핸들을 잡아 꺾었어. 정말이지 필사적이었어. 살기 위해서 말이야. 어쨌든 핸들이 꺾인 차가 가드레일을 박으며 멈춰섰어. 그때 운전자 놈이 내 멱살을 잡고 득달같이 튀어나온 거야. 그놈도 필사적이었던 것 같아. 덩치도 있는데다 필사적으로 밀어붙이니 그 힘이 어땠겠어. 한마디로 황소 같았지. 난 놈의 완력에 중심이 뒤로 무너졌어. 그 순간 놈은 날 제압했다고 쾌재를 불렀을 거야. 하지만 난 뒤로 넘어지면서 번개같이 배대뒤치기를 걸었지. 배대뒤치기가 뭔지 알아?”

소녀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뒤로 누우면서 발로 상대방의 배를 지지점으로 뒤로 넘어트리는 기술이야. 유도기술 중에서 꽤 고급기술이지. 썩 내세울 건 아니지만 난 유도3단이거든. 어쨌든 놈이 저만치 나가떨어지고 몸을 일으키는 순간 이번엔 조수석에 앉은 놈이 나한테 무섭게 쇄도해왔어. 놈의 손에는 칼이 들려 있었어. 칼에 찔리면 어떻게 되겠어.”

죽어요.”

그래. 그거야. 죽는 거야. 난 살기 위해서 필사적이었지. 놈의 칼이 내 몸에 닿기 전에 뭐든 해야했거든. 난 몸을 한바퀴 회전하면서 돌려차기를 시도했어. 발뒤꿈치에 둔탁한 촉감이 느껴졌어. 놈의 턱에 정확히 돌려차기가 걸린 거야.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난 태권도가 5단이야. 태권도 5단의 돌려차기에 턱을 제대로 맞으면 그대로 끝이야. 놈이 나가떨어지는 걸 보기도 전에 아까 배대뒤치기에 쓰러진 운전자가 막 몸을 일으키고 있었어. 놈은 바지를 걷어올리고 종아리에 차고 있는 칼을 막 빼들던 참이었지. 그 칼이 햇빛에 반짝이는 순간 난 놈의 목덜미에 발끝을 꽂아넣었어. 그걸로 상황 끝이었지.”

 

소녀는 내 말이 끝났는데도 여전히 뚫어져라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

내 질문에 소녀도 질문을 했다.

.”

뭐가 왜야.”

왜 그랬어요.”

누가? 내가?”

아니. 그 나쁜사람들.”

...내가 그 말을 깜빡했군. 그래 그놈들. 그놈들이 그런 건 이유가 있었어. 완전히 정신을 잃은 놈들한테 수갑을 채우는데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거야. 퉁퉁퉁...이런 소리 말이야.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니까 놈들의 차 트렁크에서 나는 소리였어. 난 트렁크를 열어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어. 안에 뭐가 있었는지 알아?”

소녀는 아무 대답도 없이 뚫어져라 쳐다봤다. 빨리 말해 달라는 눈빛으로.

여자애가 들어 있었어. 열살쯤 되는 여자애가. 손과 발이 밧줄에 묶이고 입은 파란색 테이프로 둘둘 말린 채로. 놈들은 유괴범이었어. 여자애 부모한테 1억을 요구하면서 열흘 넘게 도주중이었던 거야. 그 사건 때문에 경찰은 초비상 상태였고. 그런 놈들을 내가 잡은 거야. 그것도 혼자서. 난 일약 영웅이 됐어. 신문에도 나고 청장 훈장에 일계급 특진까지 했어. 그것까지는 괜찮았는데 그 다음이 문제였지. 본서에서 날 부른 거야. 파출소에서 교통경찰을 하기엔 아깝다면서 강력반으로 갈 생각이 없느냐고. 나한테 의견을 묻는 것 같지만 사실 그건 통보나 다름없었어.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바로 강력 3반으로 발령해버렸으니까. 그걸로 내 인생은 끝난 거야. 단 하루도 맘 편히 쉴 날이 없으니...”

그때 핸드폰이 자지러지게 울었다. 핸드폰 액정화면에 반장-이라고 찍혀 있다.

이것 봐. 한달 만에 쉬는데 이것도 편하질 않다니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반나절도 안되는 달콤한 휴식은 끝났다. 반장이 전화하는 경우는 딱 하나뿐이다. -당장 튀어와-

뭐라고 불러요.”

소녀가 따라 일어나면서 말한다.

뭘 뭐라고 불러. 나 말이야?”

소녀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거참 희한한 것도 부족해서 이젠 맹랑하기까지 하다. 이제 열일곱 살 먹은 여자애가 서른다섯 살인 남자한테 아저씨말고 다른 호칭이 있을 리 없잖은가. 그걸 묻는 이 여자애 머리 속에는 도대체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난 유리애여요.”

그러고 보니 호칭이 아니라 이름을 묻는 것이다.

이런 어린 소녀한테 꼭 내 이름을 말해줘야 하나. 더군다나 이 소녀를 다시 볼 일은 없다. 기껏해야 한가로운 점심나절 아파트 공원에서 우연히 만나 말 몇 마디 나눈 정도의 사이에 무슨 통성명 할 일이 있겠는가. 내가 대답을 않자 소녀는 대답하기 전에는 갈 수 없다는 듯이 물끄럼한 눈빛으로 내 발길을 잡는다.

난 강호철.”

...”

소녀는 잊어버리지 않겠다는 듯이 한 자 한 자 이름을 중얼거렸다.

핸드폰은 지칠 줄 모르고 울어댄다. 다시 현실이다. 다시 악다구니 세상이다. 발길을 돌리며 핸드폰 버튼을 누르고 버럭 소리부터 지른다. 물론 그래봐야 내 목만 아프다는 걸 알지만.

반장님. 지금 한달 만에 쉬는 거라구요. 오늘 하루 정도는 좀 봐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난 무쇠가 아니라구요. 휴식이 필요한 인간입니다. 정 이런 식이면 노동부에 신고할 수도 있습니다. 이건 노동법 위반이라구요."

 

이미 소녀는 머리 속에서 지워졌다.

  • 페이스북
  • 구글+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트위터
이전 다음 목록
┃꼬릿글 쓰기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폰서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