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한양대 - 1979. 1980.),
당시 프로신인왕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던 정수현 프로(영문과 재학 중)에게서 필자는 그때까지 알고 있었던 바둑에 또 다른 세계가 있음을 알고 깜짝 놀랐다.
군(공군)에 있었을 때는, 그래도 부대 내 최고수는 아니지만 보기 드문 고수 정도로 통하고 있었던 내가, 아무리 프로라고 해도 그렇지 접바둑 9점으로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번번이 날아가 버리다니…….
바둑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된 나는, 그때부터 정수현 프로에게 조금씩 지도를 받고, 또 내 나름대로 열심히 바둑 서적을 구해서 공부를 하다 보니 점점 내 바둑 실력이 일취월장함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때 바둑공부를 하던 나는,
어려운 바둑 수법들을 좀 더 재미있고 쉽게 외울 수 있지는 않을까? 해서 고안해낸 '정석암기법'과 포석암기법, 사활암기법, 끝내기암기법 등….
그러다가 필자는,
바둑이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 간에 숫자로 대결을 벌이는 싸움이니, 바둑이 혹시 수학과 직접적인 무슨 연관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바둑판과 바둑돌을 가지고 나름 열심히 연구해 본 것이, '바둑으로 배우는 수학 공부.'
1980년 중반 무렵,
바둑황제 조훈현 추천과 바둑학교수 정수현(바둑학과가 생기기도 전에 이런 명칭을 처음 사용) 감수로 정석암기법이 출간되었고, 1990년대 초에는 바둑으로 배우는 산수(바둑산수지도서) 등의 교재도 발간했다. 그러나 추천인(조훈현 국수)과 감수 인(정수현 프로)의 유명세 탓인지 정석암기법은 그런대로 판매가 순조로웠으나 나머지 책들은 거의 재고로 남아버렸다.
결국, 사활암기법, 끝내기암기법 등은 거의 출간조차 못 한 채 사장되고 말았는데,
필자가 2010년에 명지대 바둑학과 박사과정으로 들어오고부터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고대 중국인의 바둑백과사전 격인 현현기경을 학위 논문으로 정리해서 쓰고자 고대 바둑 문헌 자료들을 이것저것 조사하다 보니,
현현기경이 바로 '바둑 적 사고방식'을 요약 정리한 것이요,
고대(중국)에는 바둑이 수학 교재로도 활용되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증거 자료...(1), (2),(3)
이에 백배의 용기를 얻은 필자는,
바둑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바둑과 수학과의 연관성을 직접 증명하기 위해 예전 아날로그시대에(1979년, 1980년에) 연구했다가 중도 포기를 하고 말았던 바둑과 수학 관련 자료들을 다시 검토하여,
디지털시대인 지금 이렇게 영상으로 만들어 다시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옛날 동서고금의 전쟁사를 살펴보면,
전투경험이 전무한 농민들을 억지로 징집해서 군사 훈련을 시킬 때 그들(농민들)에게는 창과 칼 대신 농기구를 무기로 개조한 것을 먼저 쥐여줬다고 한다. 아무래도 그들의 눈으로 자주 보고, 손에 익은 것이어야만 훈련 효과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었단다.
이와 마찬가지로,
바둑을 둘 줄 아는 머리 좋은 학생들에게 바둑판과 바둑돌로 수학 등의 학습을 병행시켜 나간다면 훨씬 더 좋은 효과를 얻게 되지 있지 않을까?
여담이긴 하지만,
필자의 와이프는 이대 초등학과를 졸업 후, 이대 부속 초등학교에 교사로 근무했었을 때 마침 연희동에 사는 조훈현 국수의 내제자로 들어온 이창호 프로의 담임을 맡게 되었단다.
당시 이창호 군이 시합 때문에 수업을 자주 빠지곤 하여서 담임인 필자의 와이프가 보름 이상 밀린 교과 공부를 단 하루에 몰아서 가르쳐주곤 했다는데,
놀랍게도 한두 시간 내에 전체 수업 과목을 단숨에 모두 따라오더란다.
특히 수학 과목에서는 괄목할만한 실력을 보였다는데,
그래서 '창호 군이 바둑이 아닌 수학 쪽으로 진로 방향을 바꾸는 건 어떨지?' 하는 의견을 교장 선생님께 직접 건의하기도 했었단다.
아무튼, 바둑과 수학에 관련된 이런저런 사례를 들어보고,
또 필자가 실제로 초등학교를 들어가지도 않은 어린이에게 바둑돌과 바둑판만으로 고등수학에 준하는 문제를 풀게 하는 데 성공을 거뒀던 사실도 있는지라 이렇게 '바둑으로 배우는 수학'을 영상으로 만들어 공개하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서는 이런 이상한 편견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어린 학생이 바둑을 두어 나이 많은 성인들을 이겼다라는 말은 그런대로 이해하면서도,
유치원생이 고등수학 문제를 풀었다 라는 말은 거의 무조건 믿으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수학은 바둑보다 훨씬 쉽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바둑은 수없이 깔려있는 상대방의 방해 요소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지만,
그러나 수학은 이런 방해 요소들이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학이 왜 바둑보다 훨씬 어려운 것처럼 느껴질까?
아마도 그것은 수학의 원리를 바둑의 원리만큼 신경 써서 공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감히 지적하고 싶다.
바둑의 원리는 실로 간단하면서도 절대 지켜야만 할 규칙들, 이를테면 착수금지, 패의 규칙 등등이 있다. 따라서 수많은 바둑 문제들은 반드시 이런 규칙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는 전제하에서 풀어나가야 하는데,
그러나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들은 아예 수학의 기본 규칙을 무시하거나 아예 알아보려고조차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바둑의 장점은 뭐라 해도 바둑적 사고방식에 의한 집중력과 판단력일 것이다.
바로 이러한 바둑의 장점 요소들을 학습에 접목, 활용시킬 수 있다면 바둑두는 학생들에게 얼마나 크나큰 학습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겠는가!
여러분의 성원 여하에 따라,
젊은 시절
필자가 연구했었던 바둑과 수학에 관련된 자료(수열, 방정식, 확률, 그래프, 미분 적분) 들을 하나둘 씩 모두 발표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면서…….
곁들여,
바둑공부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정석암기법, 포석암기법, 사활암기법, 끝내기암기법 등등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참!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들이 바둑에 대해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바둑으로 공부하는 성경’도 소개할 것이니 널리 홍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 12. 21. 바둑학박사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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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으로 배우는 등차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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