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세돌 9단이 MBC와 KBS, 뉴시스 등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알파고와의 대국을 앞둔 소감을 말하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의 2차 기자회견 때 못다한 이야기도 했다. |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을 앞두고 있는 이세돌 9단은 요즘 세계인의 입에 오르내린다. '세돌'은 영어로는 'Se-dol'이라 표기한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표기하기도, 발음하기도 쉽다.
29일 맥심커피배 대국이 열리는 한국기원 1층 바둑TV스튜디오엔 MBC와 KBS 취재진이 찾아왔다. 이세돌의 일거수일투족을 담기 위해서였다. 세계대회도 아니고 국내대회 본선 중 한판이었지만 이세돌이 대국을 한다는 자체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머리카락을 아주 짧게 친 이세돌 9단은 단정해 보였다. 대기실에서 이세돌은 쾌활하다. 대국 개시를 15분 앞뒀는데도 긴장하는 기색없이 깔깔 웃으며 취재진과 이야기하는 데 거침이 없다.
아래는 대국시각 5분 전 이세돌이 대국장으로 향하기 전까지의 대화다.
▲ 커피를 마시는 이세돌
▲ 머리카락을 시원하게 자른 이세돌.
▲ 이세돌이 한국기원과 일정을 체크하고 있다. 맥심커피배를 마치고 나선 농심신라면배를 치르기 위해 중국으로 날아간다.
- 머리를 짧게 깎았다. 무언가 준비하는 것인가?
“아니다. 그냥 깎을 때가 된 것 같았다^^”
- 인간 상대에게는 이세돌 9단의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상대에게 전달할 수 있는데 인공지능에겐 안 통하겠다 ^^
“그러게 말이다. 아예 안 통한다.(하하)”
- 판후이 2단과의 대국 말고도 지난 연말에 알파고의 기보를 세 대국 더 구해서 봤다고 한 적이 있는데 어떻게 입수했나?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얼마 전에 학생들도 그 기보를 구해서 놔 보고 있는 걸 봤다. 기보를 보긴 했는데 속기이고, 큰 의미가 없었다. 관심도 없었고. 아예 (상대를) 모르는 상태에서 두는 것도 재미있잖나.”
▲ 이세돌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내내 웃었다.
- 갈수록 인공지능 쪽에 승산이 높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 IT 쪽에 계신 분들, 특히 서양 쪽에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사람이 컴퓨터를 이겨, 체스도 정복당했지 않나’ 이렇게들 생각하시는 모양이다. (- 기분이 상하지는 않나?) 전혀 그렇지는 않고 만약 이번에 인간이 이긴다면 바둑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알릴 기회도 되지 않을까.”
- 가상 대국을 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거 어떻게 하는 것인가?
“실은 다른 대회 때도 해보는 것이다. 일종의 자기최면인데, 기존에 두어진 수가 실전에 등장했다고 가정하고서 어떻게 두어야 할지 생각해 나가는 방식이다. 상대가 인간이라면 별 준비를 하지 않을 텐데, (인공지능과의 대국은) 마치 혼자 둔다는 느낌도 들 수 있기에 (그 상황에 익숙해지고자) 어떤 상황이 될까를 가상으로 만들어 보고 있다. 실력적으로는 내가 이길 것 같다^^”
- 이번에 이긴다면 그 다음 대국에 대해서도 협의한 바 있나? 혹시 알파고가 아닌 다른 프로그램이 도전해 올 수도 있고…
“내가 5-0으로 이긴다면. 또 나에게 도전을 고려해 볼 것 같기도 하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번 대결에서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것 같은데, 나중에 또 도전을 해 온다면 정말로 자신이 있어서일 것이기에 나로서도 위험하다^^
(- 혹시 다른 옵션이 걸려 있는 건 아닌가?) 다른 옵션이 걸렸다고 해도 내가 말하지도 않겠지만, 실제로 걸리지 않았다. 하하”
▲ 바둑TV스튜디오 대국석으로 가기 전 대기하고 있는 이세돌을 취재진이 영상으로 담고 있다.
▲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16강에서 만난 이세돌(왼쪽)과 백홍석이 대국 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이세돌이 259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했다. 제17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8강은 이세돌-김지석, 홍성지-박영훈, 강동윤-박정환, 목진석-원성진의 구도가 됐다.
▲ 취재진은 카메라로 반상을 샅샅이 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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