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나를 주목하라!

11월 24일 부산 농심호텔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제1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5국에서 강동윤 8단이 퉈지아시 3단을 303수 끝에 흑1집반으로 누르고 한국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은 강동윤 8단을 배신하지 않았다. 분주해 보이는 퉈지아시 3단의 두리번거림보다 날카롭게 반상을 응시한 강동윤 8단은 초반부터 굉장한 스피드를 내며 퉈지아시 3단의 초조함을 부추겼다. 좌변전투에서 기민한 수순으로 큰 것 한방을 먹인 강동윤 8단은 이후로도 용의주도한 수순을 보이며 퉈지아시 3단의 허를 찔러 들어갔다.

전투에서 번번이 당한 퉈지아시 3단이 우변 전투에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을 땐 강동윤 8단의 진가가 그대로 드러났다. 불리하다 느낀 퉈지아시 3단이 우변 흑말을 크게 잡자고 으름장을 놓자 강동윤 8단은 아예 흑말 전체를 살려버리는 과감함으로 5연승 야망을 무참히 짓밟아버렸다. 다만 끝내기에서 굉장한 안전운행을 하다 10집 이상 앞서있던 국면이 미세한 형국으로 좁혀져 검토실의 애간장을 녹인 것은 옥의 티로 남았다.

승리한 강동윤 8단은 유쾌한 농담도 던졌다. "2차전을 싹쓸이 하고 싶은 욕심이 없는가?"란 기자의 엉뚱한 질문에 "그런 욕심은 당연히 있다. 6일치 옷을 꾸려 부산에 내려오는 바람에 많이 이기고 돌아가야 한다."는 재미난 답변으로 인터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퉈지아시 3단은 대국이 끝나자마자 별다른 복기도 없이 자리를 떴다. 4연승을 달성하며 2천만원의 연승상금과 1500만원 상당의 대국료를 예약했지만 5연승의 야망이 좌절된 것에 짙은 아쉬움을 토해냈다.

이어지는 6국은 25일 같은 장소에서 오후 2시부터 이어진다. 일본팀 3장으로는 야마다 기미오 9단이 유력한 상태로 객관적인 전력상 강동윤 8단이 무난한 승리를 거둘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사이버오로는 원성진 9단의 해설로 6국을 생중계하며 실시간 속보와 현장감 넘치는 소식으로 팬들의 안방을 찾아간다.

일간스포츠가 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주)농심에서 후원하는 농심신라면배는 한ㆍ중ㆍ일 국가대표 5명이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우승국을 결정하며 전기 대회에서는 중국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우승상금은 전기보다 5천만원 증액된 2억원이며 제한시간은 각 1시간, 60초 초읽기 1회가 주어진다.



◇제1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출전명단

한국 :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강동윤 8단, 윤준상 7단, 허영호 6단
중국 : 창하오 9단, 구리 9단, 치우쥔 8단, 박문요 5단, 퉈지아시 3단
일본 : 다카오 신지 9단, 하네 나오키 9단, 야마다 기미오 9단, 고노 린 9단, 야마시타 게이고 9단

◇제1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일정

- 1차전(베이징) : 2008. 10.21 ~ 10.24 본선 1~4국
- 2차전(부산) : 2008. 11.24 ~ 11.29 본선 5~10국
- 3차전(상하이) : 2009. 2.17 ~ 2.20 본선 11~14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