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세돌은 나의 챔피언' 티셔츠. |
오랜 세월 유럽바둑계의 숙원은 ‘바둑이 무엇인지를 사람들이 알게 하는 것’이었다. “바둑용품이나 지도자는 자체 조달이 가능해 부족하지 않지만 바둑 자체를 사람들이 알게할 기회가 적은 것이 바둑 보급에서 큰 장애물.”이라고 유럽 여러 나라의 바둑협회장들은 입을 모았다. 바둑보급 측면에서 이런 문제는 유럽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었다.
3월 중순 펼쳐진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매치는 이런 어려움을 한방에 날려보냈다. 전 세계가 방송으로, 인터넷으로, 지면을 통해 실시간으로‘바둑’을 전했다. 결과는 인간이 1-4로 기계한테 졌지만 바둑이 뭐하는 게임인지, 프로기사는 무슨 직업인지, 이세돌이란 사람은 누구인지에 세계인들은 관심을 갖게 됐다.
이 영향이 바둑 산업 발전으로 어느 정도 이어질까. 지금까지는 큰 이슈가 있어도 그 인기가 크지 않거나 짧은 유행으로 끝나는 게 다반사였다. 한데 이번 분위기는 지금까지와는 좀 달라 보이기도 한다.
4국에서 이세돌 9단의 보여준 ‘신의한수(78)’ 는 넥타이, 티셔츠의 무늬로 사용되고 있다. 바둑돌에서 영감을 얻은 옷 패션도 눈길을 끈다는 소식이다. 바둑돌의 무채색 블랙&화이트를 주요 테마로 삼은 ‘바둑돌룩’을 연예계 스타들이 선보이고 있다. 바둑돌룩은 도시적 이미지를 표출하고 몸매를 강조한다든지 시크한 매력을 발산할 수 있게 한다고 한다.
▲ 이세돌이 알파고와의 4국에서 보여준 '신의 한수'를 무늬로 해 만든 '신의 한수 넥타이'
세계 바둑대회인 기왕전을 20년간 후원해 오고 있는 LG는 자사의 신제품 시계 ‘L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을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대국 때 차도록 하면서 이른바 ‘이세돌 시계’의 광고효과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바둑서적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동아일보는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가 열린 기간인 <9~16일 교보문고의 책 판매량은 그 전주보다 97% 상승했고 특히 이세돌의 자서전 ‘판을 엎어라’는 대결 초기엔 하루 200~300권 나가다가 최근엔 1000권씩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 ‘이세돌·구리 격전보(서림출판사)’구리 9단이 자전 해설하고 중국 언론인 장따영 씨가 정리했으며, 김경동 씨(전 사이버오로 부장)가 번역했다.
이세돌이 필생의 라이벌 구리 9단과 벌인 대국들을 다룬 ‘이세돌·구리 격전보(서림출판사)’는 판형을 좀더 작은 것(크라운판 230X160, 구입문의: 02-742-7070)으로 바꾸고 바둑에 쏟아지는 관심에 발맞춘다는 계획이다.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이세돌 vs 알파고가 치러진 결과 구글이 인공지능에 대한 신뢰도를 얻었다면 바둑은 인지도를 얻었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숙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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