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전에 기보를 몇번 신청했던 적이 있는데, 이번 사연은 너무 재밌는지라... 꼭 채택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너무 짜증나는 일이 생겨서 스트레스 풀려고 지하철 타고 집에 가는 길에 핸드폰으로 18급 아이디에 접속했습니다. 근데 키자마자 어떤 중국인한테 대국신청이 걸려오더군요. 심심하니 시간이나 때울 요량으로 수락을 했고, 그렇게 중국인(0승 0패) vs 한국인(1승 0패)의 대국이 성사. 제한시간 10분, 초읽기 40초 3회 속기였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머리속을 비우고 두고 있었는데 백의 12수를 본 이후부터 느낌이 싸해졌습니다. 수순을 따라가다 보면 아마 흑백 모두 18급이 아니란걸 금방 아실 겁니다... ㅋㅋ 그렇게 18급에서 서로의 자존심을 건 치열한 한중전(?)이 시작됐습니다. 2호선 순환선을 타고 있었는데, 내릴 역도 그냥 지나치면서 계속 둘 정도로 바둑에 집중했어요. 패싸움과 함께 복잡한 전투가 벌어지면서 종국까지 형세를 판단하기 어려운 치열한 반집승부가 됐는데... 중요한건 제가 반집을 졌어요. 정말 분해서 견딜 수가 없더라구요. ㅠㅠ 이현욱 사범님! 부탁드립니다. 이 바둑을 꼭 복기해 주세요. 제가 어디서 졌는지 꼭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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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18급)
나 (18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