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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방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1061

나에게 바둑사랑 날개가 있다면 지금 나는 톡톡선녀가 되어 나의 벗 월궁선녀 방에서 바둑을 두고 있을 것이다. 비틀거리는 바둑사랑이 아주 옛날에 있었던 나의 사랑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 보슬비 내리는 내 마음에 무지개가 뜨고 일곱색깔 선녀 중에 한사람이 되어 나도 모르게 갇혀버린 얼음성 탈출에서 성공하였을지도 모른다. 어제와 오늘이 판박이처럼 똑같은 바둑사랑을 보며 나를 부르지 말라고 노래하는 타인의 방을 나는 찾아간다. 내가 갈 때마다 나의 흔적이 남아 있도록 마술을 걸어오는 타인의 방. 내가는 만들 수 있는 방도 아니고 내가 알고 있는 님의 방도 아니어서 타인의 방이라고 불러보는 방. 내가 님을 모르듯이 타인의 방을 만든 님도 나를 잘 모를것이다. 나의 흔적도 오늘이 지나가면 돌산에 작은 돌 하나 더 올려 놓은 것처럼 석기시대 유물이 되어 갈 것이다. 타인의 방에서 들려오는 그 노래는 대국방에서 얻은 아픔을 가장 잘 다독거려 준다. 나를 부르지 말라는 타인의 방이 없었다면 소생하기 어려운 깊은 아픔에 빠져 돌아올 수 없는 세상에서 귀향살이 하는 내가 되었을 것이다. 출입이 자유롭고 내가 있고 싶은 만큼 눌러 앉아 있어도 눈총받을 일이 없는 타인의 방. 대국의 내 아픔을 가져가는 타인의 방. 내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아름다운 쉼터로 나를 맞이 해 주는 타인의 방. 하양까망 전사로서 바둑사랑 선서를 하게 해 주는 하는 타인의 방. 사부를 만나 바둑을 배웠던 그 시절을 잊을 수 없듯이 타인의 방도 잊을 수 없는 사랑으로 바둑세상에 남아있는 나를 돌아보며 내일을 향한 꿈을 꾸게 해 준다. 2003년 7월 20일 일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