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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없이 되풀이 하다가 올라가야 굳혀진다구여...ㅎㅎ |
| 글쓴이 오르락내리락 조회 8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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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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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급수 승진하려고 할 때마다 사부가 생각나네요.
>
> 원하는 급수 달게 되면 사부를 찾아가겠다고 하였기에
>
> 그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데
>
> 그 약속은 물같은 약속이 되어
>
> 내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도망가네요.
>
> 공연한 약속을 하였다는 생각도 아주 가끔은 해 보았네요.
>
> 나 스스로 내 급수를 달고 싶은 엉뚱한 상상을 하다가
>
> 홀로서기를 해보겠다고 바둑탕아의 길에 들어섰는데...
>
> 제 자리에서 톡톡거리며 아직도 있네요.
>
> 사부는 머리가 좋고 바둑에 소질이 있어 보였으니까
>
> 지금쯤은 높은 단이 되어 신선의 집 궁궐에서 살고 있겠지요.
>
> 나도 신선의 집 초가집에서라도 살 수 있다면
>
> 좋을텐데...하지만 몽상가의 꿈이고...
>
> 사부, 오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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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번만 승하면 한 급수 올라가게 생겨서 바둑방 간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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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만 승하면 승급합니다." 이렇게 달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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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바둑간판을 달고 기분좋게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
> 저보다 급수가 낮은 님이 찾아와 바둑을 두게 되었지요.
>
> 전적이 화려하여 "나, 죽었구나!" 하는 생각을 떨쳐버리 못하고
>
> 생사도 모르는 자리에 나의 진주를 내려 놓았지요.
>
> 님의 흑백마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
> 불길한 생각은 점성가의 말처럼 맞아 떨어지고
>
> 내 심장은 반쪽이 되었지요.
>
> 님이 또 다시 바둑신청을 하였지요.
>
> 알량한 자존심으로 비상한 각오를 하고 수락했지요.
>
> 이번에는 포석미인처럼 나의 길을 걸어가며 바둑을 두었지요.
>
> 그런데 포석미인 발자국 소리가
>
> 딱..딱..딱..딱따구리 노래처럼 들려만 오더군요.
>
> "아이고, 이번에도 또 죽는구나! 정말 죽는구나!" 라는 생각이
>
> 눈보라 몰아치는 겨울언덕의 방패연 꼬리처럼 이어져 휘날리다가
>
> 쿵하며 님의 땅에 떨어졌네요.
>
> 반쪽남은 심장이 다시 반쪽이 되어
>
> 지금은 음악당 중환자실에 있네요.
>
> 급수가 나보다 낮은 님하고 바둑두어 두번 연속으로 패했다고
>
> 나의 승강급 점수는 90점에서 40점이 되고...멍한 내가 되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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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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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원하는 급수가 몽상가의 꿈으로서 나의 선택이었다면
>
> 내가 원하는 급수로부터 멀어지는 것은 공정한 바둑 세상의
>
> 규칙에서 오는 운명이며 결과라고 생각해야겠지요.
>
> 사부와 약속했던 옛날 그 시간은 한살 두살 나이을 먹으며
>
> 까마득히 멀어져 가고...
>
> 제자리에서 오르락 내리락만 하다가 약속의 의미를 잊어버리고
>
> 경박한 사람 바둑톡톡이 되면 어떻게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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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6월 25일 수요일
> 바둑톡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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