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강 | 문학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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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강
글쓴이 관전자 조회 949

내 몸 속엔 애초부터 비어 있는 관 하나가 숨어 있었어 나도 엄마 몸 속에 숨겨진 바로 그 관 속에서 태어났지 이미 내 안에 주름살 깊은 밤 하늘이 보란 듯이 둥지를 틀고 있었던거야 밤이야 빈 의자에 만월 같은 창백한 엄마 얼굴이 앉아 있어 나를 보며 울고 있어 엄마 눈에서 나는 늙은 강바람 냄새를 쫓아 엄마 눈 속으로 걸어 들어갔지 내가 늘 들고 다니던 엄마 처녀 때 사진 속 그 강 앞에 엄마가 서 있었어 엄만 엄마 몸 속에서 관 하나를 꺼내 강 위에 띄운 후 먼저 날 태웠어 뒤따라 몸을 실은 엄마가 천천히 노를 젓기 시작햇지 강 중간 쯤 이르렀을 때 갑자기 강물이 꽁꽁 얼어 붙더니 엄마와 나 또한, 차례대로 얼어붙기 시작햇어 난 얼른 강물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를 훔쳐와 관 입구에 매달아 놓았지 그림자가 내 몸을 따뜻하게 감싸올 때 이미 동사한 엄마를 내 몸 속 숨겨진 빈 관에 담아 관 밖으로 걸어 나갔어 관 밖, 더 큰 관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