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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수는 알고 있다.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11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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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만 만나고 싶다.
숨겨진 고수를 만나 위선적인 내 마음속 말을 만들면서
나의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애쓰는 시간보다는
진실한 맞수를 만나 희비가 엇갈리는 선물을 주고 받으며
바둑을 두는 시간을 맞이하고 싶다.
쉽게 잊어버리는 한순간의 정답보다는
쉽게 잊어버리지 않는 내 수준의 답을 찾아서
가지치기 하며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답을 알고 싶다.
나보다 한수 위의 고수님들은 말한다.
공부, 공부를 해야 한다고...
공부하지 않으면 죽어도 바둑 늘지 않는다고...
곰같은 나는 바둑과의 전쟁과 협상과 타협으로만
기력을 높이려 하고 있는데 공부가 내 눈에 들어올리가 없다.
바둑공부가 마치 외계인의 언어처럼 보여와
졸음과의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만년 왕하수는 바로 나같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바라보았던 나의 희망급수는
심술꾸러기 님들의 조롱속에서 날아가 버릴 꿈이었다고
말하는 나...
이 말을 당연한 말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내 마음이 아려오는 것은 왜일까?
나는 나의 급수를 속이고 바둑 둔 적이 한번도 없다.
내 실력을 낮추어 바둑을 두었을 때
나로 인해 패배의 아픔을 겪을 님을 생각하면
내 실력에 딱맞는 급수가 가장 착한 급수라는 생각이
나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기에
나의 급수를 속이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초반부터 깨죽음 당하여 심장 떨어지는 일이
마치 사과따기라도 되는 것처럼
너무도 쉽게 자주자주 심장이 떨어지고 있다.
착한 급수 달지 않은 고수는 모를 것이다.
하수가 당하는 아픔을...
아무리 하수여도 바둑알을 내려 놓다 보면
상대방 실력을 알 수 있고
내가 놀림받고 있는 바둑을 두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고
다 죽어가는 나의 바둑알을 살아가도록 유도하면서
결국에는 나의 바둑알을 키워서 잡아먹는다는 것도 알 수 있고
무서운 황제폐하가 되어 하수위에서 군림하는 바둑으로
스트레스 해소하기 위해 두는 고수바둑도 있다는 것을
하수는 알고 있다.
원하지 않는 고수와의 무수한 만남속에서
하수가 알고 있는 이러한 사례들...어쩌면 내가 누리고 있는
순수한 바둑 사랑의 장애물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든 고수를 만나든
바둑하면서 발생하는 감정의 색깔들은
인간다운 모습을 다듬어가는 수련과정이라고 받아 들이기에는
하수로서 아직은 작고 작은 한사람...
이 글 올린것을 후회할 날이 올 수 있을지...
만년 왕하수로서 서러운 발자국을 남기며...
2003년 1월 5일 일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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