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0키로 3시간

몇년전부터 원동에서 영포마을을 중심으로 매화축제가 열렸습니다.

처음에는 순매원과 영포마을만 입에 오르내리더만 요즘은 '원동'하면 광양의 매화마을을 연상시킬만큼 

규모도 커지고 매화가 필 적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들 군자가 되어 탐매 행렬에 동참합니다.

영포마을 축제를 한주 앞둔 오늘만 해도 원동역에서 기차를 이용하는 탐매객들이 오천명을 

넘었습니다.축제기간을 피해서 온 분들의 수가 이 정도이니 축제 때는 어떨 지 상상하기 힘듭니다.

코레일에서도 축제를 전후해서 주말 임시열차를 운행할 정도이니 예전의 한적한 탐매와는 거리가 멀어져

한적함을 즐기려는 분들은 오히려 찾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졌습니다.

동가홍상이라고 영포마을에서 원동역까지 매화도 구경하고 봄의 정취도 맛 보면서

원동천 주변의 둑방을 걷기로 했습니다

강건너 동신어산쪽과 장척산 줄기를 바라보며 원동역에 도착해서

마을 버스를 타고 영포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축제장 부근의 장터에서 가마솥에 장터 국밥이 맛나게 보여 한그릇 하고 ...

임시건물 막사 지붕이 빨간색 천막이라 국밥 색이 좀 이상하게 보입니다 ^^ 

역사 부근의 매화는 만개를 했는 데 이 곳의 매화는 이제 몽오리를 맺고 있습니다. 이 곳이 더 추운 모양입니다

이 곳은 다음 주 축제 기간에나 되어야 만개할 것 같아 슬슬 걸어가며 구경하기로 합니다

만개한 매화도 예쁘지만 몽오리와 함께 있는 것도 괜찮습니다

팦콘 느낌이 나는 청매도 많이 예쁘고

산수유도 예쁘군요. 보통 매화 보다 개화가 늦은 데 매화가 늦은 건지 산수유가 빠른 건지 모르겠습니다.

돌바닥에서도 피어나는 광대나물도 예쁩니다.

내력은 모르지만 보호수 정도 될 것 같은 고목도 지나고

멀리 천태산 시작 줄기를 바라보며 슬슬 걷다가 샛길로 들어섭니다.

농장에서 잘가꾼 나무도 지납니다. 

등산로 표지판도 지나고 

향기 진한 홍매도 담아 봅니다.

<천태산, 안태 마을로 넘어가는 산길, 금오산>

<토곡산 줄기, 원동역, 천태산>

밭두렁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봄을 찾아 갑니다.

아련한 그리움 같은 풍경도 지나고

매화 농원으로 월장하는 밭두렁에 개불알꽃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봄까치꽃이 맑게 인사를 합니다 

월장한 보람이 있습니다. 멀리서 볼 때와는 달리 매화 나무 사이로 들어오니 향기 가득한 꽃동산입니다. 

원동천 뚝방을 따라 매화 향기와 물과 함께 떠 내려 갑니다

이 곳의 물색도 참 곱습니다. 식수원으로 보호 관리하는 만큼 깨끗합니다

천태산 줄기와 주변의 경치가 잘 어우러집니다

건너편 농장쪽에 매화가 보여 잠수교를 건너갑니다

뒤돌아 본 토곡산 줄기들 ... 토곡산 부산 근교에서는 악산으로 통합니다.

농장쪽으로 들어 서는 데 조류독감 경고문이 보입니다.

모른 척하고 지나가다가 자동 감지 센서가 뿌리는 독한 소독약에 혼줄이 나고 다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본의 아닌 알바 였습니다 ^^ 

이 정도 풍광에 이 정도 길이면 봄의 정취를 맘껏 느낄 수 있는 멋진 길 입니다

주변의 나무는 모두가 벗나무 입니다. 벗꽃 필 때나 단풍지는 가을에도 멋질 것 같습니다.

염소 가족도 구경하고

멋드러진 산수유 나무도 구경합니다

역사 부근에서 길가는 사람 구경하는 견공을 보고 

'형님에게 인사 안하냐?' 하니 슬쩍 튕깁니다  

'이 녀석 된장 발릴래?'하니 얼씨구 한판 붙자는 데 ...

같이 싸우면 덩달아 개가 될 것 같군요 ...에구 양식있는 내가 피해야지 ^^ 

오랫만에 보는 옛날 이발소도 보고 ...

마지막으로 순매원으로 갔더니만 이 곳은 벌써 지고 있습니다

주변이 워낙 북새통이라 매화나무 아래 파전은 포기하고    

사진 몇장으로 만족 하고 발걸음을 돌립니다

냉이꽃과 광대 나물과도 작별인사하고

임시열차를 타고 돌아오니

집 부근에서도 매화가 인사를 합니다.

매화향 2

수줍게 피어나는 꽃망울은

유년의 부끄런 기억 조각 같고

은은하게 다가오는 향기는

밤새 뜨락 적시는 봄비 같네요

슬픔같은 꽃망울 지고나면

허전한 마음 갈 곳 모르고

지난밤 꿈같은 향기 사라지면

그리움의 뚝이 터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