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30일(목) 복사골 문화센터에서 약 100여 명의 수강생이 모인 가운데 현 부천 상동 천주교 주임신부이며 시인이기도 한 호인수의 목요문학 나들이 강의가 있었다.

호 신부(1947년생)는 ‘차라리 문둥이일 것을’ ‘백령도'등의 작품을 냈고 '이 시대 문둥이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강연키로 되어 있으나 많은 수강생들이 문학에 대하여는 자신보다 선배라며 겸양을 보인 후 차라리 신부라는 목회자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을 것 같다며 자신이 목회자가 되기 이전부터 지금껏 걸어 온 자신의 인생 설명에 대부분의 강의 시간을 할애 하였다.

호 신부는 4녀 2남중 장남으로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학교는 서울로 올라와 혜화동의 동성중학교를 졸업하고 어머니의 뒷바라지를 덜어 드리고자 서울에서 인천으로의 하향길인 인천신학고교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중학교를 다녔을 때에는 담 사이로 신학 대학교가 있었는데 자신들은 운동장에서 씨름, 축구, 배구 등 운동을 하는 반면에 담너머 신학생들은 모두들 애늙은이 마냥 뒷짐지고 어슬렁 거리며 다니고 있는 그들을 경멸하면서 가끔 욕설도 던지고 심지어는 돌맹이질까지 하곤 했었는데 그런던 자신이 그런 신학교의 길을 걷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고 아이러니를 설명한다.

자신은 남들처럼 소명을 받아 신학교를 택한 것도 아니었고 단순 어머니가 자신의 중학교 뒷바라지를 하시는 것이 힘들어 보여 더이상 어머니의 수고를 끼치기가 죄스러워 단지 어머니의 수고를 덜어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신학교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식구들이 천주교 집안이기는 하였지만 장남인 자신이 신부의 길을 걷겠다고 하니 아버지의 반대및 담임 선생도 신부의 길은 결혼도 못하는 것이라며 회유를 했었지만 소명의식 보다는 어머니의 노고를 덜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는 않았다고 한다.

신학교는 중학교에서 부터 택할 수도 있고 자신과 같이 고등학교에서도 택할 수있으며 신학 대학교의 경우는 대개 6, 7년 코스와 군대 3년을 합쳐 10년 코스로 되어 있다고 한다. 신학교라 하여도 여타 학교 과목과 별반 다르게 없지만 신학교에서는 라틴어 과목이 하나 더 주어진다고 한다.

신학교의 생활은 매우 엄격한 편으로 일단 입학을 하게 되면 문 밖으로 나올 수가 없으며 몸이 아플 때에도 외출증을 끊고 나와야 하며 주로 기숙사 작은 방에는 20~30명 가량의 취침 인원이 주어지고 큰 방은 40~50가량을 수용하는데 기숙사 방은 열량을 아끼러 항시 추운 편이라고 했다.

방이 춥더라도 손을 이불 밖으로 내어 놓고 자게 되어 있으며 이불 속으로 손을 넣고 자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 것은 학생들 손이 이불속 불x쪽으로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엄한 규칙이란다. 만약 이를 두번 어길 시에는 퇴교 조치를 당한단다.

사회의 신문은 전교생을 위하여 단 1부만이 게시판에 앞뒤로 붙여지는데 하단 광고부는 모두 가위로 오려내고 신문에 금발 비키니 수영복의 아가씨 모습도 오려 내어 지며 가끔 어머니가 면회 오실때 먹을 것을 신문지에 둘줄 말아 오시기에 그 때나 신문 전지를 훑어 볼 수있다고 하였다. 밤에 자습시간에 이불 속에서 이 신문지를 보다가 들켜서 20대나 엉덩이를 맞은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이모든 누이이든 여자가 민소매 바람으로 면회를 오면 면회가 불가능하게 되며 학생들은 훈시 조회시간에 교장선생님 입을 통해 면회 왔던 사실을 인지하게 되며 특히 식당에서 규칙을 어기게 되면 교단 신부님 앞에 무릎을 꿇고 밥 그릇에 국을 부어 밥을 먹어야 할 정도로 교내 규율이 엄격하다고 한다.

학교에 들고나는 서신은 모두 검열을 받게 되어 있고 이런 규율의 어려움에 자신이 없어 퇴교를 작심하고 편지를 써놓고 어머니가 면회 오신다는 날만을 손꼽고 있었으나 공교롭게도 그 날 어머니가 오시지를 않아 다시 편지를 찢고 오늘날의 사제 길을 걷게 되었다고 회고한다.

76년 12월 7일에 사제 서품을 받았고 그 후 채 1년도 안된 77년 여름 부천 소사 성당에 재임 시절 인천 답동 성당의 모 주임신부의 구속에 대한 집회 성명서 작성을 고참신부로부터 위임을 받아 소위 하나님과 동기생이라고 회자되는 고참 신부의 말을 어길 수없어 성명서 작성및 고참 신부의 명에 따른 성명서낭독에까지 이르게 되었는데 그로 인해 부평경찰서(당시는 부천 경찰서가 없었음)로 연행 감금되어 취조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는 아무 소신도 없이 선배들이 넘겨준 참고자료들을 기초로 성명서를 작성했었으나 취조과정에서 자신은 아무런 소신도 못펴고 단지 자신은 무조건 선배 신부들의 행동이 옳다고 생각한다는 강변밖에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는데 그것이 자신에게는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져 잠시 성경책은 조금 뒤로 물린 채 소위 당시 운동권 학생들이 읽는 책들을 탐독하기 시작했었는데 이적껏 신학교 생활 10년 동안 전혀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사회가 존재 함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소위 경인지역 운동권 신부로 돌변하게 되었고 이로 말미암아 기득권 세력에 대하여 비판적 시각으로 글을 쓰게 되었으며 때로 교회에서도 배척의 계기를 맞게 되었다고 한다.

다음 주 일요일(12월 3일)에는 부천 고강동 성당으로 이사를 가게 되며 천주교이고 개신교들의 많은 신자들이 예수라는 인물을 잘 모르는 것 같았으며 약 7할 가량의 신자들이 자신이 바라는 예수상을 마음 속으로 만들어 가면서 그를 추앙하는 것 같다.

이는 불교에서도 동일한 현상으로 석가를 잘 모르면서 자신의 원하는 상의 석가를 높히 올려 놓고 열심히 추앙하며 빌다가 비는 소원이 안이루어지면 자신의 정성이 모자라서 그런가보다 하고 다시 기도력을 높히곤 하는데 이는 불교이든 기독교이든 바른 믿음의 태도가 아닌 것이다.

십자가와 성당 신부, 목사는 엄청 많이 늘어 나고 있지만 엉뚱한 신앙및 잘못된 믿음으로 이는 거의 사기에 가깝다고 느껴지며 이 사회가 아직도 정화되지를 못하고 한치도 앞으로 내걷지를 못하며 혼탁하여만 가고 사회가 더이상 좋아지지를 않는 이유인 것이다.

35살 삶의 예수는 종교, 사회적으로의 기득권 세력에 져서 사형을 당한 실패의 삶을 살았는데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좋아 예수 부활을 하게 하였는데 박해, 실패의 삶이 신자들의 삶의 모토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예수교신자들은 이를 원하지 않고 있다. 예수에 대하여 누구나 쉽게 그를 배울 수는 있지만 그의 삶을 좇아 살기는 정말 어려운 것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2000년 6월 중순경 김 대중 전대통령과 김 정일이 평양에서 만날 때에 자신을 포함한 신부 3명과 수녀 2명이 이 대열에 동참을 하게 되었는데 이들 각각에게는 정장을 한 남녀 안내원(실제는 감시원)들이 붙혀져 약 10일간을 침실 방 생활만을 제외하고는 그들과 일체의 생활을 함께 하게 되었다.

이들은 "저희 공화국을 찾아주신 신부님과 수녀님께 마음 속으로 부터 우러 나오는 존경심과..." 운운을 하였는데 이들을 우리 말식으로 표현을 하자면 이들은 골수 빨갱이에 속하고 특히 여자 안내원은 아주 샛빨간 빨갱이였다고 한다.

신부들은 이렇게 정신적으로 빨갛게 물든 안내원과 7일간 연속 술을 함께 진탕 마시며 '사실은...'라는 그의 속마음을 들여다 보려고 했는데 귀국할 때까지도 그의 속마음을 열어 들어 볼을 수가 없었단다.

신부들은 안내원과 함께 술 마실 때는 화기애애하다가도 술 안마실 때는 별로 할 말이 없어 멀뚱하기만 했었는데 수녀들은 그 빨간 안내원과 술 한방울도 안마시고도 그 이튿날부터 서로 팔장을 끼고 다니는 것이 참으로 기이하게 여겨졌었단다.

귀국 길에 오르면서까지도 신부와 남자 안내원 간에는 깊은 포옹은 있었지만 눈물은 한방울도 안나왔었는데 수녀쪽을 바라보니 그들은 "통일되는 그 날까지....슬픕네다'라며 서로 말을 주고 받으며 얼싸안고 펑펑 울고있더라는 것이었다.

비행기 안에서 환갑이 넘은 늙으신 수녀에게 그 안내원과 무슨 말을 나누었길레 그리 친해졋느냐고 물으니 의외에도 그녀의 입에서는 별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는 답변만이 되돌아 올 뿐이었다. 단지, '남편이 술은 잘하느냐?', '혹시 남편이 속을 썩이지는 않느냐?' 등등, 뭐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만을 나누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호 신부는 역시 여자는 위대하다면서 남북회담에서도 여자들끼리만 만나게 하여야 하며 자신들 처럼 술을 먹여서 그들의 속마음을 훔치려는 남자들의 잔머리(?)로는 남북통일의 위업을 이루기가 그만치 더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자신이 덕적도 2년 동안 신부로서 자취생활을 해봤는데 매 끼니마다 밥하고 설겆이 하고 청소를 하면 바로 점심 때가 다가 오고 점심 치닥거리하다 보면 바로 저녁이 다가 오고 하던데 자신이 주부 신자더러 빨리 집안 일하고 와서 교회봉사를 하라며 꾸지람을 주곤 했었는데 호 신부 자신이 직접하여 보니 우리 주부들이 너무 위대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으며 한참 반성을 하고 있다면서 신부가 여러 주부님들께 고해성사를 드리는 것이라는 솔직한 고백에 참석한 많은 주부들의 박수갈채를 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