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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울 건가?
게임법 시행령 규제 그리고 바둑생태계, 교각살우의 우를 범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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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특히 한국에서 바둑은 이제 인터넷을 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많은 바둑인구가 온라인으로 대국하고 관전한다. 또 채팅창에서 바둑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컴퓨터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프로기사의 대국을 관전하는 것은 비할 데 없는 즐거움이다. 신진서 같은 정상급 프로들도 인터넷 대국으로 성장했으며, 입단 후에도 인터넷 대국을 통해 실력을 갈고 닦는다. 인터넷바둑에서 바둑팬들은 내로라하는 고수들의 대국을 관전하며 대국결과 맞히기 베팅을 하고, 인터넷바둑 사이트들은 지탱할 수익을 창출한다. 바둑컨텐츠를 생산하고 바둑커뮤니티를 형성하며 바둑문화를 이끈다. 인터넷바둑의 역할에 기대어 한국기원이나 대한바둑협회가 바둑보급을 펼치는 것은 말할 바 없고 홍보효과는 물론 정보이용에 따른 나름의 수익을 얻기까지 한다. 인터넷바둑은 바둑방송과 유튜브의 확장에도 기여하고 있으니 크게 보면 바둑 생태계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인터넷바둑(사이트)을 빼고서 이제 바둑세계를 논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한데 이러한 바둑 생태계가 자칫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인터넷바둑을 고스톱, 포커와 같은 사행성 반열에 놓고 이들과 동일한 잣대로 규제하고 나선 탓이다. 향후 추이에 따라서는 온라인 대국이나 관전 같은 인터넷 바둑서비스가 크게 위축되거나, 최악의 경우 중단·폐지될 상황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베팅서비스는 바둑사이트로서 의존도가 큰 수익모델인데 이것을 고스톱, 포커류와 같은 수준으로 규제를 가하면 수익감소가 불을 보듯 빤히 보이기 때문이다. 연료가 고갈되면 엔진은 멈출 수밖에 없다. 인터넷바둑으로 누리는 다양한 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위축될 우려가 있다. 논란의 키워드는 2022년 중반이후 바둑계의 무관심 속에 논의되어 온 ‘규제’다. 다가오는 규제 - 인터넷바둑의 몰락과 바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 현재 상황, 멜트다운(meltdown) 진행중 2022년 9월,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다수의 기관들에 일부 사용자들의 바둑관련베팅 민원이 지속되었으며', 바둑에서 제3자 베팅을 하므로 고스톱-포커에 준한 '게임법 시행령 별표2'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6개 인터넷바둑업체에게 밝혔다. 아직은 바둑이 사행성으로 인한 이슈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진 않았으나, '배당과 베팅'을 모사한 게임이라는 웹보드 시행령의 문구 해석상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시행령은 총 7개의 규제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고스톱과 포커'의 카드게임에 특화되어 있으며 세부 내용은 매우 촘촘하다. 이에 바둑업체들은 "바둑의 사행성이 시행령에 포함될 만큼 심하지 않고, 고스톱 포커에 적용하고 있는 시행령을 바둑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는 게임특성상 물리적으로도 매우 힘들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바둑은 게임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스포츠, 문화, 예술, 교양, 교육 등 복합적인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국가가 바둑진흥법을 만든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한국기원 비롯한 바둑사이트는 충격에 빠졌다. 이후 게임물관리위원회와 6개 인터넷업체들이 논의를 지속했으나 끝내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권고를 변경하지 않았다. 공익을 앞세운 문체부 산하 규제기관의 결정을 사기업 차원에서 어길 수 있겠는가. 이에 따라 2023년 5월부터 6개 인터넷업체는 '큰 폭의 매출 감소를 감수'하면서 시행령 핵심항목인 월70만원 한도와 1회베팅한도규제를 업데이트해 자율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1차 쓰나미다. 더 큰 문제는 이 자율규제를 넘어서, 시행령 모든항목을 적용해야 하는 법적규제가 2024년 1월부터 시작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적규제라는 극약 처방을 받게 되면 인터넷 바둑서비스는 폐지 수준의 위축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게임포털사이트에선 바둑게임이 차지하고 있는 존재 비중이 희박해지고, 사이버오로 같은 바둑전문사이트는 존립을 걱정해야할 처지다. 바둑전문사이트가 꿋꿋하게 바둑에 전념, 전력투구할 수 있었던 데는 나름 ‘바둑 베팅’의 비중이 컸고 한국 바둑계도 그 도움을 받았다 . 바둑 베팅은 2002년 타이젬(동양온라인)이 등급을 받아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6개 온라인 바둑업체(사이버오로·타이젬·한게임·넷마블·엠게임·네오위즈)가 10~20년간 바둑 베팅을 서비스해 오고 있고, 온라인 바둑은 한국기원·대한바둑협회 등의 기관 그리고 바둑TV · K바둑 등 바둑 방송사도 연계서비스를 하며 상생하는 바둑 생태계를 구축했다. 바둑 베팅의 형태는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경기 결과 예측(3자 베팅)’의 구조를 띠지만 그동안 사회 문제로 부각될 정도로 사행성이 문제시되거나 지적된 적은 없었다. 이는 바둑을 즐기는 팬들이 승부맞히기 베팅에 참여했다 하더라도 대부분 관전과 채팅, 수담(대국)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바둑만의 문화적 특징 때문이기도 하다. 온라인 게임 규제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고스톱·포커 같은 게임에 적용하던 규제(웹보드시행령)에 바둑을 포함시키겠다며 사행화 방지에 만전을 기하라고 권한 취지는 존중한다. 그렇지만 고스톱과 포커가 안고 있는 사행성과 바둑을 동일선상에 놓고 규제를 가하게 되면 얻는 득에 비해 잃는 부분이 너무 많다. 교각살우(矯角殺牛), 작은 흠이나 결점을 고치려다가 초가삼간 태우는 퇴행 또한 신중하게 짚어봐야 할 것이다.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어느 분야나 100퍼센트 완벽한 운용, 운영은 힘들겠지만) 그간 자정과 자율로 유지해 온 분야가 바둑이다. 이러한 점을 헤아려준 것인지 바둑을 즉시 웹보드시행령(법적규제)에 포함시키진 않고 연말까지 '월70만원 한도와 1회베팅한도 규제'를 핵심으로 하는 자율규제 단계를 적용하고 나선 것은 그마나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그런데 정작 더 큰 문제는, 1단계 자율규제 조처만으로도 시름이 깊고, 특히 바둑전문사이트의 처지에서는 회원매출이 당장 반토막날만큼 악재인데 현재의 추세라면 2024년 1월에는 더 강력한 웹보드시행령(법적규제)에 바둑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여부는 당장 다음 달인 6월, 그리고 8월의 시행령 관련 간담회에서 결정된다. 법적규제를 받는 데에까지 이른다면 체질적으로 약한 바둑산업이 거대한 규모의 카드류 게임들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고서 버텨내긴 어렵다. 1단계 자율규제가 시작된 지금도 온라인 바둑업체들은 현저한 매출 급감에 향후 어떻게 생존해 나가야할지 망연자실하고 있는 형국이다. 자율규제를 실시하기 위해 사이버오로는 올해 4월에서 5월 사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하여 월 결제 한도를 70만원으로, 베팅 한도를 7만원으로 설정하였다. 이 두 가지는 시행령의 7개 항목 중 가장 핵심적인 2개 항목이기도 하다. 인터넷바둑 사이트의 주 수입원인 바둑 베팅에 대한 과도한 규제에 따른 파장, 이로 인한 현격한 매출감소가 미칠 바둑문화, 바둑산업의 위축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정작 바둑계보다 바깥에서 먼저 지적하고 있다. (아래 링크 기사) ○● [아이뉴스24/기자수첩] 자율규제 갓 도입했는데…법적 규제는 시기상조 ☜ 클릭 ![]() ▲ 사이버오로를 비롯한 인터넷바둑 사이트들은 주요대회를 실시간 중계하고 있다. 3년여에 달하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타 분야는 모든 것이 작동중단 사태를 맞아 빈사상태에 놓였어도 인터넷바둑이 있었기에 바둑 분야는 타격을 덜 받고 건재할 수 있었다. 국경과 인종의 장벽을 뛰어넘어 글로벌화(보급)에 가장 적합한 종목 또한 바둑이고 인터넷 발판이 굳건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더군다나 바둑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놀이자 교육콘텐츠로 더없이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바둑팬, 온라인바둑을 즐기는 회원 개개인에게는 강건너 불구경일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도 이 문제를 한국기원이나 대한바둑협회까지 적극 나서 대처해야할 '악재'라고 피력하는 까닭은 비단 바둑사이트에 국한된 것이 아닌 바둑계 전체에 파장이 미칠 쓰나미급 전조(前兆)이기 때문이다. 결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규제 취지를 벗어나고자 하는 게 아니다. 게임산업을 건전하게 발전시키고 사행화를 방지하면서 이용자들의 이익이 보호되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하지만 규제의 적용 범위와 수준이 과도하다면 규제 기관이 달성하고자 하는 좋은 목적은 온전히 이루지 못한 채 전략적 사고와 지식·경험을 고양시키는 우리의 자랑스런 전통 놀이 바둑의 산업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규제 기관이 바라는 미래도 이와 다를 것이다. 인터넷 바둑베팅에 사행성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그 일부의 사행성을 잡겠다고 자율규제를 넘어 내년부터 법적규제인 시행령에 본격 수범대상으로 편입된다면 빈대라는 사행성을 잡겠다고 바둑이라는 초가삼간을 한번에 불태우는 일이 될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한번 무너진 생태계는 규제가 없어진다 해도 복원이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규제 기관이 필요한 범위에서 적절하게 규제를 적용하고 업체가 자발적으로 사행화 방지를 위해 노력한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혹시라도 이번 사행화 방지 노력이 ‘교각살우(矯角殺牛: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 오히려 소를 죽인다는 뜻으로 작은 흠이나 결점을 고치려다가 도리어 일을 그르치는 것을 이른다)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온라인 바둑에 생기는 균열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결국 바둑산업 전체가 멜트다운(원자로의 노심부가 녹아버리는 일) 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은 바둑 진흥을 위한 별도의 법령인 ‘바둑진흥법’도 가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1년 12월에 발표한 바둑 진흥 기본계획 안에는 게임콘텐츠로서의 바둑 개발을 장려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바둑 산업을 지켜내기 위해선 바둑 진흥법과 연계하여 사행화 방지 및 사후관리를 위한 자율규제 방안을 찾는 노력이 가능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단법인 한국기원, 대한체육회산하 사단법인 스포츠 단체 대한바둑협회를 비롯해 바둑계 전체가 최적의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 참고로 바둑팬과 회원들의 이해를 더 돕기 위해 아래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밝힌 '규제 배경과 웹보드시행령 적용범위' 내용을 덧붙인다. 규제 배경, 웹보드시행령과 적용 범위 “최근 바둑게임의 사행화 관련 민원이 증가하고 있고 또한 일부 민원은 사행 행위와 관련하여 매우 상세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위원회는 이와 관련하여 온라인 바둑게임에 대한 전수 모니터링을 하였다. 그 결과 바둑게임에서 제3자의 바둑경기에 대해 승부예측을 하여 베팅(배당)하는 내용 또는 야구, 축구, 등 일반 스포츠경기 승부를 예측하여 베팅(배당)하는 내용을 확인하게 됐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온라인 바둑에 대해 규제 적용검토를 하게 된 배경이다. 지난해 9월16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게임물관리위원회 회의실에서 온라인 바둑게임을 제공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게임위는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크게 바둑 베팅이 사행화문제가 이슈화되지는 않았지만 이에 대한 선제적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게임위는 “이러한 콘텐츠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2 제8호’ (웹보드시행령)의 수범 대상에 해당된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해당 콘텐츠를 지속 운영하기 위해서는 시행령을 준수하는 방식으로 변경이 필요하다(이용자 간 내기바둑은 예외)”고 공지했다. 웹보드시행령은 첫 부분에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베팅이나 배당의 내용을 모사한 카드게임, 화투놀이 또는 스포츠승부예측 게임 등의 게임물(이하 이호에서 “게임물”이라 한다)을 제공하는 게임제공업자는 다음 각 목의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고 적시하고 있는데 이를 온라인 바둑베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둑 업체들을 수범 대상으로 판단하는 근거로 삼은 것이다. 웹보드시행령의 핵심이라 할 ‘가’ 목과 ‘나’ 목은 각각 ‘아이템 구매를 위한 포인트 결제 한도’와 ‘베팅 한도’를 정한다. 온라인 바둑업체들은 게임위의 취지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자율규제를 시작했다. 결제 한도는 월 70만원으로, 대국(게임) 1회 당 베팅 한도를 7만원으로 제한하는 이 내용은 업체들의 매출을 반토막 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웹보드시행령은 이 밖에 ‘△이용자의 보호를 위한 책임자와 전담인력 지정 △이용자가 일일 손실한도와 제한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절차 마련 △사행 행위로 적발된 이용자의 게임 계정 영구적으로 정지 △정보 보유 의무기간 동안 사행 행위자 명의의 모든 계정 정지 △이용자가 이용 제한을 요청할 경우 일정 기간 동안 이용 제한 절차를 마련하되, 이용자가 설정한 이용 제한 기간은 중간에 해제할 수 없도록 조치 △온라인 바둑업체들이 권고안 또는 별도로 협의된 방안을 적용하지 않는 경우 게임법 위반으로 간주해 엄격한 페널티 적용’ 등의 내용도 담고 있다. 규제 기관이 요구하는 요건에 맞춰 시스템을 구축했더라도 단 한 번이라도 시스템 오류나 실수가 발생해 규제 위반 조치를 받게 된다면 업체들은 회사 운영을 더 해나가기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릴 수 있다. 온라인 바둑업체에 법적규제가 본격 적용된다면 살아 남을 온라인 바둑업체가 있을지 의문이다. 혹시 실수로라도 있을지 모르는 규제 위반에 대한 대가가 경종 수준이 아니라 업체의 사활을 결정할 수도 있을 정도로 큰 데엔 사정이 있다. 사실 웹보드시행령은 ‘바둑’을 염두에 두고 제정되지 않았다. 웹보드 게임(고스톱-포커 등의 카드게임을 뜻한다)의 사행화를 방지하자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그렇기에 세부 규정과 문구 해석은 고스톱과 포커 등 카드게임 장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스톱 포커류는 지난 2009년무렵부터 일부 게임포털에서 매년 '수천 억의 영업이익'을 내는 것이 사회이슈화 되었고, 2014년이 되어서 고스톱-포커는 게임법의 웹보드 시행령 규제를 받게 된다. 이때의 규제 적용 이후 게임포털에선 큰폭의 매출하락과 업체에 따라 50% 이상의 인적 구조조정이 있었다. 2009년 무렵 고스톱·포커 류에서 수천억의 영업이익을 내던 일부 게임포털사의 사행화 방지에 걸맞은 규제 내용이 담긴 것이다. 이것을 바둑과 같은 작은 규모의 사행성이 낮은 게임에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게 되면 결과는 어떨까? 무너진 바둑생태계는 규제가 이후 없어진다하더라도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바둑의 사행화 우려는 어느 정도일까? 인터넷 바둑은, 사용자가 베팅 행위를 목적으로 접속하는 고스톱, 포커, 스포츠베팅과 달리 승부 예측을 1회 이상 하는 회원이 전체 사용자의 2.5~5% 이내로 추정된다. 이용자 활동의 대부분은 베팅이 아닌 활동(대국, 관전, 채팅 등)에 보다 집중돼 있다. 이처럼 인터넷 바둑서비스 이용자 성향과 바둑자체의 특성을 고려할 때 온라인 바둑 승부예측 베팅의 사행화 우려는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또한 실제로도 6개 인터넷 바둑업체들이 승부예측 베팅을 10년 넘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크게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적이 없었다. 바둑 생태계의 붕괴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 커 웹보드시행령이 바둑에도 적용된다면 업체들은 개발과 수정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이는 작은 규모의 온라인 바둑 업체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으며, 바둑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임 포털의 경우, 바둑에서 유의미한 매출이 일어나지 않으면 바둑을 전담하는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고, 결국 다른 부문에 통합하게 되어 인터넷 바둑서비스의 존재감은 희박해진다. 따라서, 만약 바둑 베팅이 스포츠 베팅이나 포커와 동일한 시행령 규제를 받는다면, 장기적으로는 바둑 베팅의 비중이 줄어들고 현재 등급을 받아 서비스되고 있는 고스톱 포커류와 같이 사행성이 강한 게임들만 남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는 규제 기관이 의도한 바가 아닐 것이다. 사행화 우려 불식이라는 목표 달성은 흐릿해지고, 무너져내린 한국의 온라인 바둑산업을 밟고 올라선 중국과 일본의 온라인 바둑이 득세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 중국의 거대 기업 텐센트의 계열 서비스인 ‘예후바둑’의 경우, 이미 이용자 본인 확인 등의 규제없이 매우 자유로운 형태의 바둑경기 관전, 베팅, 대국을 융합해 한국·중국·일본의 이용자들을 흡수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모두 거의 모든 형태의 온라인 바둑 서비스에 일체의 규제가 없다. 조남철 선생이 한국전쟁 이전에 한국기원을 설립하며 본격화한 현대 한국 바둑은 2000년을 기점으로 온라인 바둑까지 저변이 확대된 이래 지금까지 바둑 산업의 꽃을 피워 왔다. 한국 바둑을 향한 시행령 규제가 중국 업체의 온라인 바둑 평정을 가속화한다면 이런 모순이 없을 것이다. 바둑 생태계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해온 온라인 바둑이 크게 훼손된다면 규제가 취소되어도 바둑 생태계를 복원하기 어렵다. 규제와 협력이 균형을 이루는 방향은? 웹보드시행령은 일정 기간 우선 시행하고, 기간이 경과하면 폐지하도록 하는 일몰법에 해당하지만 2014년에 도입되어 8년 동안 4차례의 재검토를 통해 존속되고 있다. 이는 이 시행령이 규제 합리화 정책에 발맞춰 계속해서 개선되어 왔음을 의미한다. 현 정부 역시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라는 구호 아래 ‘규제시스템 혁신을 통한 경제 활력 제고’를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그 일환으로 웹보드시행령의 월 결제 한도를 상향(50만원->70만원)하는 내용을 규제 혁신 과제로 삼아 웹보드시행령의 규제를 푸는 방향으로 개정한 바 있다. 게임위가 웹보드시행령을 온라인 바둑에 적용하겠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고수한다면 이전 정부에서 현 정부로 길게 이어지는 규제 혁신 정책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바둑문화 발전과 산업의 미래가 바둑 내부의 요인이 아닌 외부의 결정에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사실 앞에 슬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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