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의 대역전 드라마
김지석의 대역전 드라마
당이페이 6연승 막고 중국 커제와 1일 대결
[농심신라면배] 김수광(상하이)  2018-02-28 오후 08:21   [프린트]
▲ 김지석 9단(오른쪽 대국석)이 환하게 웃었다. 목진석 국가대표팀 감독(김지석의 왼쪽)과 박정환 9단(오른쪽)도 복기에 가세했다.


"아이 야아~"

농심신라면배가 열리고 있는 상하이의 검토실에서 위빈 중국 국가대표팀 총감독은 중국말 특유의 성조로 길게 탄식했다. 중국 바둑의 중흥기를 이끌어 온 그다.

종국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중국 4번째 선수 당이페이 9단은 반집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고 위빈 감독은 주위의 중국바둑인들과 함께 자축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지석 9단이 대역전극의 서막을 펼쳐 보인 건 그때였다. 기가 막힌 수순으로 팻감을 늘리더니 상대의 반집승을 오히려 자신의 반집승으로 바꿔놓았다. 천국과 지옥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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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이페이가 중후반 우세하다가 이상기류에 휘말린 기미를 보이자 중국바둑협회 부주석이자 중국 단장 창하오 9단이 검토실의 앞쪽에 비치된 중계 모니터를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 줄곧 걱정스런 표정이었던 한국검토진은, 김지석이 바둑을 역전시키자 밝게 변했다.

28일 상하이 그랜트센트럴호텔에서 펼쳐진 제19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차전 12국에서 김지석이 중국 당이페이 9단에게 333수 만에 백반집승을 거두며 당이페이의 6연승을 저지했다.

‘한국, 박정환만 남았다’는 주제로 기사를 작성하던 한국기자들도 다 깜짝 놀랐다. 이런 걸 기적이라고 하나 보다. 반면의 구획 정리를 마치고 김지석은 싱긋 웃었다. 그 주위로 목진석 감독을 비롯해 박정환 9단과 신진서 8단 등 한국선수들이 다가와 복기에 참여했다.

그대로 대국석에 앉아 있던 당이페이 옆으론 위빈 감독이 다가왔다. 위빈 감독이 당이페이가 한 실수를 하나씩 알려주자 당이페이는 소년 같은 얼굴이 되어 주먹을 말아쥐더니 자신의 머리를 이따금 때린다.

▲ 위빈 중국 국가대표팀 총감독(왼쪽)은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처럼 조곤조곤 당이페이의 실수를 지적했고 당이페이는 소년처럼 자책하며 주먹을 쥐고 자신의 머리를 때렸다.

김지석은 감정 표현이 솔직하다. 승리의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김지석의 승리로 한국은 여전히 수적으로 우세하게 됐다. 중국은 자국일인자 커제 9단 한 명만이 남았다.

이영구 9단이 3월1일 오후 3시(한국시각) 열리는 13국을 김지석과 커제의 13국을 오로웹중계 해설을 할 예정이다.



▲ 대국이 끝나면 보통 피로가 몰려오기 마련이지만 '용궁'에 다녀와 바둑을 승리한 뒤에는 그 피로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 종국 뒤 김지석이 일본 NHK 방송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NHK는 해외를 돌며 문화교류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는데 문화교류에서 큰 역할을 하는 '바둑'도 다루고 있다.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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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joe ｜  2018-03-01 오후 1:33:00  [동감0]    
stepanos 님, 원술랑님..
혹시 기자이신가요, 기고 내용 휼륭합니다
저도어제 바둑 보고 감동 받았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보여준 한편의 정신력 절정의 드라마 였습니다
김지석, 당위폐위... 멋집니다.
뽀삐3 ｜  2018-03-01 오후 1:21:00  [동감2]    
중앙에 3집나고 사는건 정말 엄청나다. 당위페이가 간단한 수순으로 잡을수 있었는데, 그냥 방심한듯 합니다. 그건 정말 살기보다 죽기가 쉬운돌들 이었죠.
겨울스키 ｜  2018-03-01 오전 9:01:00  [동감1]    
장하다 그말밖에. . . 해설하던 조인선3단 연신 이제는 졌다. 해볼곳이 없다를 얼마나외쳤는
가? 많은 한국선수들 느껴야 할듯. . . !
장위동박 ｜  2018-03-01 오전 8:15:00  [동감1]    
초반부터 판이 잘 짜여 크게 무리만 하지 안았으면 쉽게 이길 수 있는 바둑을 중반에 무리해 거의 패배의 길로 접어들게 만들어 응원하던 국민들을 마음 졸이게 만들었던 김지석 9단이 막판 역전승 한 것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이 많이 따랐다 생각되며, 어찌되었던 승리해 기분은 좋지만 뭔가 한쪽구석은 떨떠름한 것 같다.
새인봉 ｜  2018-03-01 오전 7:17:00  [동감0]    
원술랑님의 사족은 독립.. ㅋ
현묘구현 ｜  2018-03-01 오전 4:15:00  [동감2]    
몇년에 한번씩 팻감 하나로 반집승부가 날때가 있다. 그게 김지석은 아닐줄 알았는데 잘했다
stepanos ｜  2018-03-01 오전 12:21:00  [동감4]    
원술랑님이 흥분한 글을 쓰셨는데, 나도 오늘만큼은 기분이 업된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두 기사에게 기립박수를 보낸다. 아마 개인 대국이었다면 결과가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국가를 대표한 단체전인만큼 최선을 다해 끝까지 머리에 쥐가 날 만큼의 바둑을 보여준 두 기사에게 존경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그리고 이번 농심배에서 당이페이9단을 다시 보는 기회가 되었던 거 같다. 반짝하는 소위 천재적 기풍의 창조적인 기사는 아닐지 몰라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기사임에는 분명하다. 사실 우리의 바둑 영웅인 이창호9단도 소위 천재적 기풍의 반짝하는 기풍은 아니었고 뚜벅뚜벅 끝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고 두었던 것이 그 무너지지 않는 돌 같은 바탕이었는데, 당이페이9단도 어느 면에서는 이창호9단류라고도 생각이 든다. 어쨌든 오늘의 김9단은 감동적이었다. 그렇게 누구나 다 졌다고 보았던 바둑을 끝까지 집중하고 두었던 모습은 어려운 상황을 헤쳐왔던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정말 감동이었다. 마지막 패를 이김으로써 반집 이겼는데, 나는 좌변에 미리 한참 전에 김9단이 한 수를 두어놓은 게 있는데, 그게 김9단이 혹시 있을지 모르는 (있을지 모른다가 아니라 반드시 있다라고 보고 - 왜냐하면 패 모양의 곳이 마지막으로 3군데 있었으므로)) 마지막 패 싸움을 위해 두어놓은 것이었다고 생각하고, 이것이야말로 김9단의 훌륭한 예견력이었다고 본다. 물론 그 이전에 흑으로부터 둘러싸이기 전에 백 대마를 어떤 식으로든 손을 조금이라도 봐 놓았어야 하는데, 둘러싸여도 무언가 살 구멍이 있다라고 보았던 것이 김9단이 말하는 사활 착각이었다고 보고, 그런 착각으로 인해 질 뻔하기는 했지만. 여하튼 내일도 가즈아!!! 내 손으로 끝내즈아!!!
무패전사 와앙 많이 쓰셨네  
원술랑 ｜  2018-03-01 오후 5:18:00  [동감11]    
어젯밤 나는 구약 성서 “예레미아 哀歌Lamentations of Jeremiah”를 읽고 또 읽었다. 어제 하루는 “지옥에서 한철을 보낸” 것처럼 참으로 悲痛한 날이었다. 그래도 우리의 大韓이다. 그래도 우리의 大韓은 永續해야 한다. 자손만대에 길이 이 위대한 大韓이라는 國名을 물려주어야 하고 萬 年 大韓이어야 한다. 지금 나는 내 가슴이 뜨거워지고 벅차 오르는 것을 억누를 길 없어 부득불 大韓을 讚한다. 大韓 독립 만세! 만세! 만세! 상해 發 朗報! 5連勝 질주 旭日昇天의 唐의비와 4시간의 처절한 死鬪를 벌인 끝에 막판 白 반집승 大逆轉劇에 성공한 大韓의 바둑 壯夫 金지석 公! 아하! 그는 2014年 第18回 삼성화재杯 결승戰에서 難敵 唐위성을 2:0 스트레이트로 제압하고 中原 中 中原 서안에서 다 쓰러져 가던 大韓棋壇을 일거에 일으켜 세운 위대한 棋士였다. 불현듯 4年 前의 그 기쁨과 감동의 장엄한 광경이 마치 어제 일처럼 鮮然히 떠오른다. 金지석 이름 석 자가 절대로 虛名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도 남음이 있었던 한 판이었다. 거의 가망 없던 19路 361欄의 盤上에서 金지석 9段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종반 끝내기에서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도저히 믿기지 않는 白 반집승을 거두었다. 나는 오늘 오후 3時 반쯤에 로그인해 金지석의 승리를 두 손 모아 응원하던 中 敗色이 宛然해짐에 따라 로그아웃하려고 몇 번을 망설이다가 그래도 金지석 이름 석 자에 가느다란 한줄기 희망을 걸고 끝까지 대국실에 남아서 지켜본 이 金元述도 대견하고 壯하다. 이 가슴 벅찬 기쁨과 감동을 선사해 준 金지석 선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싶다. 그대가 진정한 愛國者이다. 그대가 진정한 大韓國人이다. 내일은 뜻깊은 第99周年 三一節이다. 金지석 선수가 대륙의 일인자 唐가결마저 꺾어 준다면 내가 5年 동안 目睹해 온 大韓棋壇의 숱한 慶事 中 최고가 아닐까 여겨진다. 오 붉디 붉은 뜨겁디 뜨거운 大韓의 戰士 金지석이여! 오 그대 말 탄 者여! 張승업의 三駿 駿馬여! 부디 武運을 빈다! 오 눈물겹도록 사랑스러운 大韓의 山河여! 오 萬 年 大韓의 光化여! 輝煌燦爛하게 타오르는 大韓의 光炎이여! 오 棋國土를 꿈꾸는 大韓棋壇의 景福이여! 大韓 독립 만세! 만세! 만세!
황금단풍 똥을싸라 똥을싸  
산정무한 똥은 황금단풍 당신이나 많이 싸소. 좋은 글 칭찬을 못해줄 망정  
티엔티엔 사람마다 감흥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른데 왠 태클? 비난받을 글은 전혀 아니네요. 오랫만에, 이런 격식의 글이 오히려 정겹게 느껴지는 상황...^^  
padon 원술랑이란 자슥 위아래로 한놈이 지랄을 하는것같네.  
덤벙덤벙 "황금단풍"과 "padon" 두 놈. 댓글 하나 쓰지도 못하면서 남 辱하는데 熱 올리는 못난 人間 群像. 불쌍하다.  
그대는천사 원술랑님 방가방가 나도 기사를 몇번씩반복읽고 또 읽고... 기분이 좋아 덩실덜실...내상입은 상대가 걱정될정도입니다. 악플도 있고 선플도있으니...사랑합니다. 오늘도 승리 화이팅하세요.  
팔공포토 원술랑님 글 잘 읽었습니다. 최고입니다  
오색선녀 황금단풍의 멘트는 비진의 의사표시로 오해는 비바람직하다.  
원술랑 오늘 다시 보니까 생경하고 어쭙잖기 그지없네요. 그래도 좋게 봐 주신 기우님들께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arashino ｜  2018-02-28 오후 8:52:00  [동감2]    
킹지석 갓지석 빛지석 대지석 황태자 절세미남! 내일도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foxair ｜  2018-02-28 오후 10:37:00  [동감2]    
위빈 감독은 검토실에 안 나타났나? ㅋㅋ 이번 판 커제가 다시 들고 나올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 준비해서 커제 잡고 승승장구하시길 바랍니다. ^^
시몽2 ｜  2018-02-28 오후 8:34:00  [동감3]    
보는 사람도 내내 힘들었지만
역전할 줄이야..
한복 ｜  2018-02-28 오후 8:32:00  [동감4]    
당이페이의 눈빛이 징글징글하다는 눈빛이네요
cool하게 정곡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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