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전대통령과 관련한 글을 쓰지 않으려고 몇 번을 다짐하다 다시 펜을 잡습니다. 저는 노빠가 아닙니다. 또한 바쁘다는 핑계로 분향도 안 했으면서 너무 억울하게 돌아가셔서 측은하다는 마치 엄청나게 따뜻한 마음을 소유한 참 인간인 척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 더욱이 현 시국에 대한 왈가왈부할 자격이 있는지 심각하게 반성하면서 글을 올립니다.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차린 분향소를 닭장 같은 경찰차로 병풍처럼 막아놓고 “ 아늑하다”고 실언한 그 분이 또 다시 최고의 예우를 대해 가시는 길 한치의 소홀함도 없겠다는 최고 통수권자의 말도 못 들으셨는지 영결식이 끝나기가 무섭게 의경을 동원하여 발로 걷어 차서 처절하게 망가트려 놓고 “실수였다”고 기자들 앞에서 태연하게 설명을 해댑니다.

“검찰 수사는 정당하였다”는 최근의 발표를 듣고 곰곰이 생각하였습니다. 한나라의 검찰이 공직자가 떳떳하지 않은 돈을 받았다고 수사하는 것에 대하여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당연한 검찰권의 행사이고 그래야 되는 것입니다. 그래야 법이 서고 정의가 구현되는 것이지요.

진정으로 수사의 목적이 법의 위반 여부를 가리는 것이라면 그에 따른 절차도 정당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전직 대통령을 소환한 후에도 상당기간 기소도 하지 않은 채 또 다른 수수여부를 언론에 흘리면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인격에 대하여 또 다시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모욕과 수치심을 주었습니다.

이 번에 천 모씨가 박연차의 뇌물 수억을 받았다고 구속영장 청구를 당했습니다. 이 와중에 이 양반이 받은 그 돈을 어디에다 썼는지 단 한 줄이라도, 그런 문구가 있었습니까. 그런 기사를 본적이 있으신지요? 이는 뇌물수수 여부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문제이고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요? 받은 것에 대한 입증이 중요하지 그 돈으로 설렁탕을 사먹었는지 술을 처먹었는지 아니면 노후를 위해 저축을 한 것인지는 중요하지가 않습니다.

얼마 전 김동길 교수께서 노 전 대통령은 순교자도 아니고 희생양도 아니다라는 글을 올리셨습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그 분을 순교자로 생각해서 자발적으로 분향을 가셨을까요? 그렇지는 않지요.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분이 그렇게까지 처절하고 적나라하게 인격을 모독 받고 불행한 방법으로 돌아가셨다는 것에 아픔을 동감하였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어느 분은 대우건설 모 사장님의 투신자살에 빗대 자업자득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꼭 집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그 사장님은 자신의 연임을 위하여 스스로 상당한 돈을 불법적으로 제공하였습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다릅니다. 소위 그 불법적인 돈을 직접 받지 않았으며 또한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수사가 시작한 후에 알았습니다.. 이것이 근본적인 차이입니다.

현직 여권의 실세인 이의원이 경제와 외교에만 전념하고 현실정치에는 손을 떼겠다고 합니다. 전 머리가 나빠서인지 참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현직을 보유하면서 이것은 정치문제니 내가 관여하지 않고 요건 외교문제이지 내가 한마디 하겠다, 그렇게 무 자르듯 나눌 수 있는 것인지.. 더더욱 이 최고위원 연석회의는 그대로 참여를 하시면서 그렇게 하실 수 있다는 것인지 참으로 허무맹랑하기까지 합니다.

마치 대기업의 회장 아들이 현업부서에 있으면서 자기 부서장을 좌지우지하고 문제가 발생하여 시끄러워졌습니다. 그러자 왈 “앞으로는 세일즈에는 관여하지 않고 업체방문이나 접대만 하겠다” 이와 별반 다름없지 않나요?

어느 분이 쓰셨습니다.  “자살하였다는 충격적인 사실로 불쌍하다고 생각하여 모든 것을 덮어 버리려 한다. 숨어 있는 진실이 더럽고 추악하던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하나 묻고 싶습니다. “숨어 있는 더러운 진실이 무엇입니까?”

보좌관에 친구에 인척에 친형 그리고 와이프와 아들 딸까지 어느 분의 표현대로 마치 한여름에 이불을 몽땅 널어놓고 몽댕이로 먼지 털어내듯이 쳐대는 행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게 정의입니까? 그런 정의는 어느 사전에 나와 있는지요, 필요할 적에만 끄집에 내어 사용하는 정의, 그것에는 무릇 형평성이 공존해야 합니다.

저는 최소한 이러한 불행한 사태를 발생하게 만든 것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말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대부분의 소박한 국민들의 심정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