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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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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순장2. 계가법3. 계가소고(計家小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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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라는 게임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두 사람이 흑백의 바둑돌을 바둑판의 임의의 점 위에 교대로 놓으면서 집을 많이 차지하는 승부놀이(두산백과사전) 요즈음은 Pair바둑도 있고, 칼러 바둑돌도 있으므로, 위의 정의가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요체는 양편(兩便)이 승부를 다투되 집의 많고 적음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다음의 장면도를 보자.
위의 장면도는 빅이다. 순장식 계가법으로는 빅이므로 흑백간 집은 0(zero)다. 흑이 백 한 점을 따낼 수 있어도, 계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식이나 일본식은 백 한 점을 들어낼 수 있으므로 흑이 1집 더 많다. 중국식은 어떻게 될까?
중국식에서 백 한 점을 a로 들어낸 모습이다. 중국식에서는 상대편 사석은 계수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살아있는 돌의 갯수는 계수대상이므로, 흑은 a에 더해 b, c에 착수할 수 있다. 따라서 흑3자(子) 득이다. 중국식에서는 자공개지(子空皆地)이므로 공배를 메우는 것에도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어떻게 공배를 메우느냐, 빅의 모양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승부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위 그림은 한국식 및 일본식으로는 흑백간 그 자체로 빅이다. 그런데 중국식에서는 어떻게 빅의 모양을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2자(子)의 차이가 날 수도 있다.
그림3과 같이 흑이 1에 두면 백은 2에 두어야한다. 여기서 a는 흑의 권리다. 즉 1자(子) 이득의 권리를 갖는다. 그런데 다음과 같이 처리하였다고 하자.
그림4와 같이 흑이 1에 두면 백은 2에 두게 되는데, 이번에는 a의 곳을 백이 둘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그림3과 그림4의 차이는 2자(子)다. 반집승부일 경우는 승패자체가 바뀔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공배처리와 관련하여 별별 희한한 모양이 발생하기도 한다. <집도 물론 다투지만> 거기에 더해 <살아있는 돌 수를 다투는 것>에도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어쩐지 바둑의 본질에서 멀어져있다는 느낌이다. 혹자는 집을 다투는 기본적인 룰에, 살아있는(혹은 죽은) 돌의 갯수를 계수대상으로 삼으므로써 그 재미를 더욱 부가시킨 것이므로, 이것은 바둑의 발전된 또 다른 한 양상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럴 수도 있겠다. 이번 올림픽에서 리듬체조에 손연재가 5위를 했다. 가족들과 TV를 보며, 정말 아름답다, 예쁘다, 잘한다를 연발하였다. 리듬체조는 체조인가? 무용인가?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은 스포츠인가? 예술인가? 기술성과 예술성을 같이 평가하는 모양이다. 이런 식이면 발레가 스포츠화 될 때가 멀지 않을 것 같다. 무용 역시 그 대상이 될 수 있겠다. 예술성을 평가하니, 선수들의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을 듯하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스포츠에 무지한 나로서는 리듬체조에 또 피겨스케이팅에 기술은 무엇이고, 어떤 점이 평가요소인지 잘 모른다. 하물며 예술성은 어떻게 평가되는지 더더욱 모를 일이다. 현대는 <융합의 시대>라고 한다. 그렇다면 축구나 배구, 농구에 예술성 평가를 더할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다. 혹은 태권도, 펜싱 등에 예술성 항목을 넣는 것은 어떨까? <바둑의 원래 본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중국식이나 일본식이 바둑의 원형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선뜻 수긍되지 않는다. 오히려 순장식 계가법이 <바둑의 본질>에 대한 <순수성>과 <단순성>이라는 차원에서 원형에 더 가까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중략)당시만 해도 땅이 넓은 중국은 사람에 중점을 두어 집(땅)과 돌(사람)을 합쳐 계가했고, 일본은 땅이 좁고 전쟁이 잦다 보니 포로(사석) 교환이 성행했다. 그래서 계가할 때 잡은 돌을 계산에 넣었다. 한국은 땅이 워낙 좁다 보니 땅 위주가 될 수 밖에 없어 집만 계산했다. 과연 바둑을 인생의 축소판이라 아니할 수 없다. (월간바둑 2004년 4월호 p138) 장주구(張鑄久)九단이 <중국 고전바둑 산책>을 연재하며 해설했고, 한창규(바둑기고가)씨가 정리한 글에서는 나오는 말이다. 과연 그런가? 전쟁이 잦았던 것으로 말하자면 대륙이 훨씬 더 심했다. 땅이 그렇게 넓은데 왜 그 많은 전쟁이 일어났으며,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왕조가 세워졌다 스러져 갔는가? 고구려, 백제 700년. 신라 1,000년, 고려, 조선 각각 500여 년이었는데, 중국에서 200년 넘게 존속했던 왕조는 과연 몇이나 되는가? 저런 식의 논리라면 이 여현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중국에서는 너무나 많은 전쟁이 수도 없이 발발해서 늘 사람이 문제였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인구 수를 불리기만 하면, 재기를 도모할 수 있었다. 따라서 머릿수(돌)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일본은 그 민족성이 잔혹하여, 포로를 포획하는데 혈안이 되었다. 그러나 한국은 그 민족성이 순박하여 바둑 본래의 규칙을 훼손하지 아니하는 전통의 계승으로 단순히 집만 계산하는 본래의 방식이 쭉 이어져 왔다. 과연 바둑은 각 민족성이 투영되는 문화와 전통의 축소판이라 아니할 수 없다. 위의 두 주장은 사실 말이 되지 않는다. 특히나 지금의 중국식 룰의 모태는 명(明)말 청(淸)초인 16~17세기에 형성된 것임에야. 장주구 九단의 추론은 더더욱 이론의 여지가 있다. 어느 때였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월간 바둑 뒤져보면 나오겠지만) 시킴 왕국의 바둑에 대한 소개를 읽은 적이 있었다. 17로 바둑판을 사용하고, 특이한 것 중 하나는 단수된 돌을 바로 따낼 수 없다는 것이다. 마치 우리가 팻감을 쓰듯이, 따내기 전에 반드시 다른 수를 두고 난 다음에 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때 고개를 갸웃하였었다. 시킴왕국은 불교국가란다. 아마도 불살생(不殺生) 내지 생명존중 사상에 의해 그런 룰이 생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법, 규칙, 룰(rule)에는 유구한 그 민족의 전통과 문화와 사상이 투영되게 마련이다. 순장식, 중국식, 일본식 바둑의 계가법을 통해서 각 국이 바둑에 대해 어떠한 생각으로 접근하였는가에 대해서는 읽는 자의 몫으로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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