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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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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순장1. 파사현정1. 문자고(文字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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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청(李靑) 선생이 순장바둑을 우리의 <민속문화재>로 등재하고자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관련하여 이 여현에게 순장바둑에 대해 연구를 좀 하고, 필요하다면 세미나에서 발표할 준비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 관련된 자료를 찾고, 이것저것 보다보니 한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혹시 바둑이 한민족 내지는 동이(東夷)족의 소산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일었다. 천학비재한 여현이 이에 대한 생각을 풀어보고자 한다. 다만, 이것은 일종의 가설(假說)일 수 있다. 그러나 후학(後學)-가령 명지대 석사과정이나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인(學人)-들이 깊이 연구하여 거기에 걸맞는 결론을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따라서 이 여현의 소임은 단초(端初)를 제공하는 것에서 그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위안을 삼고자 한다. 아울러 이 글은 <오로광장>과 <나도작가방>에 동시에 게재하려고 한다. 익히 아시다시피 독자층이 다르므로, 오로광장을 통해 후학들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조금 더 폭넓게 제공하려는 뜻이니, 강호제현께서는 너무 나무라지 않기를 바란다. 대개 문화 내재 문명은 그 발자취를 문자(文字)로 남겼다. 이제부터 허무맹랑하다고 할 수있는 문자여행을 떠나보자. 전북 정읍에 사시는 이른바 주경야독하시면서 현대판 선비의 삶을 살아가시는 분이 있다.(실명 거론하지 않는 것을 혜량하여 주시길...) 그 분의 주장은 한자가 동이족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집 가(家)를 비롯해 여러 글자에서 그 증거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각설하고... 흥겨울 흥(興)자를 예로 들었다. 흥(興)은 <절구 구(臼) + 또 차(且) + 여덟 팔(八)>의 합쳐진 글자라는 것이다.  이 글자는 보통 절구의 모양을 뜻하는 갑골문이다. 안으로 좌우에 두 개씩 나온 모습은 절구 안의 곡물을 뜻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분은 이 글자를 여자의 질문(膣門)으로 본 것이다. 안 쪽의 좌우 두 개씩 삐져나온 것은 소음순이라나. 그럴 듯하다. 이 것은 <또 차(且)>라는 모양의 갑골문이다. 생긴 모습을 보건대 남성의 양물임이 틀림없다. 더우기 갑골문을 해설하는 사람들은 이 글자가 원래 남자의 양물(좆)이자 원래 조상을 뜻하는(즉, 씨내림하는 뜻) 글자로 쓰였으며, 나중에 더 나아가 조상 조(祖)의 원글자라는 것이다.따라서 정읍 소재 그 분의 설은 여자 음문에 남자 양물이 들어갔으니 절로 흥(興)이 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기분 좋은 소리가 <흥~!~ 흥~!>인데 중국 애들은 그 발음을 <싱~! 싱~!>한다는 것이다. 도대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는 논설이며, 거기에 더해 흥(興)자 밑의 여덟 팔(八)은 다리를 뜻한다고 하는 데서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그럴까? <일어날 흥(興)>자를 갑골문에서 찾아보았다.  이 글자가 갑골문에서 말하는 흥(興)이다. 사방(四方)에서 손(手→又)으로 맞잡고 물건을 들어올리는 형상이니, 이른 바 <일어날 흥(興)> 내지 <일으킬 흥((興)>을 상징하는 글자라 하겠다. 그렇다고 한다면 흥(興)의 밑에 붙어있는 팔(八)자 모양은 다리가 아니라 손의 모습이 약화(略化)된 것이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만약 그 분의 주장에 따른다면 <늙은이 수(叟)>라는 글자는 절구(?)에 들어가는 양물(ㅣ)이 힘이 빠져 손(又)으로 대신(?)한다는 뜻이 되리라. 이 무슨 해괴망칙한 말이 되겠는가? 이상하게도 늙은이 수(叟)라는 글자의 갑골문 형상이 이미지 파일로 올라오지 않아서 말로 설명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시라. 글자의 모양을 보건대 <집 안에서 손으로 열심히 무엇인가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라고 밖에는 이해할 여지가 없다. 무엇을 말하고자함인가? 대개 어떤 현상을 보았을 때 그 근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상의 예로 든 바와 같이 엉뚱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글자는 <사내 남(男)>이라는 갑골문이다. 나는 여태 밭에서 힘쓰는 놈은 남자다 이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밭 전(田)자 밑의 힘 력(力)은 쟁기를 나타낸다는 것을 비로소 안 것이다. 이 얼마나 우스광스러운 일이 아니겠는가?감히 건방지게,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자는 의미로 붙여보았다. 여기까지는 서설이고 이제 본격적으로 바둑 기(棋)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어제 저녁 바둑 모임이 있었고, 그 뒷풀이로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이 이어졌다. 새벽에 눈을 떠 다시 막걸리를 한 잔 마시며 글을 쓰게되어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밀려오는 취기로 인하여...)  바둑 기(棋)에 대한 설문해자(說文解字)의 자형(字形)이다. 나무 목(木) 위에 그 기(其)자가 합쳐진 모양인데, 그 설명은 <博棊從木其聲(바둑 두는 것을 말하며, 木부를 따르고, 기(其)가 그 발음이다)>라고 하였다. 설문해자에 나타난 글자의 형태나 금문(金文)의 자형은 별반 다르지 않으므로 금문의 자형은 생략한다. 바둑 기(棋)에 대한 글자의 갑골문 문자다. 여기서는 나무 목(木)이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좌우에 손 수(手)가 나타나 있는 모습이다. 무엇인가 판(板) 위에 늘어놓고 손을 이용하여 열심히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리라.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그 해석은 눈 밝은 이의 몫으로 돌린다)자~! 이렇다면 기(其)라는 글자의 뜻이 무엇인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형성(形聲)문자로 만들 때 아무 자(字)나 붙여만들지 않고, 나름대로는 뚜렷한 제자원리(製字原理)에 입각해 글자를 만들었으므로, 후학은 당연히 기(其)라는 글자를 찾아보지 않을 수 없다.  기(其)의 본자로 설문해자에서는 다음과 같이 써놓았다<其也從竹象形下其丌也凡箕之屬皆從箕(기는 대나무 죽(竹)부를 따른다. 상형문자로서 기(其)의 밑은 책상 기(丌)이다. 보통은 키(箕)에 속하므로 각각은 키(箕)에 따른다. 그렇다면 키 기(箕)는 무엇이란 말인가?  갑골문의 키 기(箕)자다. 지금 우리가 보는 키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는 것을 충분하게 알 수 있으리라. 여기에 대나무 죽(竹)부가 빠진 것도 특이하다. 이상을 살펴보면 <기(其) = 기(箕)>임을 의심의 여지없이 알 수 있겠다.보통 키는 알곡과 쭉정이를 까불어 알곡만을 모으는 도구로 인식된다. 그렇다면 선현들은 알곡을 걸러내는 키(箕)와 기(其)를 통해서 함의적(혹은 형이상학적)으로 기(棋) 또는 기(棊)라는 글자를 왜 만들어낸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후학에게 맡긴다. (이런 류의 것이 힌트가 될는지는 모르겠으나, 키의 아랫모양은 둥굴다. 즉 하늘(天)인 것이다. 앞 면은 각(角)져있다. 네모 반듯하니(方) 땅(地)을 나타낸다. 거기에 사람(人)이 열심히 키를 까부르니 이를 일러 원방각 즉 천지인이라고 해석해도 가능할는지....? 너무 많은 힌트를 준 것 같다) 이제 바둑을 나타내는 혁(弈)과 박(搏)이 있는데, 그 본자의 생김을 다만 그림으로 남겨 후학들의 연구과제로 삼기를 바랬는데, 이미지 화일이 올라오지 않는다. 다소 안타까운 면이 있으나 일단은 넘어가기로 하고.... 가설 1. 바둑은 아주 오래 전 (아마도 신석기 시대)부터 존재했던 것 같다. 혹자는 (특히 중국의 금문신고 저자 낙빈기 등은) 금문이 갑골문보다 앞섰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모를 일이다. 이 여현이 좀 더 검토해봐야 알 일이겠으나 지금까지 보아온 것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갑골문의 형태가 금문보다는 더 현실적(?)이고 투박한 모양을 갖추고 있음을 볼 때 일단 갑골문의 연대가 더 오래된 것이라고 보겠다. (역시 후학들의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바둑의 기원은 매우 오래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키를 까불어대며 알곡을 취한 것과 같이, 세상사 모든 잡 것들을 까불어 핵심을 취하고자 했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의 산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연구과제 1. 기(其)와 기(箕)가 갑골문 내지 금문에서 상통하여 쓰이고 있다는 점. 왜일까? 2. 그것이 바둑에 와서는 왜 책상다리 기(丌)가 첨부되었을까? 3. 대체 선현들은 바둑을 통해서 무엇을 얻으려고 했을까? (문자를 고려해 볼 때) 연구과제는 후학들의 몫으로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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