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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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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기우회 교류전에서의 일국(一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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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고등학교 동문 기우회에서 총무를 맡고 있다. 지난 일요일인 1월 23일 신묘년 들어 첫 모임을 가지게 되었다. 아울러 I지역의 M기우회와 교류전을 치루었다. M기우회는 이 지역의 아마 강자 모임으로서 전국구 아마7단이 4명이 포진된, 명실상부한 I지역을 대표하는 기우회다. 각각 10명씩 선수를 선발하되, 바둑실력이 차이가 나므로 칫수를 조정해서 두기로 했다. M기우회 제1장은 S7단이었다. S는 80~90년대에 이름을 날리던 전국구 아마 맹장 중 하나다. 여러 번의 전국대회 우승 경력이 있는 그였다. 우리 동문 기우회 회원 중 누구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할 수없이 스스로 자원했다. 내가 S7단을 만난 것은 지금부터 34년전인 77년 2월 경이었다. 그 당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때였다. 나보다 3년 연배인 S는 군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그는 수려한 외모의 소유자였고 조용한 성격이었다. 바둑 입단의 꿈을 이루려고 기원에 오면 늘 구석진 자리에 앉아 두꺼운 오청원 기보집을 혼자서 복기하곤 했다. 어느날 용기를 냈다. "바둑 한 수 가르쳐 주시겠습니까?" S는 뜨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새카만 하수가 바둑을 두자고 청하니 어련했겠는가! 마지못한 얼굴로 슬며시 고개를 끄덕인다. 6점을 깔고 두었으나 패배. 나는 그 이후 바둑을 끊었었다. 88년 이전까지는 바둑의 'ㅂ'자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S는 군제대 후 바둑에 매진한 모양이다. 비록 입단에는 실패했지만 아마추어 맹장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학초배 우승 등 전국적인 바둑대회에 곧잘 입상권에 들곤 하였다. 89년인지 90년인지 기억은 희미하지만, 아는 선배와의 약속으로 기원에 갔었다. S도 그 기원에서 바둑을 두고 있었다. 어떻게 이러저러한 사연으로 바둑을 두게 되었다. 4점을 접혔으나 대마가 잡히며 역시 패배했다. '내 실력은 이런 정도구나.' 자신의 실력을 가늠했던 기억이 남는다. 20여년이 지났다. S7단 앞에 앉아 호흡을 가다듬었다. "선에 덤 7집으로 도전해 보겠습니다.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첫점을 화점에 놓았다. 아마5.7단이라고 자부하는 필자로서는 다소 무리한 칫수가 될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2점은 놓기 싫었다. 어떤 작전으로 나갈 것인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S7단은 실리형의 기풍이다. 따라서 간혹 그의 바둑은 엷어질 때가 종종 있었다. 과거 90년대에 꾸준히 바둑지를 볼 때, 그의 기보가 나오면 반드시 복기해봤다. I지역의 자존심이니 당연히 관심이 갔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두텁게 두자. 덤도 7집이 있는데, 결정적인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미세하게나마 판을 맞추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기려고 두나? 한 수 배우되 망신은 당하지 말자.' 이렇게 속으로 되뇌였다. 종반이 가까울 무렵 목산을 해보니 덤을 빼고도 반면으로 서너 집은 남기는 형세였다. 승리를 확인하는 순간 손끝이 희미하게 떨리는 것이었다. 기쁨이 밀려온다. 그렇다고 내색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공배를 메우고 계가를 마치니 11집을 이겼다. 덤 7집을 빼더라도 반면으로 4집을 이긴 것이다. 복기가 이어졌다. 이러저러한 의견이 오고갔고, 승착도 지목해준다. 두터움을 잘 운영하였다고 평가해준다. 뒷풀이 술좌석에서 S가 말한다. 사실은 처음에 우습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두어가다 보니 만만치 않더라며 언제 그렇게 바둑이 늘었냐고 묻는다. 글쎄 모를 일이다. 그저 틈틈이 바둑책을 좀 보고 오청원 기보는 놓아본 적이 있다고 했다. 사실 나의 치명적인 약점은 실전 경험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나의 인생이 별도로 기원에 출입하며 실전을 연마하게끔 그렇게 한가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요새 한가하지만 바둑 두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기원에 어쩌다 나가도 아는 사람 만나고 술 한잔 하는 것이 목적이지 바둑을 두기 위해 나가지는 않는다. 한편은 기원 가봤자 거의 하수들만 북적거리고 맞수 찾기가 힘든 것도 그 한 원인이리라. 그러니 말 그대로 책바둑인 것이다. 이야기를 풀다 보니 자기 자랑(?) 비슷하게 된 것 같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교만하고 뽐냄이 아니라 자신감이 붙었다는 것이다. 아마 일류들과의 거리를 알고 싶었고, 그렇게 멀지만은 않다는 것에서 위안과 약간의 자부심(?)도 느낀다. 기왕에 충만해지는 이 기분을 살려 당분간 바둑에 몰두해볼까 하는 생각도 없지는 않다. 노익장(?)의 과시랄까 내지는 오십 중반에서도 바둑이 늘 수 있다는 것을 증득해보고픈 마음이 슬몃 생긴다는 말이다. 부끄럽지만 둔 기보를 감상과 함께 올린다. 1. 포석  2. 벽을 쌓음  3. 폭을 넓힘  4. 맥점 일발 그리고 승착  5. 전과  6. 공방  7. 우하귀에서의 노림  이 수순 이후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겁없이 자전해설 한 듯 하여 부끄러운 생각도 든다. 이후 수순이 기억나지 않는 것에 역시 부끄러움을 느낀다. 승리를 확신하고는 들떴던 모양이다. 널리 혜량해주기 바란다. 감사합니다. 구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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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묘법문
홍선비
| 팍스이스트 | 3단 | 10조4200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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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도요정 | 24급* | 1조8125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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