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얼마 전 바둑관련 한시 약 오십여 수(首)를 읽어보고 정리한 일이 있었습니다.

1차 탈고를 마치고, 흥건하게 오르는 기분을 가눌 길이 없어, 바둑판 앞에서 홀로 술을 마시며, 옆에 있는 Guitar를 뜯으며 자축하다가, 떠오른 시상이 있어 감히 올립니다. 비록 졸시(拙詩)이나 함께 즐감해주시길...

                                                                                              2010. 9. 2

古士敲碁飮風流 (고사고기음풍류) 옛 선비들은 풍류를 마시며 바둑돌을 놓았건만

後學詠詩呑嘆酒 (후학영시탄탄주) 후학은 시를 읊조려 탄식 삼키며 술 마시네

誰知幽趣常淸醉 (수지유취상청취) 늘 맑게 취하는 그윽한 정취를 그 누가 알까?

爛柯銜談留瀛州 (난가함담유영주) 도끼자루 썩은 일을 말없이 영주에 남기네

夜深單欰幽草慕 (심야단술유초모) 밤은 깊은데 숲에는 홀로 우는 벌레소리

心閑獨酌倚窓愁 (심한독작의창수) 마음 한가해 홀로 술 한 잔, 창에 기대 시름 젖네

調琴彈絃來風聽 (조금탄현래풍정) 거문고 줄을 골라 불어오는 바람에게 들려주고

對枰揗碁掛月友 (대평순기괘월우) 걸린 달 벗 삼아 바둑판 앞에서 돌을 어루만지네

敲 : 두두릴 고, 呑 : 삼킬 탄, 銜 : 재갈, 머금을 함, 欰 : 벌레 울 술, 揗 : 쓰다듬을, 어루만질 순

瀛州(영주) : 신선이 산다는 바다 가운데 섬, 여기서는 우리나라를 지칭

제가 즐겨 듣고 연주하는 Issac Albeniz의 Asutrius(전설)와 함께 즐감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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