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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프로 '나현'의 입단여정기
'어린이국수'에서 프로초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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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아, 오늘은 그냥 걸어가 보자" 올해 4월, 전반기 연구생리그에서 3점 차이로 입단에 실패한 날이었다. 남은 연구생리그 2판 중 1판만 이겨도 입단이 확정되는 것이었는데 2판 모두 져버리고 말았다. 말없이 걷고 또 걸으며 패한 아픔을 달랬다. 새로운 오기를 다지며 둘은 잠실에 있는 도장까지 걸어왔다. ‘양재호바둑도장’의 양우정 실장과 연구생 나현의 이야기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그 와중에 제2회 비씨카드배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결국 나현은 제124회 입단대회에서 7전 전승으로 입단에 성공했다. 휴일도 없이 밤낮을 바둑공부에 매달린 결과였다. 2007년 대한생명배 어린이 국수로 등극한지 3년만에 입단에 성공했고, 현재 중학교 3학년으로 남자기사 중 최연소이지만 입단이 빠르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입단 0순위로 손꼽히던 준비된 프로였기 때문이다. "이번 입단대회에서는 평소처럼만 두라고 했어요 "양재호 바둑도장의 전반적인 운영과 연구생 생활 관리를 담당하는 양우정 실장의 말이다. 연구생 대회 때면 항상 한국기원 한 구석에서 결과를 기다리며 노심초사했다. 특히 나현은 실력을 인정받으면서도 입단이 늦어져 마음고생이 더 컸다. 그렇게 믿고 기다린 만큼의 좋은 결과가 나와 너무나 기쁘다고 한다. 현 최연소 남자프로기사로 등록한 나현을 만나기 위해 잠실에 위치한 양재호 바둑도장을 찾아갔다. 같은 건물의 4층을 연구생 전용공간으로 확장해 전에 비해 넓어진 양재호 바둑도장은 예전과 다름없는 분위기다. 사활문제에 골똘한 어린이는 바둑판에 머리를 묻은 채 몰두해 있고 각 방마다 기보를 놓아보는 손들이 분주하다. 나현도 입단확정이 된지 몇 일이 지났지만 여기저기서 오는 전화인터뷰 등으로 바쁜 모습이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입단소감은? "저도 기쁘지만 부모님과 실장님이 더 좋아하세요. 중요한 시합에 긴장을 하는 편이라서 이번 입단대회에서는 최대한 여유를 가지고 부담을 안 가지고 둘려고 노력했습니다." 입단 후에 뭔가 달라진 점이 있나? "없어요 (웃음). 매일 도장에 나오는 것도 바둑공부하는 것도 입단 전과 똑같습니다." 바둑 외에 다른 취미는 없는지? "글쎄요. 바둑 말고 다른 취미는 없는 것 같아요. 가끔 운동하는 것은 즐겨합니다." (나현은 의외로 운동신경이 뛰어나서 도장에서 축구를 하면 가장 돋보이는 선수라고 한다. ▲ 바둑도장에서 생일을 맞으며보통 입단 후 목표로 국내타이틀을 가진다거나 세계대회 우승을 말한다. 향후 목표가 바둑리그에서 뛰는 것이라고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아직 우승을 바라볼 실력은 아닌 것 같아서요. 그리고 전부터 바둑리그에서 꼭 둬보고 싶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기도 하고 ...지금도 옆 방 프로기사실에 kixx팀이 와서 연구 중인데 같은 팀원과 함께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워요. " -가장 존경하는 기사는 양재호 9단이라 한다. '양재호 바둑도장'에서는 2007년부터 3년의 시간을 보냈다. 입단 문턱을 넘기 위해서 삼촌처럼 생활을 돌봐준 양우정 실장, 매일 도장에서 맹훈련을 시켜준 지도사범 이상훈(大) 9단과 이정우 7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기풍상 가장 닮고 싶은 프로기사는 이창호 9단. 같은 전주출신인데 이창호 국수와 대국한 적은 없었나? " 어렸을 때 전주에서 열린 이창호배에서 기념대국을 둔 기억이 있습니다. 실력이 아주 약했을 때라 석 점을 깔고 12집을 졌어요." ![]() ▲2007년 대한생명배 어린이 국수전 우승직후 현재 자신의 기풍은? 실리형입니다. 전투는 어쩔 수 없으면 합니다. 변화에 밀리지 않을 자신은 있지만 너무 어려워서요. 제가 싸움을 걸어가는 경우는 거의 드물어요. 인터뷰 도중 책에는 답이 없는 변칙정석모양에 관해 살짝 물어봤다. 정석의 결론을 찾으려는 것보다 프로입단자는 평소 어떤 모양까지 준비하고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의외로 나현이 그린 그림은 가장 간명한 변화였다. "이 정도가 아닐까요?" 라며 복잡한 전투의 흐름으로는 아예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다른 변화를 물어보니 " 이쪽 진행은 복잡한데요" 라면서 대답을 피했다. 간명한 길이 있는데 굳이 어려운 길로 갈 필요가 있는지 되묻는 표정이었다. "덤의 부담이 있는 흑의 입장에서는 초반부터 전투로 이끄는 흐름을 선호하게 되서 정석의 변화를 이끌고 있고 지금도 계속 변화 발전하고 있죠. 예전 정석모양은 초반부터 서로 모양을 정리하는 흐름이어서 요즘은 잘 안 나오는 편이지만 전 간명한 흐름도 나쁘지 않다고 봐요.""오히려 저는 흑으로도 전투보다는 실리적이고 간명한 정석을 즐겨써요. 초반에 좀 불리한 듯 해도 중후반에 상대가 실수 한 번만 해도 따라잡을 수 있으니까요. 바둑의 승부는 결국 실수가 좌우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진바둑은 당연히 제가 실수를 한 것이고, 이긴 것은 상대가 실수를 해 준거예요. 전 실수없는 바둑을 두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사실 초반부터 실리를 차지하면 반대급부로 세력을 주게 되는데... 그럼 타개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인가요? 극단적인 실리형은 아닙니다. '중앙의 두터움은 유지하면서 실리를 놓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이창호 9단의 예전 기풍과 유사한 것 같아요. 끝내기는 공부도 많이 하는 편이고 좋아하기도 해서 종반의 승부는 자신이 있습니다. ( 지도사범인 이정우 7단도 원래 종반이 유명한 기사다. 끝내기 단련도 많이 시키는데 양재호 도장에서 연구생들끼리 끝내기 대결을 할 때에도 나현이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고 한다. 현재 최연소 프로기사로 앞으로 박정환 7단과 많이 비교될텐데... 지금까지 비공식대국은 많았던 걸로 안다. 상대전적은 어떤가?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서 많이 뒀습니다. 인터넷 대국이나 도장 리그전은 열심히 두어도 승부보다 연구에 중점이 있기 때문에 상대전적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공식 대국에서의 집중력과는 비교할 수가 없겠죠." 용돈은 얼마정도 받는지? 앞으로 프로기사 되면 대국료도 많이 받을 텐데... "가끔 사이버오로 랭킹전에서 입상하면 받는 상금으로 용돈을 썼습니다. 도장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라 사실 돈을 쓸 일이 별로 없었어요. 대국료는 아마 부모님이 관리해 주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입단해서 기쁘고 앞으로도 매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현의 입단축하를 위해 모인 양재호 바둑도장 출신의 젊은 프로기사들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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