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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생들과 승률 반반이죠” 미국프로 스간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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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기사 스간셩 초단은 한국에 와 있다. 바둑 수련을 쌓기 위해 지난 5월 2일 한국에 온 그는 9월에 미국으로 돌아간다. 이 기간에 스간셩은 한국 주최의 오픈대회에도 참가한다. 뜬금없는 일은 아니고 2011년 12월 한국기원과 미국바둑협회(American Go Association)가 맺은 협약에 따른 것이다. 한국기원은 당시 미국바둑협회 프로시스템의 성장을 돕는 취지에서 한국 주최의 5개 오픈기전 (삼성화재배ㆍLG배ㆍ비씨카드배ㆍolleh배ㆍ하이원리조트배)에 미국바둑협회 소속 프로기사가 참가할 수 있게 했고, 미국프로기사가 한국에서 수련을 원하면 일정 기간의 수업료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전통적으로 프로제도가 있는 한국ㆍ중국ㆍ일본ㆍ대만의 아시아 4개국을 빼고 최초로 프로기사를 탄생시킨 국가다. 미국프로기사 제1호 2명을 선발했는데 캐나다 출신의 스간셩(Gan Sheng Shi 혹은 William Shi)와 미국 출신의 앤디류(Andy Liu)초단이다. 스간셩은 토론토 대학 의예과 재학 중으로 의사가 되고자 한다. 프로기사 면장은 전업을 위한 것은 아니다. 구체적으로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충암바둑도장에서 바둑수련을 쌓고 있는 스간셩은 일정을 마치면 본국으로 돌아가 다시 학업에 매진하게 된다. 지난 6월 19일 2013 olleh배 바둑오픈챔피언십 예선1회전에서 스간셩은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아마시절 정상급 기사들을 연거푸 물리쳐‘괴물 아마’라는 별명이 있던 박영롱 초단과의 대국이었다. 중반까지 접전 양상이었지만 끝내기에 접어들어선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불계패했다. 스간셩의 목표는 한국에 있는 동안 1승을 거두는 것이지만 첫번째 시도는 실패했다. 첫 경기. 설레고 긴장되지 않았을까. 미국프로기사 스간셩을 만나봤다. - 박영롱 초단과의 대국에서 진 게 아쉽겠다. “박영롱 초단과 대국한 것 부터가 일단 기분이 묘했다. 박영롱 초단과는 영어스터디그룹에서 만나고 있어 잘 아는 사이다. 그 스터디그룹에서 영어 습득에 조금 도움을 주고 있었다. 끝내기에서 급격히 무너졌다. 그걸 빼면 그럭저럭 만족한 내용이었다. 쉽지 않겠지만 1승의 기회는 앞으로 더 있으니까 꾸준히 연구하며 준비하려고 한다.” - 충암바둑도장에서 바둑 연구를 하고 있다. 박영롱 초단과의 대국을 포함해 한국 바둑의 맛을 느껴봤을 텐데 캐나다ㆍ미국의 바둑과는 어떤 다른 점을 느끼나? “우선 끝내기의 수준 차가 아주 크다.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또 기본기와 수읽기 면에서도 한국이 강국의 면모를 보인다.” - 도장 내 대국에서 승률은 어떤가? “충암은 AㆍBㆍCㆍD 그룹으로 나뉜다. A그룹은 프로기사의 연구회 성격이 짙고 B그룹은 연구생 상위권, C그룹은 연구생 하위권이 속해 있다. D는 그 아래다. 저는 C그룹에 있는데 성적이 좋지 못하면 강등되지만 다행히 리그에서 승률 50%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동안 바둑 수련만 하지 않을 것 같은데. “한국 남부, 특히 부산 등을 여행해 보고 싶다. 캐나다는 자연의 비중이 더 큰 나라인데 저는 건물 양식 같은 데 관심이 많아서 도시를 돌아보는 걸 즐긴다. 한국의 건물들을 둘러볼 생각이다.” - 바둑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5살 땐 중국 남부 양조우란 곳에 살았다. 그때 중국장기를 배웠다. 꽤 괜찮은 실력이었다. 그런데 6살의 어느 날 부모님과 공원을 걷다가 사람들이 바둑두는 것을 보게 됐다. 제가 넋을 놓고 지켜보고 있으니까 부모님이 제가 바둑에 관심있다는 걸 알아차리셨다. 사실 그랬다. 장기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제가 살던 곳은 촌이라 작은 규모의 바둑교실 하나가 겨우 있었는데 거길 다녔다. 아버지는 원래 바둑을 모르는 분이셨는데, 자녀 교육을 위해 일부러 배우셨다. 이제 한 초단 정도 되시려나…. 바둑교실 사범님은 제가 기재가 있으니 베이징의 녜웨이핑 도장으로 가서 프로의 꿈을 키워보라고 권유하셨다. 하지만 9살 때 부모님과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되면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 그렇다면 지금의 실력을 키우기는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캐나다에 이주하자 언어 장벽도 문제였고, 아는 사람도 없는 건 당연했다. 여전히 저는 바둑을 좋아했지만 배울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온라인으로 레슨을 받는 방법이 있긴 했지만 굉장히 비쌌다. 아버지가 중국인 이민자들이 많은 바둑클럽엘 다니셨는데 거기서 제 스승이 될 만할 분을 발견하셨다. 저는 그분을 위(Yu) 선생님이라 불렀다. 그분은 전에 프로기사가 되려고 공부하다 입단에 실패하신 분이었다. 수업방식은 주로 실전이었다. 처음엔 제가 2점을 놓고 시작했는데 1년이 지나 호선이 됐고 2년이 지나자 제가 백을 잡았다. 그렇게 3년 정도 배우고 나자 선생님은 더 이상 가르칠 게 없다고 하셨다. 12살 때부터는 혼자 온라인바둑을 두면서 실전감각을 유지하면서, 각종 바둑대회에 참가하고 그랬다. 여전히 바둑이 좋았다. 그러다 미국프로제도가 생긴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알아보니 저도 출전자격이 된다고 해서 응시했고 프로기사가 됐다.” - 앤디류 초단이나 스간셩 초단 모두 중국계다. 비아시아계 프로기사도 늘어나는 게 미국바둑협회에도 좋지 않을까. “캐나다나 미국에 아시아계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아시아계가 아닌 강자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충암바둑도장에 저보다 훨씬 먼저 와서 공부하고 있는 벤(Ben)이란 친구만 해도 미국프로기사 입단 준비를 하고 있지만 그도 아시아계가 아니다. 좀 더 시간이 흐르면 비아시아계 캐나다 혹은 미국인 프로기사가 배출될 것으로 본다. 나중엔 실력도 평준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제 주변엔 비아시아계 강자들이 꽤 눈에 띈다.” - 미국프로만의 대회는 언제쯤 생길까? “알 수 없지만 하루 빨리 생겼으면 좋겠다. 지금은 아마추어와 중국과 여타 국가 출신의 프로들 그리고 미국프로기사가 섞여 겨루는 오픈대회가 주를 이루지만 언젠가는 프로와 아마대회가 확연히 구분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원래 그랬다가 점차 아마추어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대회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미주 지역은 그동안 프로만의 대회가 없었기에 상황이 다르다. - 무엇보다 프로의 숫자가 너무 적지 않겠나? 첫술에 배부를 수 없겠지만 한해 2명 뽑는 것은 너무 적지 않나? 앞으로는 더 많이 뽑아야 미국프로기사들만의 대회도 치를 수 있지 않을까? “꼭 한해 2명 뽑는 것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많이 뽑을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실력이 부실하게 된다. 마음은 급해도 서두를 수는 없는 일이다.” -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바둑대회는 무엇인가? “미국바둑콩그레스 기간 중 열리는 US오픈이다. 매해 400명 이상이 참가하는 미주 최대 규모의 대회다. 개인적으로는 캐나다와 미국의 대학 22곳이 바둑 실력을 겨루는 미국대학리그(American College league)도 중요한데 온라인으로 대국을 치르고 규모도 작다.” - 잠깐 미국의 바둑대회에 관해 궁금한 것이 있는데, 펑윈 9단 같은 미국에서 보급활동을 하는 동양의 프로기사들이 출전하면 좀 불공평하지 않은가? “실제로는 프로기사들이 잘 우승하지 못한다. 아마추어들이 무척 강하다. 저와 같이 입단한 앤디류 초단만 해도 아마추어 때 별명이 ‘프로킬러’였다.” - 여자친구 있나? “지금은 없다. 예전엔 있었는데 제가 바둑을 가르쳐주곤 했다. (반응은?) 머리아프다면서 쇼핑이나 가자고 했다(하하).” - 바둑을 왜 좋아하나? “바둑은 푹 빠져버릴 수 있게 한다. 아무리 안 좋은 일을 당한 날이라도 바둑을 두면 우울함이 말끔히 날아가 버린다. 저는 대학교 친구들에게 바둑을 알려준다. 토론대 대학 바둑클럽 활동도 열심히 한다. 제 친구 중에 한 명은 아주 머리가 좋아서 바둑 룰과 이론을 한 번 알려주니까 금방 다 익혀서 바둑을 바로 둘 수 있을 정도였는데 막상 바둑을 두면서 자기가 막 당하니까 굉장히 놀라는 걸 봤다. 한 가지 신기한 게 있는데 바둑클럽엔 여학생은 잘 오질 않는다. 예컨데 남학생이 20명이면 여학생은 2명꼴이다. (한국도 비슷하다. 전 세계 공통적인 현상인가 보다(함께 웃음).)” - 세계적 기업 구글(Google)이 미국바둑재단(American Go Foundation)에 기부를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구글이 바둑에 관심을 보인다고 해석해도 될까? “안타깝게도 직접 구글 내부의 사람들에게 물어본 것은 없지만 충분히 구글이 바둑에 관심을 보였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구글엔 유능한 엔지니어들이 많고 인공지능 분야에서 바둑은 그들이 정복해야 할 가장 난해한 영역으로 친다. 제 주변의 엔지니어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 당연히 구글 내부엔 바둑을 알고, 관심 있는 이들이 적지 않게 있을 것이다.” ![]() ※ 구글은 최근 미국바둑재단에 120,000 달러를 문자광고 형태로 기부했다. 구글 애드워즈(Google adwords)라는 문자기반 광고는 구글에서 검색어를 입력하면 검색 결과와 더불어 나타나는 것으로서 미국바둑재단은 이것을 이용해 캠페인 등 여러 가지 활동을 시작했다. 구글 애드워즈를 적용한 첫 주에 미국바둑협회 웹페이지 트래픽은 3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에 대한 제스처는 미국바둑재단 측이 했을 것인 데다, 후원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따른다는 점을 구글이 고려했겠지만, 그럼에도 구글은 기부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미국바둑재단은 펀드레이징을 하면서 학교바둑 프로그램, 문화교류 프로그램, 레이팅시스템 등을 지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 존경하는 프로기사가 있다면? “이창호 9단이 어린 시절의 우상이었다. 이창호 9단의 바둑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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