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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입신 김승진 “즐기다 보면 높은 곳에 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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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 입단했으니 6년 차 프로. 올해 스무 살 김승진 9단. 워낙 명랑하고 개구진 표정이 있어서 소년처럼 보이지만 바둑판에 앉으면 무시무시한 기사로 변하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입신이 되었으니 신예기사라고 부르려니 멋쩍다. 최근 중국과의 신예 경쟁에서 괴롭게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김승진과 같은 기대감 큰 인재의 존재는 대마 몰살 전 눈에 띈 1선 건너기 맥점처럼 반갑다. 4일 성남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끝난 2026 더메리든오픈 결승3번기 2국에서 조상연 6단에게 237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했다. 그 전날 1국에서도 200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을 거둔 바 있어 2-0으로 우승을 결정했다. 제한기전 우승에 따른 규정에 따라 승단해 9단이 되었다. 입단부터 9단까지는 5년 4개월 걸렸다. ![]() ![]() ▲ 준우승자 조상연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시상식에서도 김승진은 명랑하다. 군더더기 같은 필터 없이 감정 표현을 잘한다.
2006년 5월 19일 생으로 제주 출신 김승진은 장수영 바둑도장에서 기량을 닦았고 2021년 6월 제16기 영재입단대회를 통과하며 프로기사가 됐다. 2024년 제5기 이붕배 신예최고위전에서 첫 우승, 그해 바둑대상 남자최우수신인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제3기 조아제약배 루키바둑영웅전 우승, 제7회 녜웨이핑배 바둑대사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4차례 우승을 기록했다. 신예 대회에서만 두각을 나타낸 것은 아니다. 2023년엔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에서 일본의 쉬자위안 9단을 꺾어, 입단 후 처음으로 메이저 세계대회 16강에 진출했다. 잠재력은 충분하다. 바둑팬들은 김승진이 어디까지 비상할지 흐뭇하게 지켜본다. ![]() ![]() ![]() - 신예인데 입신에 올랐다. “이젠 신예라기엔 애매해지고 있다. 중견기사나 다름없는 것 같다. 책임감이 더 생긴다. 바둑을 모르는 사람도 9단이라는 말을 들으면 ‘잘 두는 사람인가 보다’ 하고 인정하지 않는가. 입신에 오르는 것은 아마추어 때부터 꿈꿔오던 순간이다.” - 더메리든오픈 결승2국은 1국보다 더 복잡한 내용이었던 것 같다. “상대 조상연 선수가 제가 예상을 못하는 수를 계속 두어와서 당황했다. 또 초반이 단조롭게 짜여서 많이 힘들었다. 어디서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랐다. 상대가 좋아할 만한 전개가 되었다. 승부처에서 집으로 득을 봐서 그때는 이겼다고 생각했다.” -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바둑은? “최정 사범님과 치른 4강전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하루 종일 불리했다. 굉장히 힘들었다. 결승시리즈는 전체적으로 만족했다. 버티는 것이 자신 있는데 2국에서 나름 잘 버텼다고 생각했다.” - 신예들 얘기 잠깐 해보자. 최근 한국 신예들의 경기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들이 있다. “최근 처참한 성적표도 받고 그랬다. 중국에 뛰어난 신예들이 수적으로 많아 보인다. 한국 신예들이 그저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 공부 방법도 바꿔서 다 같이 모여서 연구를 한다든지 해보면 어떨까 싶다. 중국 선수 한 명 한 명을 분석도 해보고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 공부량도 중요하지 않은가? “공부량보다는 상대 분석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 중국 신예들은 한국 신예들이 어떻게 하면 까다롭게 느낄지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중국 신예들은 수읽기가 강하며 긴 승부 호흡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 신예들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 김승진 선수는 2년 전, ‘3년 안에 세계기사가 되겠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어디쯤 와 있는가? “진짜 그때 제가 좀 헛소리를 좀 했던 것 같다.” - 이미 삼성화재배 16강에도 오른 바 있다. “그것은 지금 생각하면 진짜 운이 좋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어떻게든 세계대회 예선을 뚫는 게 목표인데 바늘구멍 뚫는 것보다 쉽지 않다. 쟁쟁한 선수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일단 뚫기만 한다면 본선은 자신 있다.” - 더메리든오픈 우승으로 또 한번 자신감이 더해지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올해 성적이 안 좋았다. 10연패도 당해봤다. 힘든 시기가 많았다. 멘탈이 약해져 있었다. 형세가 좋을 때 한번 무너지면 끝없이 무너지곤 했다. 그런 패턴을 고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이번 더메리든오픈에서 그 노력이 결실을 본 것 같다.” - 자신이 생각하는 강점은? “많이 나오는 포석은 사용하지 않고 저만의 스타일로 풀어 가려는 생각이 강하다. 제 나름대로는 감각이 제 바둑에서 가장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또 타개에 자신이 있다. 그래서 중·후반 가면 자신 있다. 후반 멘탈만 잘 잡으면 될 것 같다. 그것이 잘 된다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공부 방법은? “복기를 정말 좋아해서 복기를 주로 한다. 초반이든 중반이든 인공지능의 1위 추천수보다는 2순위·3순위 아니 더 순위가 낮더라도 상대를 어렵게 할 수 있는 수가 있다면 그 수 위주로 연구를 많이 한다. 상대를 어렵게 하는 수는 정수보다 더 좋을 수 있다. 실수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승부에는 좋게 작용할 수 있기에 그런 연구를 많이 한다.” - 지금부터의 목표는? “최선을 다해서 바둑을 즐기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높은 곳에 올라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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