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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방담/ "커제와...." 쉿! 그건 비밀이야
바둑계 기자들이 나눈 '12월의 수다'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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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래 취지는 '연말바둑계 결산'이었다. 여러 선배님에게 응수타진하고, 방담(放談)했다. 코로나 시국이라 못 모신 분들은 나중에 따로 카톡과 전화로 의견을 들었다. 마감은 연말까지였다. 재택근무에 연차휴가까지 겹쳐 이래저래 방담기사는 방치했었다. 달력에 나온 날짜가 올해 신진서의 연승 숫자(28)를 넘어가자 마음이 조급해진다. 결국 마감의 힘이 나를 책상으로 이끌었다. 빈 사무실에 앉아 함께 만났던 그 날을 회상했다. 이미 까마득한 과거다.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핸드폰에 녹음했던 내용을 정리했는데 정신마저 아득해진다. 불미스런 사건, 사고가 많았던 한 해다보니 대화주제는 갈수록 무거워졌다. 1년 넘게 이어진 재난상황에 바둑계도 코로나블루다. 이미 여러 차례 다뤄진 내용을 들춰내 연말기분을 더 우울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과감하게 덜어내고, 최대한 밝은 내용으로 다시 꾸몄다. 바둑계 결산이란 주제는 안드로메다로 떠나고 그냥 평소 기자실에서 나누던 '수다 모음'이 되었다.  ▲ 3은 완성의 숫자다. 술자리도 세 명이 딱 좋다. 대한민국에 공중파 채널은 세 개. 정기적으로 바둑뉴스가 나오는 인터넷 사이트도 세 개다. 아래에선 C사, T사, H사를 '삼사'라 통칭한다.
주요 일간지를 빼고 매일 한국기원으로 출퇴근(?)하는 바둑 기자는 월간바둑을 다 포함해도 10명이 채 안 된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밤을 새우며(그 시간에 나는 잔다) 고생하며 글을 쓰는 분들이다. 이분들이 진정 바둑계를 밝히는 등불이라 믿는다. 바쁜 와중에 전화와 카톡으로 의견주신분께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사전에 나온 방담의 뜻은 '생각나는대로 거리낌없이 말함'이다. 무거운 주제를 모두 걸러내니 글감이 거의 없다. 내년엔 더 좋은 환경에서 바둑을 두고, 즐겁고 흥미로운 주제로 글을 쓸 수 있길 바란다. 다소 과장하고, 희화화한 면이 아주 많다. 연말 오로 대국실에서 바둑 한판 두고, 혼술 한잔 홀짝이며 가볍게 한번 웃어주시면 감사하겠다. _편집자 주 ----------------------------------------------------------------------- "우리가 가야 대회가 산다" 한국기원 입구에서 소독약 분사기를 한번 쐬고, 체온을 측정과 QR 체크인을 하는 건 이제 일상이 되었다. 습관적으로 계단을 오른다. 처음 방문하는 분이라면 절대 엘리베이터를 찾지 마시라. 계단은 곧 건강이다. 2층 광활한 대회장엔 바둑판이 놓인 탁자와 의자가 질서정연하게 대오를 펼쳤다. 각종 개막식과 폐막식이 열리는 날엔 바둑판이 모두 한구석에 높게 쌓이고, 누군가 밤새워 이 공간을 단장한다. 3층 공간은 대부분 행정 하는 높은 분들이 자리하신 사무국이다. 4층은 좌우 공간을 또 나누어서 국가대표팀과 프로기사회 사무실로 쓰고 일부는 대회장으로 개방한다. 5층은 바둑TV에서 일하는 분들 전용공간이다. 스튜디오는 1층과 지하 1층에 있다. 한국기원에 기자실은 어디 있을까? 2층 대회장 들어서기 전 입구에서 주위를 잘 살피면 기자실로 통하는 '비밀의 문'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문이 총 세 개다. 우측 두 개는 창고로 통하는 문이다. 과거 6년 전,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가 한 몸이었던 시절엔 전체가 대바협 전무의 집무실이었다. 그분이 홀연 사라지고, 빈 공간이 갑자기 기자들에게 할당되었다. 3층 휴게실에서 탁자를 점거하고 한국기원 여직원들 점심 도시락 반찬을 구경하던 '삼사'기자들에게도 노트북을 펼칠 공간이 생긴 날이다.  ▲ 한국기원 2층 복도에 서면 대국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옆에 '비밀의 문(?)' 세 개가 보인다.
행복한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본디 널찍하게 쓸 수 있는 공간이었다. 바둑까지 둘 수 있는 근사한 테이블과 소파가 있던 호시절도 있었다. 이곳에서 바둑계 소식이 강물처럼 흘렀다. 그러나 어느날 누군가의 지시로 벽이 세워지고 남북이 분단되었다. 한쪽은 창고로 한쪽은 독서실(?)로 개조되었다. 새로 들인 칸막이 좌석은 일곱 개였지만, 누구라도 용건이 없으면 들어서기 불편한 장소가 되었다. 가끔 자기 이야기를 전하던 프로기사들은 변한 공간에 눈살을 찌푸리곤 발길을 끊었다. 매일 바둑뉴스를 전해야 하는 삼사기자들만 기자실에 갇혀 산다. 서로 밀착할 수밖에 없는 공간이라 저절로 친해지는 장점은 있다. 사람이 찾지 않는 골방이라 일하는 척 노트북을 펴놓고, 밀담을 나누기엔 아주 편한 구조다(누군가 들어오면 열심히 글쓰는 척 한다). 9월 중순 그날도 그랬다. "신박 7번기 한다던데 가실 거에요?" 약 한달 후(10월 19일)에 열릴 남해 7번기(박정환 대 신진서) 1차전 출장이야기였다. 딱히 중요한 주제는 아니었지만, 마침 할일을 다 마치고 심심했던 '양딩山'이 먼저 입을 열었다.  ▲ 섬진강 휴게소에 정차했던 한국기원 전용 버스. 7번기 관계자를 태우고, 서울-남해를 왕복했다.
 ▲ 남해까진 대국자와 프로기사들도 버스로 함께 이동했다.
옆에 앉은 '고군분투'는 "고민인데, 아마도 가야겠지."라고 말한다. "남해까지 길이 아주 먼데요?" 딱한 눈빛으로 양딩산을 바라보던 고군분투는 한숨을 쉬더니 조용하게 타이른다. "그래도 우리가 가야 대회가 사는 거야. 아무도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대회 진행하는 사람들도 힘이 빠져." "그런데 혹시 2차전까지 누군가 5-0으로 밀리며 3차전도 가야 할까요? 서로 굉장히 민망할 텐데...."라고 되물었다. 설마 5-0? 당시에는 조크로 던진 말이었다. 그런데 고군분투는 근엄하게 "그런 일이 생기면 더욱더 가야지."라고 힘을 준다.  ▲ 남해 관음루를 비껴가는 노을이 아름다웠다. 다음날 점심을 먹었던 햇살복집은 더 훌륭했다.
양딩산은 정색하고 답하는 선배를 보고 깊이 반성했다. 절해고도, 아무도 안 봐주는 대국장에서 마주할 신진서와 박정환을 상상하니 눈물이 났다. "그래! 내 카메라의 플래시 한방으로 그들의 외로움을 달래주어야지." 마침 기자실에 내려온 한국기원 직원이 "남해로 내려오시면 회는 질리도록 사드릴게요."라며 눈에서 레이저를 뿜는다. 모든 고민이 해소되었다. 결국 삼사 기자 세 명 모두 1, 2, 3차전 모두 남해로 내려갔고, 열심히 플래시를 터트렸다. '신박'의 옆자리에서 밥을 먹었다. 대국을 패한 박정환도 저녁 자리마다 기분좋게 술을 따라 주었다. 때론 신진서 맞은 편에 앉았다. 활활 타오르는 그의 눈빛을 마주하기 부끄러울 때도 있었다. 그래도 양딩山은 고군분투의 조언을 받들어 최선을 다했다. 누군가를 바라보는 것, 그 자체가 사랑의 행위다. 삼사 인터넷 바둑기자들은 바둑팬을 대변하는 사랑의 메신저였다.  ▲ 남해 시내에 골목에 있는 태양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나오는 길이었다. 이국적인 향기를 물씬 풍기는 남해는 길바닥에도 이런 조명을 비춰준다.
 ▲ 1차전을 1국을 끝내고 난 첫 날 저녁, 갱번횟집에서 구경한 남해의 맛.
 ▲ 플래시를 가장 열심히 터뜨려준 기자에겐 박정환 9단이 직접 사랑을 듬뿍 담아 주었다.
 ▲ 남해 이순신 순국공원에 걸린 '난중일기' 플래카드.
남해 7번기 결과는 7-0이었다. 12월 2일 마지막 3차전을 마치고, 유배지에서 다시 서울로 돌아온 기자 몇 명이 을지로(乙支路) 모처에 모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요즘처럼 심하진 않을 때다. 그래도 서로 마스크를 쓰고 알아서 멀찍이 떨어져 앉았다. 모인 기자들 소속과 이름은 비밀이다. 그래도 읽다보면 누가 누군지 아는 사람은 다 알거다. 얼굴을 보자마자 우선 방담에 쓰기 위해 자기가 원하는 대화명을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천만다복(이하 다복)= 천만다행으로 할까? 아니다. 천만다복으로 할래. 올해 외부환경은 나빠졌지만, 좋은 인연과 영감을 주는 책을 많이 만났지. 복이 넘친 한 해였어. 양딩山(이하 양딩산)= 사이버오로 대화명 양딩산입니다. 양딩신 오타였는데 '딩신'보다 '딩산'이 뭔가 듬직해보였어요. 안자크= 다들 19세기 프랑스의 대문호 발자크를 아나. 츠바이크가 쓴 발자크 평전에 "세계에 낮이 끝나는 이 시간이 그의 낮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다섯 시간, 일곱 시간의 고독이 그의 앞에 놓여있다."라는 글귀가 있지. 그도 원래 오락문학의 대가였다네. 꼭 나를 보는 것 같아. 허허. 글쓴이= 방금 "난 감정이 얼굴에 그대로 나와. 덕분에 군대에서 많이 맞았지."라고 말한 분은 '얼굴에 티나(이하 티나)'로 해요. 나머지 참석자는 별다른 의견이 없으니 임의로 고군분투 · 허리케인 · 출입금지 · 피아노C · 개발바람이라고 정합니다.  ▲ 글쓰는 '안자크'가 추천한 올해의 책. 츠바이크가 쓴 발자크 평전.
모두 바둑 동네에 최소 10년 이상 묵은 이들이다. 첫 대화부터 격론이 펼쳐졌다. 티나= 전주집이라고 알아? 냉삼겹으로 유명한 곳이지. 골목에 숨어 있는 맛집이라 나 아니며 찾아가기도 어려워. 양딩산= 아니, 오랜만에 을지로까지 나왔는데 삼겹설이라뇨~~ 최소한 양대창은 돼야죠. 소문을 들으니 이 부근은 양미옥과 오발탄이란 맛집이 있다던데.... 다복= 방담은 원래 '빵담' 아니었나? 누가 가서 신선한 식빵이라도 사와.  ▲ 서울숲에 가면 이런 식빵도 판다.
 ▲ 이건 남해 독일마을에서 맛본 빵들이다.
채식을 고수하는 다복을 위해 고기는 피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바로 무시되었다. 갑론을박. 초반 포석도 없이 눈사태정석이다. 사이버오로 콘텐츠팀장은 법카(법인카드)를 들고 깊은 고뇌에 빠져있다. 부들부들 떨고 있는 그의 손을 누군가 살포시 잡았다. 양딩산=그거 들었나? 예전 월간바둑 舊 편집장이 회식 겸 왕십리 유명한 곱창집 맛을 보자고, 간만에 큰 맘 먹고 법카를 모 기자에게 주었다지. 그런데 그 기자가 돼지 곱창만 5인분을 사와서 한국기원 지하 2층에 매장되었다는군. 돼지에 현혹되지마. 최소한 '소'로 가야 살아나갈 수 있어, 양딩산이 가슴에 품은 비수까지 살짝 훔쳐본 허리케인도 한마디 거들었다. "여긴 왕십리 유래회관과 대도식당에 길든 혀들이야. 방심하지 말게. 그리고 내년이 소의 해인건 알지?" 세 명이 밀담을 나누는 중에 다른 곳에선 이미 방담이 시작되었다.  ▲ 왕십리 소고기 맛집은 바로 이곳이다.
 ▲ 한국기원 근처엔 돼지고기 맛집도 많다.
고군분투(이하 고투)= 97년 4월이라고? 아직 바둑계 밥 먹은 지 30년도 안 되었구먼." 다복= 바둑신문이었나? 고투, 네가 들어올 때 내가 면접을 구경했지. 난 언제 바둑계에 들어왔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야. 티나= 기억력이 정말 형편없군. 난 양딩산이 입사한 날도 난 선명하게 기억해. 아 맞다. 피아노C는 원고 언제 줄꺼야? 허리케인(이하 케인)= 그런데 최근 갑자기 생긴 기사회 투표는 뭐지? 핸드폰 녹음이 정지되었고, 20분이 흘렀다.(통편집) 고투= 코로나시대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는 서로 이렇게 발전해야 해. 첫째로.... 30분 이상 강의(?)가 이어졌다. 다복=아하! 좋아, 좋아. 대바협에게도 그런 방법이 있었군. 대단한 발상이야~ 피아노C= 내후년에 의정부 이전은 하는 거에요? 다시 녹음을 정지하고, 20분이 흘렀다.(통편집) 하긴 2020년 12월호를 마지막으로 폐지한 월간바둑 기자방담 코너도 이런 식이었다. 모이면 쓸데없는 잡담이 90%를 차지한다. 결국 재미는 있지만, 기사로 담을 수 있는 내용이 하나도 없다. 과거 연필을 짓누르며 받아적다가 결국 매달 소설을 써야 했던 담당기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월간바둑 기자방담이 폐지된 이유를 충분히 짐작하겠다.  ▲ 이 지도는 왜 여기서 나올까.
 ▲ 남해에 내려간 신진서 9단. 지도기를 앞두고 정장으로 갈아입고 나오는 중이다.
잡담이 이어지며 방담용 제한시간이 눈녹듯 사라졌다. 설왕설래를 지켜보던 출입금지(이하 출금)가 분연히 일어서서 장내를 정리한다. 그러나 서로 자기 이야기를 하느라 누구도 귀담아듣지 않았다. 출금= 잠시만요. 이번에 제가 미리 다섯 가지 주제를 준비했습니다. 농심신라면배 박정환 시간패, 삼성화재배 신진서 터치패드 사건, 또 천재 소녀의..... 양딩산= 천재 소녀 이야기는 빼자~재미없다. 고투= 뭐야? 다 우리가 기사에서 여러 번 썼던 내용이잖아. 뭘 다시 리바이벌해. 그냥 내가 쓴 기사를 참조해. 출금= 그래도 이번 방담을 위해 특별히 사이버오로 개발팀 팀장(개발바람)님까지 모셨습니다. 티나= 오~ 이분인가? 잘생기셨어. 자세히 보니 최수종하고 닮았군. 피아노C= 최수종요? 어후~~정말 옛날사람 티 나요. 온라인 대회진행과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질의응답이 오래 이어졌다. 처음에 여유롭게 미소짓고 들어온 개발바람은 진지하게 답을 하다가 특유의 팔자 눈썹이 나왔다. 개발바람(이하 바람)= 외부에서 보면 누구나 시스템 오류라고 생각하실 거에요. 그런 오해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대회 전날엔 거의 잠을 못 잤습니다. 악몽까지 꿨어요. 사이버오로에선 한국기원 기전팀이 원하는대로 만들어 지원해주었습니다. 그래도 상상할 수 없는 사고가 생기니 저도 기가막혀요. 아까 누차 말씀드린 대로 이런 부분이 프로그램 오류는 아닙니다. 일단, 지금까지 문제가 생겼던 부분은 다시 보완해서 전해주었습니다.  ▲ 골치아픈 이야기는 빼고....일단,
다복= 기술적인 문제는 그렇다 치고. 내 생각엔 심판의 대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결국 경기를 컨트롤하는 사람이 심판 아닌가? 다른 종목 비디오심판도 있잖아. 뭔가 사고가 터졌을 때 정지시키고 대국장을 정리해야지. 우리 바둑심판은 도대체 뭘 하는 거야? 출금= 삼성화재배 1국 터치패드 사건은 특히 심판 역할이 중요했어요. 신진서도 마우스미스가 아니라고 확실히 말했죠. 사건이 터졌을 때 바로 심판이 대국을 정지하고 재대국을 선언하거나 시간 조정 후 이어두기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요. 양딩산= 모 유튜버는 같은 삼성기종 노트북이라고 터치 실험까지 하던데. 정말 웃기는 쇼였어. 현장에서 대국을 마치자마자 한국기원 기전팀장이 올라와 그 노트북 터치패드가 선으로 클릭되는 걸 재현했어요. 국가대표팀 코치 두 명과 기자들이 다 지켜봤죠. 바람= 노트북은 기종마다 패드 입력방식은 다 다르고 정밀하게 분류하면 터치방식만 60개가 넘어요.  ▲ 삼성화재배 결승전을 마치고 인터뷰하는 신진서. “마우스 문제는 아니었고, 노트북으로 연결했으니까 터치패드가 있는데, 터치패드 문제만 없었으면 됐다. 마우스 미스일 확률은 없었다. 터치패드에 (선이) 끌린다는 사실을 빨리 알았어야 하는데 실수하고 나서 알게 됐다.(하략)"
양딩산= 이세돌-알파고 때 아자황처럼 바둑판에서 대국하는 중계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안 될까?" 바람=중간에 둔 시간을 전해주는 방법이 난감하죠. 착점 순간 바로 컴퓨터에 시간이 찍혀야 하는데...그리고 저번 삼성화재배 결승처럼 인터넷 국제망이 끊어지면 마찬가지로 시간 딜레이가 생기죠. 알파고 대국에선 서로 시간패는 없기로 계약했어요 고군= 아자황을 두려면 당분간 모든 바둑을 타임아웃제로 바꿔. 응씨배 방식으로 벌점제 두고 하면 자기 시간만 체크하면 되잖아. 초읽기 신경 안 써도 되고.... 다복= 과연....잉창치 회장이 선견지명이 있었어. 티나= 앞으로 한국기원도 사이버오로에 협조만 구하지말고, 정식으로 계약하고 대회를 진행하는 게 좋아요. 이후에 또 문제가 생기면 모두 사이버오로 책임으로 몰면 되니까....하하. 팔자눈썹이 십일자눈썹으로 변한 개발바람은 일이 바쁘다면서 나가버렸다.  ▲ 아자황식 바둑중계는 불가능한가?
고투= 모인 김에 기록 이야기 좀 하자. 도대체 바둑리그는 출범이 2003년 드림리그야 아니면 2004년부터야. 작년까지만 해도 2004년 출범이라고 한국기원과 바둑TV 담당자하고 이야기했는데 올해는 또 기록 산정이 다 2003년부터야. 이건 문제 아닌가? 출판팀, 편집팀, 기전팀의 기준이 다 다르면 우리 기자들은 기록을 어떻게 쓰냐고. 안자크= 뭘. 그렇게 세밀하게 따지나. 그냥 즐겨. 바둑리그 새 시즌이 시작하니 새 학년 새 학기를 맞는 상큼한 느낌이야. 이번 리그는 좀 재미나던데. 오더만 보면 막상막하고 긴장감이 넘쳐. 케인= 그건 그렇고, 이번 남해 7번기는 어땠어? 출금= 다른 걸 떠나 버스 타고 긴 거리를 이동하는 게 정말 고역이었죠. 또 대국을 마치면 바로 차로 이동하니 일하기도 몹시 어려운 환경이었어요. 양딩신= 그래도 독일마을 맥주는 아주 맛있었지.  ▲ 죽기 전에 마셔야할 맥주도 한 세트 들고 왔다. 한 병당 가격이 만 원이라 좀 쓴맛이다.
 ▲ 남해 독일마을에서 내려다본(?) 하늘.
양딩산= 박정환 9단이 져서 댓글로 비난한 팬들이 많았지. 그래도 이왕 시작한 김에 라이벌끼리 번기 승부는 자주 열었으면 해. 지금 바둑계는 토너먼트 대회가 사라지고, 리그가 중심이 되면서 스타플레이어까지 증발했어. 토너먼트 대회가 많아야 기사들 개인 캐릭터가 부각되는데 리그에선 무명기사가 몇 연승을 해도 느낌이 안 와. 이번에도 7번기가 없었다면 과연 세대교체가 되었는지 긴가민가 했을 거야. 안자크= 역사상 이런 식으로 일인자 교체가 된 적은 없었지. 과거엔 한쪽이 기울더라도 시간을 두고 타이틀을 주고받는 여유가 있었어. 다복= 2020년은 일찍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이 많이 생겼네. 신진서가 특출난거지. 예전 입단 3년 차도 되지 않아서 렛츠런파크배에서 우승했잖아. 이후에 인공지능이 나오면서 날개를 달았지. 그나저나 커제와 신진서는 진짜 10번기를 하는 거야?" 고투= 중국은 기원이 아니라 CCTV쪽에서 적극적으로 신-커 대결을 추진했나봐. 최근 스포츠중계 앱을 개발했는데 이번 삼성화재배 결승전이 조회수 대박을 쳤다고 하네. 출금=난 CCTV담당자에게 직접 물어봤어. 한국기원과 CCTV는 의지가 있는데 중국기원 수뇌부에서 반대해서 없던 일로 되었다네. 대신 커제-최정 칫수고치기 이야기는 나와. 총상금 3억 정도로 물밑 교섭중이래. 양딩신= 쉿! 그건 비밀 아니야? 아직 확정은 안 되었으니....  ▲ 신진서 팬들이 대국장에 플래카드를 걸었다. 이번 남해 7번기는 박정환에겐 심리적으로 어웨이 경기였다.
피아오C=이번 남해 7번기 내려가선 옆자리에 박정환 9단과 많이 앉았는데 알고보니 대식가였어. 정말 잘 먹어서 옆에서 보기 좋았어. 양딩산=신진서 9단은 입이 짧던데? 회에는 젓가락이 가는데 장어를 꺼리더군. 삭힌 홍어는 먹을 수 있을까? 안자크=그래? 다음에 한국기원 근처 홍탁집에 같이 가자고 말해보자. 티나= 그나저나 오늘 저녁은 어디로 가지. 그냥 여기서 치킨이나 배달 시켜? 허리케인= 오늘 방담도 우리끼리 재미났지만, 쓸 수 있는 내용은 거의 없군. 크크. 다복= 그럼 이제 방담은 끝난 거지? 아까 나온 기발한 이야기들, 기자수첩 여백이 부족해서 다 적지 못했네. 하여간 다섯 시간을 떠들었더니 목이 칼칼하다. 빨리 맥주나 마시고 9시 전에 집으로 가자. 모두 나처럼 복 많이 받고, 새해에도 재미난 소식들 전해줘~  ▲ 다복의 기자수첩. 그는 몇 년 전부터 신진서 신봉자였다.
 ▲신진서가 손을 안 댄 장어와 신선한 굴은 모두 양딩산의 차지였다.
 ▲ 한국기원에서 약 100미터 떨어진 홍탁집.
 ▲ 비 온 후에 나오는 무지개처럼. 2021년 바둑계는 구름 위로 활짝 뻗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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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팍스이스트 | 3단 | 10조4200억 |
| 자작나무♡ | 7단★ | 3조7889억 |
| 뉴욕n뉴욕 | 4급* | 2조554억 |
| 한솔현현로 | 7단* | 2조479억 |
| 버려야산다 | 11급 | 1조9520억 |
| 운명아비켜 | 4단* | 1조8399억 |
| 충청도요정 | 25급 | 1조5793억 |
| 비비빅 | 11급* | 1조4399억 |
| 우리연못^^ | 2단* | 1조2660억 |
| 별빛누리★ | 6단 | 1조2611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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