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이 느껴지는 상대! 박정환, 8강 고지 선점
'완벽'이 느껴지는 상대! 박정환, 8강 고지 선점
7일 저녁에는 홍성지-박지은이 대결하는 16강 2경기 열려
[맥심커피배] 박주성  2017-02-06 오후 10:21   [프린트]
▲ 16강 첫 대국에서 박정환이 승리해 가장 먼저 8강에 올랐다.


눈을 돌리면 까마득한 절벽 밑자락이 희미하다. 흔들흔들 가벼운 걸음으로 앞서가는 상대의 뒷모습을 보면서 조바심만 더하다가 어두컴컴한 산길로 들어서면 불안감이 극에 달한다. 잡힐 듯 사라지는 상대의 그림자를 더듬어 한발한발을 따라갈 뿐, 마지막 순간 지름길이 나타나도 그곳을 바라볼 여유조차 없다.

'완벽'이 느껴지는 상대, 알파고나 박정환을 만날 때 느끼는 공포감이 이런 것일까? 이제 상대전적은 이영구가 4승10패. 박정환이 입단 1~2년차때까지 이영구의 3연승은 기분좋았지만, 09년부터 13년까지는 무려 1승9패로 밀렸다. 이후 3년 6개월만에 치른 공식대국, 맥심커피배 16강에서 다시 박정환이 이겼다.

2월6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8기 맥심커피배 16강 첫 대국에서 박정환 9단은 이영구 9단을 상대로 171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뒀다.


▲ 알파고에 가장 근접한 인간. 박정환은 중반까지 완벽한 행마로 판을 주도했다.


▲ 맥심커피배 16강전. 중반부터 박정환 선수가 주도권을 쥐고 앞서나간 흐름이었다.

이 대국 초반은 이영구의 의욕적인 작전이 돋보였다. 박정환도 "포석은 내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백이 한점 잇는 수(백 52수) 타이밍이 약간 빨라 흑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중반은 박정환이 계속 앞서가다가 종반 무렵은 유리한 박정환 선수가 실리로 더 버티면서 허점이 드러났다. 마지막에 기회는 왔지만, 복잡한 싸움을 앞두고 이영구 선수가 사활을 착각해 바로 돌을 거뒀다.

국후 박정환은 "마지막은 백이 중앙에 집내는 게 커 보였다. 좌변돌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결정하지 못해 중앙으로 손을 돌렸는데 대변화가 일어날뻔했다. 백이 잘 뒀으면 어려운 장면이었다. 이 부분은 복기를 해봐야 알겠다."라고 총평했다.

7일 저녁은 홍성지 9단과 박지은 9단이 대결하는 16강 2경기가 열린다. 송태곤 해설자는 "박지은 선수가 최근 기풍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홍성지 선수와 대국은 초반 실리다툼이 치열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24강으로 시작한 맥심커피배 본선엔 전기 우승ㆍ준우승자(이세돌ㆍ원성진 9단)와 카누 포인트 상위 6명(박정환ㆍ김지석ㆍ박영훈ㆍ강동윤ㆍ최철한ㆍ홍성지 9단)이 16강 시드를 받았다. 또한 양재호ㆍ김성룡 9단은 후원사 시드를 받아 대회에 출전했다. 모든 대국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7시부터 사이버오로 대국실에서 수순중계하고, 바둑TV에서 생방송한다.

제18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은 동서식품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10분에 4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대회 총규모는 1억 8,500만원이며 우승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2,000만원이다.


▲ 맥심커피배 16강 1경기. 박정환이 흑으로 대국을 시작했다.


▲ 백을 든 이영구는 알파고를 생각나게 하는 포석을 준비해 돌을 높게 띄웠다.


▲ 이영구는 마지막 공격도중 사활을 착각해 돌을 거뒀다. 박정환의 8강 진출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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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석애인 ｜  2017-02-07 오후 5:17:00  [동감0]    
골푸 우승상금 13억 메이져 100억인데 바둑 우승상금 5천만 메이져 3억인데 바둑 둘맛이 나긋소...박9단은 그져 취미로 재미삼아, 노니 아본다는 심정으로 둬도 한국1위임니다,,, 너무 그러지 마시오 영남대 사태로 나라도 어지러운데..참고로 박정환 대구출신임니다,,,
덤벙덤벙 서미석애인님, ^^ 나도 초중고를 대구에서 나왔어요. 同鄕이라면 더욱 채찍질을 하여 명실공히 세계1위를 하도록 해야지 그렇게 감싸서야 어디 일이 되겠어요? 스포츠에서 종목별 상금 차이는 어쩔 수가 없는 것이고 그것 때문에 趣味삼아 대강대강 둔다고요? 소가 웃겠소. 같은 대구 사나이 배상문이 美PGA투어에서 두 번이나 우승하였을 때 내가 얼마나 좋아한지 아시요? ㅉㅉㅉ  
덤벙덤벙 ｜  2017-02-07 오전 6:16:00  [동감2]    
박정환, 내가 좋아하고 기재가 출중한 한국 최고의 기사이다. 그러나 왜 세계 대회에 나가면 번번히 물러날까? 랭킹도 현재 세계2位로, 작년 11월까지는 커제보다도 높은 世界1位였다(배태일 박사). 마치 1988년 서울올림픽 때 탁구로 이름을 날렸던 안재형/자오즈민의 아들 안병훈이 어제 아침 잘 나가다가 일곱 홀을 남긴 파4, 11번 홀에서, 좋은 라이의 페어웨이에서 206야드(190미터)를 남기고 그린에 올려 파만 하여도 한 타 차 선두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음에도 엉뚱하게 물로 보내며 우승 상금 13억 7천만원(히데키 마츠야마, 日)이 2억 4천만원(6位)으로 줄어든 것과 같은 현상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왜 1998년 U.S.여자오픈 우승자 박세리가 비오는 밤에 공동묘지를 갖다오면서 담력을 키웠던 것처럼 정신 훈련을 하지 않는 것일까 (중학생 때 그렇게 훈련을 시킨 아버지 박준철씨도 대단하지만 그걸 순순히 따른 박세리는 더 위대하다)? 박정환은 바둑 연습도 중요하지만 정신력(mental power)을 키우지 않으면 앞으로 세계 대회에서 영원히 우승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세돌의 세계 대회 14승은 더욱 요원(遙遠)해 보인다. 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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