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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수에 묘수로 맞선 박정환의 수읽기
후지쯔배 결승 집중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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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첫 세계챔프의 꿈이 이뤄졌다! 입단부터 모든 이들에게 될성부른 떡잎임을 증명해보였던 박정환 9단이 입단 5년 만에 세계무대 정상에 오르면서 차세대 선두주자임을 만천하에 선포했다. 이른 나이에 국내기전을 하나 둘씩 접수한 것을 시작으로 입단 5년 안에 세계무대를 제패한 박정환 9단의 발걸음은 과거 이창호, 이세돌 9단이 이뤄왔던 엘리트 코스와 무척 흡사하다. ‘포스트 이세돌’이라 불리며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그가 이젠 세계무대에서 얼마만큼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큰 기대를 걸게 한다. 결승국답게 묘수에 묘수로 대응했던 후지쯔배 결승국을 집중조명으로 다시 감상해보자. 제24회 후지쯔배 결승전 ●박정환 9단 ○치우쥔 9단(中) 장소: 일본 오사카 날짜: 2011년 8월 14일 결과: 223수 흑불계승  좌상귀 정석에서 변화를 구하려다 흑이 정확히 맞받아치는 바람에 백이 시원찮은 초반 진행이 됐다. 하지만 우상귀 정석을 진행하다말고 흑10으로 응수를 물어본 수는 하마터면 대세를 그르친 완착이 될 뻔했다. 흑10의 단수에 백은 어떻게 두는 것이 최선이었을까? 실전은 백1, 3으로 순순히 받았다. 하지만 이 진행은 흑이 상변 삶을 확실히 하고 선수로 큰 자리를 차지해 애초 흑의 의도가 충분히 반영됐다. 백13의 무리한 벌림은 초반 포석에서 뒤진 백의 초조함을 대변하고 있다. 백1로 잇는 수는 흑의 주문이다. 이하 흑4로 뛰어나가게 되면 딱 보더라도 흑의 유리한 싸움이다. 백1로 잇는 수는 생각하기 힘들다. 일견 당연해보였던 실전진행1의 백1, 3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백1까지만 해놓고 흑2때 손을 뺐으면 어땠을까? 백3으로 바짝 압박한 뒤 백5로 걸쳐가는 흐름이 괜찮다. 흑10으로 때린다면 계속 손을 빼고 백11의 큰 자리를 차지해나가면 된다. 이렇게 진행된다면 초반 좌상귀 정석 실패를 확실히 만회한 모습이다. 사실 흑▲의 응수타진은 위험한 수였다. 계속되는 실전진행이다. 백1로 날일자 씌워 우변 흑돌을 압박하자 흑은 사활에만 급급하지 않고 2로 건너붙여 반격을 가한다. 이하 24까지 얽히고설키는 필연적인 육박전이 전개됐는데 흑24 다음 백의 한 수가 또 한 번의 중대한 갈림길로 작용한다. 백의 다음 한 수는 어디였을까? 이왕 버티기로 각오한 몸이었다면 실전진행2 백13은 본 참고도처럼 백1로 치받아 반발하는 것이 좀 더 나았다. 흑2로 받아준다면 손을 빼고 백3으로 급한 불을 끈다. 손을 뺐기 때문에 흑4의 응징은 당연해보이지만 막상 백5로 건너붙이고 7로 끊으면 흑의 다음 수가 마땅치 않은 모습이다.  흑1로 빠졌을 때 백2로 잡은 수는 이 판의 패착이라 봐도 무방한 결정적인 실착이었다. 마치 함정인 줄 모르고 먹잇감을 덥석 물어버린 꼴이라 해야 될까? 흑 석점은 A의 선수성 끝내기가 남아있어 집으로도 크지 않은 자리였다. 흑9, 11로 넘어가게 되자 백은 전형적인 양곤마 형태가 돼버렸다. 백18까지 동분서주하지만 흑의 공격을 아무 피해 없이 막아내기가 무척 힘든 모습이다. 유혹의 결과로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흑1로 빠졌을 때 백은 2로 막아두는 것이 최선이었다. 양곤마로 몰린 실전진행과는 하늘과 땅 차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백은 실전심리상 흑5까지 꽁꽁 싸발리는 모양이 썩 내키지 않았던 것 같다. 중앙 백대마는 보는바와 같이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르게 된다. 대마에 가일수하지 않고 백1로 뛰어든 승부수에 흑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흑6, 8의 치중을 작렬시킨다. 거대한 백대마가 전부 몰살당한 모습이다. 그러나 역시 치우쥔 9단은 결승까지 올라올만한 실력이 있었다. 백9의 일선 묘수가 등장하면서 이 백대마는 쉽게 죽지 않게 된다. 보는 바와 같이 평범한 수로는 백대마를 살릴 수 없다. 백1로 빠지면 흑2로 파호해 두 집을 낼 공간이 마련되지 않는다. 백5로 끊어보아도 흑8까지 아무 수도 나지 않는다. 백△가 묘수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흑1로 막아가게 된다면 이젠 6으로 끊는 수가 절묘하게 성립되는 것을 알 수 있다. 10까지 흑이 순식간에 망한다. 백△의 묘수에 흑1과 같이 쉽게 대응하는 것은 안 될 말이다. 백2로 넘어가게 되면 백A와 B가 맞보기 형태다. 이러면 형세가 대번 이상해진다. 하지만 박정환 9단은 묘수에 묘수로 맞서며 위기에서 벗어난다. 흑1로 끊어간 수가 백의 일선묘수를 타파한 멋진 수로 백은 어쩔 수 없이 두 점을 선수로 떼어줄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백8까지 살았지만 선수를 잡은 흑이 마지막 큰 자리인 9로 잠입했다. 역전은 없다. 흑1에 백2로 잡게 된다면 이젠 3으로 막는 수가 성립한다. 참고도6과 비슷한 진행일 것 같지만 흑1이 절묘하게 자충 역할을 하고 있다. 백1로 밀어가 중앙의 수를 늘리면 어떨까? 이하 흑16까지 빈축의 형태로 백말을 전부 잡을 수 있다. [글 ㅣ 김상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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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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