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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가 더 두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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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안에 두는 초속기 기전 바둑리그는 다른 기전에 비해 이변이 많이 나온다. 이는 시간이 없다 보니 실수가 잦은 탓이다. 좋은 수를 찾는 것보다 큰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 결정적인 실수 한번에 바둑이 그대로 끝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3위 신성건설이 8위 대방 노블랜드를 2 : 0으로 앞선 가운데 맞은 8라운드 3경기 3국. 최원용 선수(신성건설)가 대방 노블랜드 1지명 박영훈 선수를 중요한 길목에서 만났다.  KB국민은행 2007한국바둑리그 8라운드 3경기 3국 백: 최원용 5단(서울 신성건설) 흑: 박영훈 9단(전남 대방 노블랜드) 장소: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 날짜: 2007년 8월 9일 결과: 216수 끝, 백불계승 장면 (강자에 더 강한 최원용) 최원용 선수는 한국랭킹4위 박영훈 선수를 맞아 전혀 주눅이 들지 않은 눈치다. ‘강자와 만나면 더 편하다’고 말하는 최원용은 정말 강자에 더 강한 모양이다. 이 바둑은 하변이 유일한 승부처였다. 우하귀에서 좌변쪽으로 뻗어 나온 아직 덜 살아 있는 흑 대마를 최원용 선수가 괴롭히고 있는 상황이다. 박영훈 선수가 흑1로 나간 것은 기세상 어쩔 수 없는 일. 백12까지 진행은 서로 최선일까? 참고도1(나간 이유) 애당초 흑1로 따내긴 싫다. 바깥 탈출이 막히면 안에서 웅크리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굴복하고 살면 형세도 좋아질 리 만무하다. <장면>에서 흑1로 나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참고도2(백이 즐거운 느낌) <장면> 흑7로 그림처럼 흑1로 단수칠 수도 있었다. 그러면 백은 2로 흑 두점을 잡아야 하고, 흑도 백 한점을 빵때리고 마무리짓는다. 헌데, 이 결과는 흑보다는 백이 좀 즐거워 보인다. 박영훈 선수도 비슷한 느낌이 들어 이를 피했으리라. 참고도3(흑1은 무리) 백△ 단수에 박영훈 선수가 곧바로 흑1로 나가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이어 흑3 양단수를 치더라도 별게 없는 탓이다. 어차피 단수로 몰린 중앙 흑돌을 버릴 수 없으므로 백 한점 빵때림을 할 수 없지 않은가. 결국 중앙에서 전투를 벌어야 하는데, 백은 언제든지 A로 끊어 잡고 사는 맛이 있으니 흑이 불리하다. 더군다나 흑은 당장 귀를 살려야 하는 상황이라 더욱 곤란한 모습이다. 참고도4(반발하지 못한 사연) 이번에는 흑1에 붙여 왔을 때 최원용 선수가 2선으로 물러선 까닭을 알아보자. 일감은 백2로 젖히는 반발이다. 그러면 흑은 3에 끊는 한수. 이때 백은 오른쪽 단점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물러서야 한다. 결국 흑한테 주기 싫은 빵때림을 허용해야 한다는 얘기. 이것은 한눈에 백이 불만인 결과라 하겠다. 최원용 선수가 백2를 두지 않은 까닭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참고도5(흑, 싸울 수 있다) 흑1로 끊은 수에 대해 백이 2로 잡긴 어렵다. 흑은 언제든지 A로 빠져 오른쪽 백△ 두점을 수중에 넣고 대마를 살릴 수 있다. 이처럼 삶에 대한 보장이 생겼으니 중앙 전투를 마음껏 할 수가 있지 않겠는가. 실전진행(백 우세) <장면>에 이은 실전 진행이다. 박영훈 선수는 흑1 단수로 몰아 대마를 살린 다음 흑3에 늘고 선수를 잡았다. 헌데 백2로 흑 두점을 따낸 모습이 너무 훌륭했다. 최원용 선수는 인터뷰에서 “두점을 따낸 시점에서 좋아졌다.”고 밝힌 바 있다. 백은 달리 뒀어야 옳았다는 얘기다. 참고도6(흑, 최선) 최원용 선수는 흑1로 먼저 빠져야 했다고 주장. 그런 다음 중앙을 석점으로 키워 죽이는 게 올바른 수순이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흑9로 늘어 아래쪽 백 두점을 추가로 잡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란다. 비록 실전과 달리 선수를 백한테 넘겨주더라도 흑은 두 군데에서 빵때림을 한 모습이 괜찮다는 것. 이처럼 진행됐으면 흑도 둘만하다는 게 검토실 기사들의 중론이었다. 참고도7(백 망함) 백△ 두점을 살리려고 하면 곤란하다. 수순에서 보듯 흑8까지 백이 크게 잡혀 버린다. 이것은 백이 완전히 망한 그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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