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게임, 울산 디아채에 2 : 1로 앞서!
한게임, 울산 디아채에 2 : 1로 앞서!
나종훈, 졌지만 중견의 힘을 보여준 한판
[2007한국바둑리그] 최진용  2007-05-20 오전 02:46   [프린트]


2라운드 4경기 경기 한게임 : 울산 디아채

<제2국> 안조영 9단 : 강동윤 5단 225수 끝, 강동윤 흑불계승
<제3국> 송태곤 7단 : 나종훈 6단 282수 끝, 송태곤 흑10집반승


오늘도 경기 한게임이 한발 앞섰다. 한게임은 19일, 2라운드 4경기 이튿날을 맞아 울산 디아채에게 2국을 내 줘 어제 올린 포인트가 사라지는 듯 싶었다. 허나 곧이어 열린 3국에서 다시 만회하며 상대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다. 중간 스코어는 2승 1패.

이제 한게임은 앞으로 남은 두판 중 한판만 더 이기면 마침내 기다리던 1승에 입맞춤을 한다. 울산 디아채로서는 두판을 모두 이겨야만 1승을 얻을 수 있는 불리한 상황이다.

KB국민은행 2007한국바둑리그 2라운드 마지막 경기. 한게임과 울산 디아채 모두 1라운드에서 패해 더욱 치열한 승부다. 19일 벌어진 두판만 놓고 보면 우열을 가리기 힘든 팽팽한 접전이었다.

먼저 열린 7시 대국에서 울산 디아채 강동윤 선수(사진 오른쪽)는 초반, 우상귀 접전에서 흑19라는 독특한 수를 두며 의욕적인 출발을 보였다. 허나 결과적으로 그 수로 인해 바둑이 한게임 안조영 선수한테 좋은 흐름으로 만들어졌다. 평소 엷고 발빠른 바둑을 구사하던 강동윤 선수는 이날 바둑에서만큼은 지나칠 정도로 두터움을 들고 나왔다. 반면 두터운 기풍을 지닌 안조영은 자기 페이스대로 국면을 꾸려나갔다.

중반, 좌하귀에서 강동윤 선수가 어이없는 착각을 일으켜 순식간에 '안조영 우세'로 굳어졌다. 그런데 안조영 선수도 막판 초읽기에 몰리면서 사소한 실수를 몇 차례 두는 바람에 강동윤 선수가 턱밑까지 추격해 오도록 기회를 줬다. 이제 마음이 조급해진 안조영은 우변 흑 대마 공격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허나 여기서 강동윤의 역습에 걸려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으니….

우여곡절 끝에 강동윤이 승리를 함에 따라 울산 디아채는 어제의 패배를 만회하면서 한 숨 돌릴 여유가 생겼다.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간 만큼, 바통을 이어받아 3국에 들어가는 울산 디아채 나종훈 선수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반면 앞서던 한게임으로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의지로 송태곤을 내보냈다. 최근 몇 년간 성적이나 분위기로는 송태곤의 승리가 유력했으니, 기대는 더 클밖에.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내용은 정 반대로 흘렀다. 초반부터 고전을 면치 못한 쪽은 송태곤. 설상가상으로 끝내기에 들어갈 무렵까지도 좀처럼 집으로 송태곤 선수가 질만큼 뒤져 있었다.




위기가 곧 기회라 했던가. 정상적으로 계가 하면 안 되는 상황에서 송태곤의 뇌리를 전광석화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게 있었으니, 이름하여 묘수! 흑187, 189로 송태곤은 정확히 숨은 그림을 찾아낸다. 문제가 된 우변을 확대한 위 그림을 보자.

실전 흑187, 189에 해당하는 수가 바로 그림 왼쪽의 흑1, 3이다. 미처 이 수를 못 봤던 나종훈 선수가 막판 초읽기에 몰려 허겁지겁 백4, 6으로 받았지만 이미 수가 난 상태다. 흑7에 이어 백A로 따냈지만 흑5로 다시 몰려 꼼짝없이 위의 백돌이 비명황사하고 말았다. 최강은 오른쪽 그림처럼 백4로 막는 것. 그러면 패가 난다. 이것은 백 대마만 걸린 흑한테 꽃놀이패다. 실전이 이렇게 흘렀더라도 바둑은 흑이 이겼을 터.

울산 디아채로서는 무척 아쉬운 역전패가 아닐 수 없다. 어제 백홍석 선수에 이어 또 다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으니 당연한 아쉬움이다. 물론 얻은 것도 있다. 나종훈 선수가 쉽게 밀릴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고 초반부터 국면을 리드하며 잘 싸웠다. 결코 녹록치 않은 중견 강호임을 외치면서 충분히 한몫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앞으로 김영환 감독이 나종훈 선수를 얼마나 기용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제 20일엔 2라운드 마지막 경기 승자팀이 나온다. 일요일 밤 7시와 9시에 이정우(한게임)-박승화의 4국과 온소진-고근태(울산 디아채)의 5국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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