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딛고 올라선 승착ABC
벼랑끝 딛고 올라선 승착ABC
[제5회 응씨배 결승5번기 제1국] 한창규  2004-12-27 오전 11:36   [프린트]


최철한이 우승 혈통을 계승할 것인지, 창하오가 맺힌 응어리를 풀 것인지.
창설 때부터 줄곧 한국이 패권을 독차지한 응씨배. 한국바둑의 중흥을 낳은 효자기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빛나는 업적을 잇기 위해 약관의 최철한이 당차게 나섰다. 개인적으로도 세계대회 첫 우승에 도전.

상대는 창하오. 조훈현 이창호에 밀려 5번의 세계타이틀전에서 번번이 분루를 삼켰던 불운아. 고 잉창치 선생의 유지를 받들고, 또 55개월 동안이나 굶주진 중국바둑의 희망을 짊어졌다.
40만달러를 향한 일생일대의 승부, 세계최대 타이틀의 주인공은?

제5회 응씨배 결승5번기 제1국
○창하오 9단(중국) ●최철한 9단(한국)

- 장소 : 소공동 롯데호텔
- 날짜 : 2004. 12. 26
- 결과 : 227수끝, 흑불계승



※기보 안보이시는 분은 여기 클릭


장면1 (대반전의 실마리)

시종 긴장된 표정의 양웅. 그래도 수차례 패싸움으로 충돌하는 등 기세가 충만했다. 큰 승부에 명국 없다고 하지만 대체적으로 수준급 내용을 선보였다.
초반 전투에서부터 조금씩 밀려오던 최철한이 대반전의 실마리를 잡아낸 곳은 우변. 풍족한 마음인 창하오가 우상귀를 제압했을 때 흑2부터가 벼랑끝을 딛고 일어선 승착이 됐다.









참고도1 (섣부른 마무리)

어떻게 두어도 이긴다고 생각했을까. 우상귀를 제압한 창하오의 △는 경솔했다. 아니, 최철한의 ‘준비된 수’를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으니 그 심정이 이해도 간다.
흑1 정도가 삭감의 한계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었을 것이다. 설령 좀더 강하게 A로 두어 오더라도 백B로 받아서 승리는 내 것이 아니냐고….







참고도2 (백승 확실시)

보고 또 보고, 읽고 또 읽어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 중차대한 순간에 창하오는 미끄럼을 탔다.
확실한 마무리는 백1. 이 한수로 흑의 진출로를 막을 수 있다. 우상귀는 흑2 등으로 그럭저럭 살려 주겠지만 광활한 우변을 집으로 닦으면 백의 패배는 꿈도 꿀 수 없다. A의 곳 패도 백의 승리에 힘을 실어준다.







실전진행1 (삭감의 콤비네이션)

털끝만큼의 틈을 간파한 건곤일척의 승부수. 승부호흡이 살아숨쉬지 않고서는 쉬이 떠오르지 않는다. 백1이 불가피할 때 흑2가 앞서 끊어둔 수와 콤비네이션. ▲와 더불어 승착이 된 삭감의 ABC였다.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챈 창하오는 백3, 5로 버텼으나 결국 패를 이기지 못했을뿐더러 승부에서도 졌다.







참고도3 (더 큰 아픔)

백1로 이으면 우변쪽은 그리 심하지 눌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흑2, 4를 얻어맞는 건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온다.
우하 패싸움과의 관계도 있어 차마 이렇게 굴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참고도4 (타개 가능)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수단이 차단하는 백1. 이 수에 대해서는 흑2, 4가 주르륵 놓인다.
흑에게는 A～C 중 한곳이 절대적으로 듣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타개가 가능하다는 게 프로들의 공통된 감각이다(흑2로는 곧장 4에 붙일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창하오 자신이 흑의 도발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안일한 자세.






실전진행2 (맹렬한 기세)

찬스를 포착한 최철한, 먹잇감을 발견한 맹수의 기세 그것이었다. 패를 키워간 흑2가 압권. 한층 맹렬한 대시로 초토화시켜 버렸다.
<참고도2> 백1은 종국 후 한걸음에 달려온 아내 장쉔을 비롯한 중국검토진이 이구동성으로 안타깝게 지적한 수. 창하오는 후유증이 남을 패배, 최철한은 의기충천할 힘을 얻은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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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이 ｜  2004-12-27 오후 6:02:00  [동감0]    
예전에는 참고도가 잘 보였는데 그리고 참고도가 안보이면 여기를 누르세요 하였는데 지금은 안보이고....멘트도 없고
소하르 ｜  2004-12-27 오후 1:21:00  [동감0]    
2런. 또 2등이넹. 쩝
ccccfff ｜  2004-12-27 오전 11:54:00  [동감0]    
1등 참고도가 안 보여요. 볼 수 있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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