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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넘어야할 산은 최정뿐!
난설헌배 2연패한 김은지 7단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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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김은지의 시대가 당겨질 거 같은 조짐이 보인다. 자신감이란 게 이렇게 무섭다. 예전에는 실개천을 앞에 두고도 좌고우면(左顧右眄), 주춤주춤 댔는데 어떤 계기로 한번 자신감이 붙게 되면 열 길 강물이 가로막고 있어도 일사천리(一瀉千里)다. 징기즈칸 기마병처럼 흙먼지를 일으키며 돌진해 버린다. 이게 승부세계다. 다들 김은지 7단의 바둑이 훅 늘은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본시 기재가 돋보이던 소녀였기에 밤하늘의 폭죽처럼 터지는 건 어느 정도 경험을 쌓느냐, 그 시기가 언제쯤일까, 시간문제일 따름이긴 했다. 그렇다고는 하나 근래 들어 치고 나가는 전진속도가 빠르다. 가속이 붙은 모습이다. 승부사가 초고수의 레벨에 올라 강해지면 승부세계에 흔히 말하는 ‘강자의 프리미엄’이란 것이 얹어진다. 바둑이 불리해도 질 것 같지 않은 느낌. 상대가 지레 위축되고 불안한 나머지 끝낼 수 있을 때 끝내지 못하고 스스로 여지를 주어 무너지고 만다. 반대로 강자는 무리하지 않게 되고 수면 아래서 사냥감을 기다리는 악어마냥 인내하며 기회를 노린다. 이런 단계에 접어들면 바둑이 많이 불리해도 왠지 질 것 같지 않은 느낌. 일찍이 전성기 때의 이세돌 9단이 노래한 “자신이 없어요~ 질 자신이 없어요~”와 같은 기세로 넘쳐나게 된다. ![]() ▲ 김채영 8단과 만나 극적인 반집승을 거둔 2023 난설헌배 결승전 장면.
2023 난설헌배 결승에서 본 김은지 7단의 바둑이 이랬다. 초중반에는 확실히 형세가 좋았으나 이후 집요하게 따라붙는 김채영 8단의 근성과 뒷심에 밀려 박빙의 승부로 돌변했고 이후 엎치락뒤치락 살얼음판을 걷는 아슬아슬한 끝내기 싸움이 펼쳐졌다. 이럴 경우 승부세계의 상식적인 결말이라면 아직은 경험부족 탓에 역전을 허용한 신인이 끝내 분루를 삼키는 그림이다. 더군다나 상대는 공중전까지는 겪지 못했을지언정 산전수전 경험을 쌓은 쌩쌩한 선배 김채영 8단이다. 그랬음에도 어린 김은지가 이겼다. 좀더 침착했고 마지막에 다시 평정심을 찾았고 흔들리지 않았다. 초조해 하거나 서두르지 않고 기다릴 줄 알았다는 얘기다. 그 결과가 딱 반집! 그러나 이제 이 반집의 격차는 예전 조훈현 9단이 제자 이창호 앞에서 번번이 그랬던 것처럼, 최정상 최정 9단을 제외한 김채영, 오유진, 조승아 같은 2선 그룹이 앞으로는 ‘넘기 버거운 장벽’일지도 모른다. 오전에 벌인 준결승에서 김은지 7단을 만난 조승아 6단은 이미 9연패를 당하고 있다. 이번 난설헌배 우승으로 김은지 7단이 오유진, 김채영의 봉우리는 넘어선 기분이다. 그렇다면 이제 뒤통수를 바라봐야할 기사는 최정 9단뿐. 목표가 더 확실해졌다. 사정거리에 다가오면 더 의욕이 솟고 결기는 강해지는 법이다. 내년 2월부터 한국무대에 뛰어들 스미레라는 변수가 또 어떤 구도를 형성할지 알 길 없으나 당장은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김은지로 하여 여자바둑의 판도가 썩 볼만해졌다. 아참, 난설헌배 우승으로 한 단 승단했으니 이제 김은지 7단이 아니라 8단이다. 아래는 시상식 후 바둑TV 유희영 아나운서와 나눈 인터뷰다. ![]() - 지난해에 이어 또 우승했다. 우승소감은? “저번에 우승해서 이번에도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우승하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 강릉과 깊은 인연이 있는 것 같다. 강릉만 오면 이렇게 좋은 일이 있는데 이번에도 우승할 수 있다는 기분이 들었는지?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는데 그냥 편하게 힐링한다는 생각으로 왔습니다.” - 힐링한다는 생각으로 오셨다는데 강릉에 오면 어떤 게 좋은지? “강릉에 오면 항상 좋은 공기도 마시고 힐링하고 가는데요, 멋진 바다, 맛있는 음식이 많아서 좋습니다.” - 결승전에 대해 자평한다면? “오늘 바둑은 초반부터 잘 풀려서 계속 낙관을 했던 거 같고요, 마지막에는 너무 낙관해서인지 미세해져서 식겁했습니다.” - 한복이 참 잘 어울린다. 평소 한복을 입고 대국할 일이 없는데 어땠나? “한복이 엄청 편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입으면 예쁜 거 같아서 정말 괜찮은 거 같습니다.” - 올해 계획은? “곧 시작할 삼성화재배에서 잘하고 남은 대회에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응원하는 팬들께 한마디? “응원하는 팬들께 정말 감사하고요. 강릉에서도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힘이 났던 거 같습니다.” ○● 김은지, 허난설헌배 2연패 할까...오유진, 김채영, 조승아도 4강 진출 ☜ 관련기사/대회 첫날 소식 클릭 ○● 대회결과 1보 "김은지, 난설헌배 2연패" ☜ 관련기사 ○● 대회 종합기사 “어서 오우야~! 여기가 강릉이래요”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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