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울고 싶어라
이창호, 울고 싶어라
안국현 결승점...포스코, 신안에 극적인 역전승
[2014KB바둑리그] 오로IN  2014-08-23 오후 00:55   [프린트]
▲ 신안천일염이 2-1로 리드한 상황에서 이창호 9단이 한 순간의 착각으로 다 잡은 대마를 놓쳤 다. 승부는 2-2가 됐고 극적으로 살아난 포스코켐텍이 마지막 5국을 가져가며 신안천일염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위기 탈출' 포스코...신안천일염에 3-2 역전승
2014 KB국민은행바둑리그 9라운드 3경기

"예전에 '울고 싶어라' 라는 노래가 있었죠. 이창호 9단이 지금 그런 심정일 겁니다."(김만수)

다 잡은 대마를 한 순간의 착각으로 놓친 노장은 쓰디쓴 웃음을 지으며 몇 번인가 던질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개인전이라면 응당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등 뒤에 등 뒤에서 자신을 기대하는 팀원들의 시선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가까스로 심정을 추스르고 역전을 꾀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거기까지. 마지막 1집반의 차이는 마치 거대한 벼랑처럼 다가왔다.

신안천일염이 포스코켐텍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포스코켐텍 입장에선 말 그대로 '기사회생'이었다.

21일~22일 서울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4 KB국민은행바둑리그 9라운드3경기에서 포스코켐텍이 신안천일염에 3-2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첫날 1-1의 상황에서 포스코켐텍은 둘째 날의 승부처인 3국에서 주장 조한승이 안형준에게 패하면서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4국에서 김주호가 다 진 바둑을 승리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마지막 5국에서 안국현이 이호범을 물리치며 짜릿한 역전의 기쁨을 맛봤다.


▲ 극적인 대미는 포스코켐텍의 3지명 안국현이 장식했다. 이 판 또한 이호범이 초반 압도적이었던 바둑을 역전당한 것이어서 이날 신안의 아픔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였다.


"억!"(신안), "어(?)"(포스코)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한 찰나에 이창호 9단의 손이 가서는 안 될 곳을 향하자 양 팀 검토실에서 비명과 탄성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초읽기가 임박한 상황에서 나온 착각. 잡을 돌을 잡지 못한 결과는 "차라리 안 잡으러 가느니만 못했네요."라고 김만수 해설자가 말할 정도로 치명적이었다. 토출용궁(兎出龍宮). 승부의 물꼬가 이 장면에서 포스코캠텍 쪽으로 넘어갔다.



이날 결과로 인해 4승4패(신안천일염)와 3승5패(포스코켐텍)로 한 경기 차였던 양 팀은 4승5패로 동률이 됐다. 개인 승수 차이로 순위는 신안이 5위, 포스코가 7위 각자 제 자리에 머물렀지만 이번 KB리그에서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이미 경기를 마친 SK엔크린까지 4승5패 팀이 세 팀이 되면서 이번 시즌 포스트시즌을 향한 판도는 더욱 더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제3국>조한승-안형준.안형준이 두터움을 배경으로 시종 조한승을 몰아친 끝에 3집반의 승리를 거뒀다. 유창혁 해설자는 "조한승 선수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판이 짜이는 바람에 장기인 유장함을 발휘할 수 없었다."고 했다. 승리한 안형준은 대어를 낚으며 4승4패, 조한승은 2승7패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제4국>이창호-김주호. 이창호 9단 입장에서 전반기의 리벤지 매치. 이9단이 다 잡은 대마를 놓친 다음 사력을 다해 추격전을 전개했지만 이미 입은 피해가 커서 역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9단이 마지막 돌을 거둔 시점에서 계가했다면 1집반 정도의 차이.


<제5국>안국현-이호범. 같은 92년생으로 연구생 때부터 절친한 사이의 두 사람. 이호범이 승부판임을 의식해서 인지 안전 일변도로만 두다가 역전패를 당했다. 김만수 해설자는 "중앙 백이 곤마로 쫒겨 다녀야 할 곳에서 무려 32집이 났다."는 말로 이호범의 무책을 꼬집었다.



8개 팀이 더블 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쳄피언을 가리는 2014 KB국민은행바둑리그의 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6천만원, 4위 3천만원. 이어지는 주말엔 3위 Kixx와 4위 정관장이 선두 진입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펼친다.

▲ 생활전사팀으로서 끈끈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포스코켐텍. 1,2지명이 모두 패한 상황에서 중요한 경기를 승리해 앞으로의 선전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 전반기에 이어 다시 포스코켐텍에 패하며 절호의 선두권 진입 기회를 놓친 신안천일염. 이세돌이 출전해 승리를 거뒀을 때 오히려 결과가 좋지 않은 징크스는 어떻게 설명해야 옳을까.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한 면모 또한 이번 경기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 4국과 5국은 약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시각에 끝났다. 승부가 종료된 다음 신안천일염 이상훈 감독과 양 팀 선수들이 둘로 나뉘어 복기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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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포시한수 ｜  2014-08-25 오후 8:09:00  [동감0]    
그렇죠 ..신의 경지를 보여주었던 이창호9단도 인긴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가 만 40세도 안된 지금 프로기사로서 생활한 것이 30년을 다 채워가고 있습니다. 그는 입단하자마자 두각을 나타내어 20여년간 한국 바둑의 정상에 군림했었죠. 그의 바둑은 치열한 전투는 없을지라도 그 혼자 반상에서 치밀한 수 읽기를 통하여 컴퓨터와 같은 결과를 도출해 냄으로써 얼핏 보기엔 평범해 보였지만 비범한 승부를 벌여온 것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살포시한수 그리고 결코 무너지지 않을것 같았던 그였지만 인간 능력의 한계를 보여주며 결국 그가 지닌 진기를 다 소모한 것인 양 쇠퇴하고 있죠.. 스승인 조훈현 9단의 예를 보면서 그도 그에 못지 않게 오랜 시간을 정상에서 군림했으면 했지만 이 창호 9단은 이제 인간의 경지를 넘어서던 찬란했던 그 시절을 뒤로하고 저물고 있다고 보여집니다..인생이 다 이런 것이죠. 그를 비난해서는 안됩니다..안타까워 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원술랑 ｜  2014-08-24 오전 11:57:00  [동감0]    
이창호 프로는 신이 아니다. 고로 실수할 수 있다. 이창호 프로는 전설이다. 전설은 이기고 지는 것에 연연해하지않는다.
호메로스가 실수했다고해서 위대한 서사시인이 이닐수없듯이.
eflight ｜  2014-08-23 오후 1:25:00  [동감0]    
이창호하고만 하면 걍 막 붙들고만 있는구먼.
초읽기 몰리기를 기다리는 바둑인가...
배나온타잔 상대의 목을 단칼에 치지 못하는 이창호9단이 잘못이 크다, 프로는 아마츄어와 달리 던질장면에서 당연히 던진다,,그동안 이세돌이 불리한 바둑을 역전시킨갓도 던질 바둑을 질질 바둑을 끌고 갔다고 이세돌을 비난할수 없는것이다.프로는 오로지 승부결과를 보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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