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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보) 프로 주니어는 김승재, 시니어는 유창혁!
19회 문경새재배 폐막...아마 주니어는 김민찬, 시니어는 김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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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후보군(群)에 대한 예측은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다.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사흘 동안 문경시에서 열린 19회 문경새재배 전국바둑대회에서 김승재 9단(오픈최강부), 유창혁 9단(남녀 시니어 오픈최강부), 김민찬(아마최강부), 김희중(남녀 시니어 최강부) 선수가 우승했다. 오픈최강 3인단체전에서는 안성준 9단-신준희-박종찬으로 팀을 구성한 15팀이 차지했다. 전국중고등최강부는 유리우(한국바둑고)가 석권했으며, 전국초등최강부에서는 김정현(다산새봄초) 선수가 제패했다. 오픈최강부는 우승 3,000만원, 준우승 1,000만원의 상금이 걸려 있는 데다, 한국랭킹 상위 기사들이 대거 출전해 지대한 관심이 쏠렸다. 랭킹 1,2위 신진서, 박정환 9단만 불참했을 뿐 랭킹 3위 신민준부터 4위 변상일 9단 등 대다수 정상급 기사가 의기를 세우고 문경새재를 넘었다. 1분 피셔방식으로 두는 초속기 대회이기는 해도 상위랭커들 가운데 우승자가 나올 것으로 봤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결승에까지 살아남은 자는 랭킹 16위 최재영 9단과 44위 김승재 9단이었고, 여기서 다시 하위랭커인 김승재 9단이 최후의 승자로 남았다. ![]() ▲ 11월이라 그랬을 것이다. 문경의 가을은 쌀쌀했고, 대회 마지막날은 추적추적 비까지 내려 제법 추웠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는 추풍령을 택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다들 험준한 새재를 넘어도 누구는 급제를 하고 누구는 낙방한다. 승부세계도 그렇다. 누군가 이기면 누군가는 져야 한다. 상위랭커들에게 올해 문경땅은 운수가 닿지 않았다. 8강 면면에 10위 안 랭커는 3위 신민진 9단뿐이었고, 이마저 44위 김승재 9단에게 좌초되면서 4강에 이르지도 못했다.
준우승한 최재영 9단의 활약도 눈부셨다. 16강전에서 랭킹 4위 변상일 9단을 잡았다. 이후 승승장구, 기운이 따라주는 듯했다. 결승상대는 28계단이나 랭킹 차이를 보였고, 게다가 그는 한동안 주춤댄 통에 기세가 예전만 같지 않았다. 그러나 누구나 ‘한칼 있는’ 프로세계에서 승부는 그날의 운수에 달릴 때가 많다. 275수 만에 김승재 9단이 백2집반을 이겼다. 서너 번 출전 끝에 기어이 정상에 섰다. ‘마침내’라고 쓰지 않고 ‘기어이’라고 쓰는 건 이 문경새재를 계기로 다시 예전의 모습을 찾을 것이기에 그렇다. 남녀 시니어 오픈최강부에 대한 관심은 더 뜨거웠다. 세계무대를 누빈 레전드 기사들의 참가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16강 시드를 주어 서봉수, 유창혁, 최규병, 여기에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시훈 9단까지 불러들였고 김영삼, 김혜민 9단 등 레전드리그 1지명급 선수들과 ‘젊은 패기’로 무장한 여자기사들이 가세해 대회장은 검투사들의 결전이 펼쳐지는 콜로세움을 방불케 했다. 세월에 다소 녹이 슬었대도 레전드 소리를 듣는 승부사들이다. 시드를 받은 4명의 기사는 강력한 우승후보일 수밖에 없었고, 최규병 9단만이 8강에서 생각지도 않은 시간패로 중도하차했을 뿐 예상대로 4강 세 자리와 결승 두 자리를 모두 차지했다. 우승은 유창혁 9단이 거머쥐었다. ![]() ▲ 승부사들이 펼치는 숱한 진검승부를 지켜보면서 승부란 그날의 운수소관이란 생각이 들다가도 유창혁 같은 승부사를 보면 정녕 승부에 운이란 게 있나? 반문이 절로 든다. 흔들리되 곧장 중심을 다시 잡을 줄 알고 간난고초(艱難苦楚)를 견디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 달리 불세출의 기사로 불리는 게 아니다. 운수란 것, 따지고 보면 쉬 흔들리고 포기하는 자에게 굴러들어오지 않는다. 강자의 프리미엄이란 것도 이런 물길에 따라붙는 소용돌이 같은 거다. 승부세계에서 가만 앉아 있는데 절로 따르는 ‘운빨’은 없다. 판을 흔들 수 있는 건 그럴 힘이 있기 때문이다.
유창혁 9단은 준결승전에서 서봉수 9단에게 사실 다 넘어간 판을 기사회생했다. 버티고 줄기차게 흔들며 쫓아가 극적인 반집을 건졌다. 본인은 착각과 실수가 많은 바둑이라 계면쩍어 하지만 예순의 나이에도 무뎌지지 않은 그의 승부호흡에 전율했다. 류시훈 9단과 대면한 결승전 또한 막판까지 쉽지 않은 흐름이었으나 험난한 준결승 고비를 넘고 온 사람에게 차오르는 운세란 그야말로 욱일승천(旭日昇天)과도 같다. 반집승부로 흐르던 바둑을 계가했을 때는 흑 3집반을 남기며 끝냈다. 아마최강부에서는 김민찬 선수가 문국현 선수를 물리치고 전국대회 첫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전국무대에 등장한 2011년생 새얼굴이긴 하지만 알고 보면 김민찬 선수는 바둑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대주다. 한국기원 연구생 1조로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2월에 내신성적 1위로 입단할 것으로 보인다. ![]() ▲ 김민찬 선수(오른쪽)가 결승에서 문국현 선수를 맞아 342수 만에 백 5집반 승을 거뒀다.
학생대회에 나가 몇 번 우승한 경력이 있긴 하나 연구생으로 일반대회에 자유롭게 출전할 수 없는 제약이 따라 그동안 주니어 아마강자들이 출전하는 전국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진가를 발휘했다. 우승한 기쁨보다 쟁쟁한 주니어 아마강자들과 겨루며 자기 실력을 가늠해볼 수 있었던 게 더 좋았다고 한다. (문경새재배는 연구생도 참가할 수 있다.) 말수가 없고 수줍음을 잘 타는 한종호 선수에게 첫우승 소감을 묻자 한동안 뜸을 들이다가 “재미있었습니다” 딱 한마디 내놓을 뿐이다. 마치 억지춘향으로 내놓은 답 같기만 하다. 산본바둑도장에서 수학하고 있다. 남녀 시니어 최강부에서의 관심사는 ‘왕년의 프로’ 김희중 선수가 대회 2연패를 달성할 것인가,였다. 프로무대를 누빌 때부터 ‘속기의 달인’으로 손속을 과시하던 그였기에 피셔방식의 초속기라면 더욱 진면목을 발휘할 터이고, 과연 결승까지 거침없이 진군해 우승을 거머쥐었다. 결승에서 장윤정 선수를 꺾고 우승상금 300만원을 차지했다. ![]() ▲ 8강까지 남녀 4대4의 구도였으나 4강부터는 장윤정 선수 홀로 여자선수의 자존심을 걸고 싸웠다. 장윤정 선수는 여성아마추어 랭킹 9위에 올라 있으며, 아직 전국대회 우승은 없으나 2025 KBF리그에서 6승 1패를 거두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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