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으로 '후끈' 달아오른 문경...159명의 프로기사가 떴다!
바둑으로 '후끈' 달아오른 문경...159명의 프로기사가 떴다!
예산규모 2억 6,000만원, 상금 금액만 1억 8000만원
[19회 문경새재배 개막] 정용진  2026-10-31 오후 10:38   [프린트]
▲ 19회를 맞은 문경새재배. 올해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대회개막 직전은 태풍전야처럼 고요한 듯 보이나 이미 펄펄 뜨겁다. 문경실내체육관을 가지런히 채운 빈 바둑판은 그래서 현기증이 나도록 아름답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문경 가는 길
문경(聞慶)이란 지명은 "경사스런 소식을 듣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과거 영남지방 선비들이 과장(科場)으로 가는 길목이었고 과거시험 결과에 대한 소식을 먼저 접하던 고장 또한 문경이었다. 옛 지명이 '문희(聞喜)'였던 것도 ‘기쁜 소식’을 듣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 관문이 조령(鳥嶺), 고개가 험해 날아가던 새도 쉬어간다는 문경새재다. 억새풀(순우리말 ‘새’)이 많아 새재라 했다는 말도 있다. 과연 굽이굽이 돌 때마다 하얀 깃발을 흔들며 반기는 억새가 지천이다. 이 험산준령을 과거 과장을 오가던 문사(文士)들은 괴나리봇짐 달랑 메고 오롯이 걸어 넘나들었으나 오늘 기사(棋士)들은 몇 개의 터널을 거쳐 한달음에 간다.

만산이 형형색색 물이 들고 있었고 사과와 오미자와 도자기가 유명한 이 고장에 또하나의 자랑거리, 바둑이 있다. 여기저기 ‘바둑의 고장’임을 내세우는 몇몇 지역이 있으되 이제는 문경에 견주기가 민망하다. 커피와 전혀 상관없던 강릉이 ‘커피의 도시’가 되었듯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너나할 것 없이 문경을 ‘바둑의 도시’로 연상한다. 불과 한달 전 53개국이 참가한 46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를 여기서 개최했으며, 19년째 전국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문경새재배는 물론 문경시민바둑대회를 24년째 열고 있다. 그뿐인가. ‘레전드리그 문경팀’까지 유지하고 있다.

▲ 문경 곳곳에서 문경새재배 개막을 알리는 배너와 마주한다.

기사(棋士)들이 문경으로 가는 까닭
영남 선비들이 새재를 넘어 한양 과장으로 가듯 전국의 내로라하는 고수들이라면 프로아마 가릴 것 없이 매년 가을 거꾸로 새재를 거쳐 문경땅으로 향한다. 문경새재배가 이맘때 열리기 때문이다.
대회예산규모 2억 6,000만원, 상금책정 금액만 1억 8000만원이니 이만한 전국바둑대회는 없다. 게다가 전통을 자랑하는 아마대회에 프로에게도 문호를 개방하여 프로와 아마가 계급장 떼고 승부를 겨루는 대회는 이제 문경새재배가 유일하다.

특히 올해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여자기사들끼리 경합하던 여자오픈최강부를 없애고 그 자리를 남녀 시니어 오픈최강부로 대체한 점이다. 이에 서봉수, 유창혁, 최규병, 류시훈 9단 같은 레전드급 기사가 참가해 열기가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 덩달아 팬들의 관심도 지대하다. 남녀 시니어 오픈최강부에 신청한 45명 중 프로기사가 27명이다.

최고 우승상금(3,000만원)이 걸린 오픈최강부는 어떨까. 랭킹 1,2위 신진서, 박정환 9단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위랭커가 출전해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다. 랭킹3위 신민준, 4위 변상일 9단을 위시해 무려 260명이 참가했다. 이중 프로기사만 132명. 남녀 시니어 오픈최강부에 출전한 프로 27명을 포함하면 이번 대회에 참가한 프로는 159명에 이른다. 3분의 1에 가까운 한국기원 소속 기사가 한날 문경에 뜬 것이다. 한 도시에 이처럼 많은 프로기사가 자발적으로 자비를 들여 집결한 사례를 본 적이 없다.

▲ 올해 문경새재배에 가장 뜨거운 이슈는 단연 레전드 기사 4명의 출전일 것이다. 지방에서 여는 전국아마대회에서 세계대회와 각종 타이틀을 제패한 월드스타 유창혁, 최규병, 서봉수, 류시훈(사진 왼쪽부터)과 같은 기사를 보게 될 줄 어디 상상이나 했겠는가. 남녀 시니어 오픈최강부 시드를 받아 16강전부터 출전한 이들은 첫날 모두 8강에 안착해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들 중 우승자가 나온다면 과연 누가 될지?

▲ 오픈최강부에는 랭킹 10위 이내인 신민준도

▲ 변상일도

▲ 이지현도

▲ 안성준도 떴다!


역대 최다인원이 출전한 대회...개막식부터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

올해로 19회를 맞은 문경새재배가 10월 31일 오전10시 문경실내체육관에서 개막식을 열고 열전에 들어갔다. 총 18개 부문에 역대 최대인원인 1,100여 명이 참가했다. 이에 앞서 30일 오후1시부터 오픈최강부 조별리그 예선을 펼쳐 64강 본선 진출자를 가렸다.
개막일인 31일에는 각 부문 8강까지 가리고, 대회 마지막 날인 11월 1일에 결승전까지 진행한다. 지역 애호가를 위한 문경 최강부·정석부와 대구·경북 초등 최강부·정석부 경기도 함께 펼친다.

시간제는 피셔 룰을 적용, 각자 기본 1분에 한 수를 둘 때마다 15초를 더한다(학생부는 초읽기제를 적용해 각자 기본 5분을 주고 20초 초읽기 3회를 주며, 성인부는 5분에 30초 초읽기 3회를 준다. 자세한 경합부문과 경기방식에 대해선 기사 말미에 링크한 예고기사 참고).

▲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수담잔치를 벌이는 문경실내체육관.


개막식에는 문경시 이동욱 부시장, 경상북도의회 김창기 의원, 박영서 의원, 문경시의회 남기호 부의장, 황재용 의원, 문경시체육회 노순하 회장이 참석했고 대회를 준비한 문경시바둑협회 황진호 회장과 금동일 고문이 자리했다.
프로와 아마바둑계를 대표해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 대한바둑협회 하근율 회장이 걸음했으며, 프로기사협회 조한승 회장도 단상에 올랐다.
심판진은 양상국 심판위원장을 비롯해 이기섭, 김만수, 조혜연, 이다혜 프로로 꾸렸다. 이어 이번 대회에 시드를 받고 처음 출전한 레전드 기사-서봉수, 유창혁, 최규병 9단과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류시훈 9단 소개할 때는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일정상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한 문경시 김학홍 시장을 대신해 이동욱 부시장이 환영사를 대신했다.


이 부시장은 19회째를 맞은 문경새재배에 대한 의의와 가치를 말한 뒤 “선수들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무대가 되기를 바라며, 전국 바둑인들에게 서로 소통하고 우정을 나누는 화합의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또한 “문경의 가을은 지금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시기”라며 “문경 사과축제도 함께 열리고 있는 만큼 대회를 마친 뒤 잠시 바둑판을 벗어나서 문경새재의 가을 정취도 느끼시고 달콤한 문경 사과도 맛보시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가시기 바란다”고 권했다.

대회사에 나선 문경시바둑협회 황진호 회장은 역대 최대인원 참가에 고무된 듯 잠시 숨을 골랐다.


“올해는 남자․여자 시니어 오픈최강부를 신설했다. 더 많은 바둑인이 함께할 수 있도록 대회의 폭을 넓혔다. 초등학생부터 프로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쳐 부문을 마련한 것은 아마 세계대회에서 유일하지 않나 자부심을 가진다. 문경시바둑협회는 앞으로도 문경시와 문경시의회, 그리고 시민의 뜻을 받들어 바둑인들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더 무대를 활기차게 열 계획”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박수가 터졌다.

이어 연단에 오른 대한바둑협회 하근율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했다.


“바둑을 흔히들 조화라고 한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본 대회를 통해서 잘 어울리시고, 잘 협력하고, 우정을 나누고 서로 존중하는 그런 하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대회규정에 대해 설명한 양상국 심판위원장은 문경시와의 오랜 인연을 얘기했다. 명예시민이기도 한 양상국 9단은 “문경과 연을 맺고 다닌 지가 40년쯤 된다. 이제는 바둑의 성지가 된 아름다운 도시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참 존경하고 사랑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문경시바둑협회 금동일 상임고문의 힘찬 개막 타징을 신호로 일제히 대국에 들어갔다.

▲ 문경바둑의 대부, 산증인 금동일 고문이 장내를 호령하는 징소리로 대국시작을 알렸다.

바쁜 일정으로 오전 개막식에 함께하지 못한 김학홍 문경시장이 오후에 대회장에 들렀다. 황진호 문경시바둑협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서봉수, 양상국, 유창혁 9단 등과 인사를 한 김 시장은 알파고 이야기 등을 나누며 환담했다. 김 시장은 "바둑을 배울 기회를 놓쳐 두지는 못하지만 인연은 깊다"고 했다. 바둑애호가인 아버지께서 사흘 내리 안 들어오시면 엄마에게 등을 떠밀려 모시러 가곤 했는데 그때 달리 줄 것이 없었던 아버지가 박카스 한 병을 건네며 “이거 먹어라”시던 기억이 두고두고 남아있다 했다.

▲ 대회관계자, 기사들과 환담을 나누는 김학홍 문경시장.

바둑TV와 한 즉석 인터뷰에서는 “문경새재배가 19회까지 이어온 것은 전국 바둑팬들 성원과 관계자들의 헌신 덕분”이라면서 “명실상부 최고의 대회로 성장하면서 ‘문경=바둑’ 도시로 자리했다. 내년 20회 대회에도 더 관심을 가져달라”면서 문경8경을 비롯해 특산품에 대한 깨알자랑도 잊지 않았다.

▲ 내년 20회 대회에 대한 비전도 밝히며.

대회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일본 참가자와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조혜연 9단의 통역으로 대화를 하게 된 이시다 시게유키 씨는 매년 출전하고 있는 단골선수인데, 이렇게 좋은 대회를 개최해 주고 있는 시장을 뵙고 감사인사를 꼭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김학홍 시장은 “바둑은 동양정신이 흐르는 종목으로 한일 양국의 문화발전과 민간교류, 화합에 바둑만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일정 즐겁게 문경의 문화와 풍광을 누리다 돌아가시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 대회 참가자와도 즉석 대화.

문경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문경시바둑협회가 주관하며 문경시·문경시의회, 한국기원, 대한바둑협회, 경상북도바둑협회, 바둑TV, K바둑, 사이버오로가 후원하는 19회 문경새재배 전국바둑대회는 대회 사흘째인 11월 1일(일요일) 각 부문 8강전부터 결승까지 이어지며 사이버오로에서는 최강오픈전/남녀 시니어 오픈최강전/아마최강전 4강전부터 현지에서 수순중계할 예정이다.

▲ 시장과 다함께 외치는~ "문경!" "파이팅!"

▲ 개막식 기념촬영.

▲ 대구, 경북 애호가들도

▲ 대학생들도 함께 난장을 벌인

▲ 문경에서 펼치는 신나는 바둑축제가 문경새재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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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성호 |  2026-10-31 오후 10:56:00  [동감0]    
최강오픈전, 남녀 시니어 오픈최강전 대진들은 없나요? 왜 대진들이 안올라와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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