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 슬로우 템포로 진행된 1국. 유창혁 해설자가 “두 사람 다 승부 호흡이 대단하다.”고 감탄할 정도로 4시간 넘게 ‘노리기’, ‘버티기’ 접전이 계속됐다. 중반 무렵엔 우변 대마를 잘 타개한 박정상이 유리한 흐름. 하지만 이후 안국현이 이를 악물고 판 흔들기에 나섰고, 결국 형세가 역전됐다(243수 흑불계승).

▲ 마지막 대국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검토를 접고 모니터를 응시하는 한국물가정보 선수들. 표정에서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는 설렘 같은 것이 느껴진다(바둑TV 화면 캡처).

▲ “목발이 영 적응이 안 되네.” “중국리그에 가야 하는데 목발을 짚고 비행기 타는 사람을 본 일이 없는 것 같은데…” 대기실에서 밝은 얼굴로 화성시코리요 이정우 감독과 대화하는 최철한.

▲ 대국 전 이런 최철한을 보고 “괜찮아(?)”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원성진. 하지만 곧장 이어지는 말은 “좀 더 쉬지, 뭐하러 나왔어(?) ㅋ”였다.

▲ 제3국. 이번 시즌 들어 2승4패(민상연)와 4패(안형준)로 각각 부진한 두 사람. 하지만 안형준 쪽이 보다 심각해 일관성 없이 좌충우돌하다가 가운데 대마가 잡히는 참사로 바둑이 끝나고 말았다(162수 백불계승).

▲ 제2국. KB리그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손’ 의 한명인 박진솔. 이 판에서도 중요한 장면에서 손이 쉽게 나가는 바람에 좋았던 흐름의 바둑을 어느샌가 상대에게 넘겨주고 말았다(238수 백불계승). 승리한 백홍석은 시즌 4승3패, 박진솔은 1승3패가 됐다.

▲ 제4국. 이민배 출전으로 지난 경기를 결장했던 송지훈이 이원영에게 백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올해 입단한 새내기 중 유일한 KB리거인 송지훈은 시즌 3승3패로 기대 이상이라는 평. 반면 이원영은 2승5패로 극히 부진하다. 국가대표 총감독이기도 한 유창혁 해설자는 "부진한 데는 다 원인이 있다."며 "주로 개인 신상에 관한 일일 텐데 앞으로는 이런 면도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제5국. 기분 전환의 의미였을까. 백으로 첫수 대고목, 둘째 수 외목이라는 이색 포진을 들고 나온 최철한. 원성진이 흑 대마를 잘 타개해 낸 시점에서는 집부족증이 염려됐으나 비장의 패 노림 한방으로 일거에 형세를 뒤집었다. 최철한은 KB리그 99승째를 올리며 시즌 4승2패, 원성진은 2승5패가 됐다.

▲ 절친의 복기는 스튜디오 벽면에 목발을 세워 둔 채 한참 동안 진행됐다.

▲ 주말을 맞아 어린 기사들이 대거 운집한 한국물가정보 검토실. 한국물가정보는 5지명 송지훈에 퓨처스 선수 세명(박하민 설현준 신윤호)이 모두 어려 평소에도 또래 기사들의 발걸음이 잦은 편이다.

▲ 이정우 감독의 뒤에서 바둑을 지켜보는 최철한의 부친 최덕순씨. 나중에 최철한이 이기자 “검토실에선 신통치 않다는 말들이 많았는데, 어떤 내용으로 이긴 건가요(?)"라고 물었다.

▲ 경기가 끝난 다음 팀 동료 백홍석에게 “아까 내 바둑 괜찮지 않았어(?)”라고 물으며 핸드폰으로 수순을 보여주는 원성진. 패한 사람은 이런 식으로 미안함을 내비치고, 그 마음을 아는 동료는 “그래, 맞아”하며 흔쾌히 맞장구를 쳐준다. KB리그가 끝났을 때 스튜디오 앞 복도에서 흔히 벌어지는 풍경 중의 하나.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하나’ 라는 의식이 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