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안녕'하다
이세돌, '안녕'하다
도전 3국 이겨 반격의 교두보 마련
[국수전] 박주성  2014-01-07 오후 02:39   [프린트]
▲ 결과는 흑승. 차이는 13집. 바둑내용에서도 최근의 부진을 털어버린 이세돌의 모습을 보여줬다.


"초반은 백이 좋았죠."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이세돌의 입에서 나온 국후 첫 마디다. 오전은 조한승, 오후는 이세돌이 반상의 흐름을 주도했다.

1월 7일 한국기원 4층 본선대국실에서 벌어진 57기 국수전 도전 5번기 3국에서 도전자 이세돌 9단이 252수 만에 국수 조한승 9단을 상대로 흑 6집 반승을 거뒀다.

3국은 오후대국 시작과 동시에 이어진 중앙 접전이 승부처였다. 이세돌은 하변에서 깔끔하게 살았고, 우하귀를 패로 양보하며 좌중앙을 갈라 우세를 쥐었다. 최후에는 상변 흑진을 크게 집으로 만들어 승부를 결정했다. 결과는 13집 차이.

바둑TV에서 이 대국을 해설한 송태곤 9단은 "백이 크게 잘못 둔 곳이 없었는데 우하귀 패싸움 공방에서 이세돌의 판단이 정확했다. 후반 마무리는 철벽과 같이 빈틈이 없었다. 3국에서 이세돌이 보여준 내용이 아주 좋아서 이후 도전기의 흐름을 예상하기가 어려워졌다."라고 전망했다.

이번 국수전 도전기는 이세돌의 '무관탈출'이 걸려있다. 승부 결과에 따라 이어서 벌어지는 구리 9단과의 10번기에도 영향이 클 것이다. 위기에서 더 강해지는 승부사 이세돌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까? 아직 종합전적은 2-1로 조한승이 앞서 있다. 4국은 13일(월) , 5국은 15일(수) 오전 10시로 예정되어 있다.

제57기 국수전 도전 5번기 결과-파란색 표시가 승자

1국 ●이세돌 ○조한승- 351수 백3.5집승
2국 ●조한승 ○이세돌- 231수 흑불계승
3국 ●이세돌 ○조한승- 252수 흑6.5집승


▲ 차이는 13집. 결과는 흑승. 최명훈 9단과 입회인 나종훈 7단이 복기를 지켜봤다.


▲ 화려한 중앙 포석과 두터움으로 초반을 앞서 나갔던 조한승 9단. 다시 이를 악물었다.


▲ 위기에서 더 강해지는 승부사. 반격의 교두보를 마련한 이세돌 9단


▲ 3국은 이세돌 9단의 명국이다. 무관탈출의 꿈도 이룰까?


▲ 종합전적은 아직 조한승 9단이 2-1로 우세하다. 4국은 13일, 5국은 15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하 지난 속보




▲ 오후 대국 조한승 9단의 첫 착점. 6분 여의 숙고 끝에 하변(이세돌 기준)으로 뻗어 우하귀 흑 사활을 물어봤다.

1995년, 같은 해에 입단한 이세돌과 조한승의 기풍은 극과 극이다. 조한승은 부드럽게 판을 짜 균형을 잡는 기풍의 대표격. 이세돌은 치열한 전투와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패도(覇道)의 바둑이다. 도전 3국 초반도 물과 불같은 상극의 기풍이 반상에서 조화를 이뤘다.





점심휴식 전까지의 수순은 79수. 이 대국 입회를 맡은 나종훈 7단은 "마치 예전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의 대국 같다. 이세돌은 발빠르게 실리를 차지했고, 조한승은 도처에 은은한 두터움이 살아있다. 중앙 흑 석 점이 떠 있어 누가 유리하다고 말하기가 어렵다."라는 감상이었다.

<= 14:00 오전 대국 진행

흑은 발빠르게 실리를 차지했고, 하변도 백모양을 파괴하며 살았다. 그러나 백도 도처에 두터움이 살아 있어 흑돌을 압박하고 있다. 점심을 먹고 이세돌은 홀로 자리에 앉아 반상을 들여다 봤고, 조한승은 정각 2시에 대국장에 들어왔다. 백으로 둘 차례였던 조한승은 6분을 숙고한 후에 하변에 뻗어 우하귀 흑 사활을 물어봤다.

돌은 많지만, 이제야 포석을 마친 흐름이다. 중앙에서의 접전에서 승부의 향방이 갈릴 흐름이다.바둑TV에서 해설하던 송태곤 9단은 "흑이 일단 하변 백모양을 없애며 산 모양이라 기분이 좋다. 그러나 조한승 9단도 두터움을 기반으로 계속 끊어가며 도처에 약한 흑돌을 노려보고 있다."는 평이다.





포석때와 달리 조한승의 강공과 이세돌의 '은근'한 방어로 한 시간동안 15수가 진행되었다. 하변에서 흑이 쉽게 자리를 잡는 듯 했지만, 백도 강력한 수단으로 밀어붙여 한때 승부가 바로 날 만한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15:00 뒤바뀐 창과 방패 =>

김영삼 9단은 "백 86이 강수였는데 흑이 바로 응수하지 않고 우하를 먼저 찝는 수단이 좋았다. 서로 살아서 장기전이 예상된다."라는 평이다. 이후 이어진 하중앙에서의 접전은 흑의 판정승이다. 귀에 패맛은 남았지만, 하변에서의 득이 큰 흑이 성공한 결과다. 백이 공격을 해 얻은 것이 별로 없다.





우하귀 백98의 치중으로 시작된 패싸움 진행으로 한시간이 흘렀다.김영삼 9단은 "우하 패가 워낙 중요해서 서로 악수패감이 난무한다."라고 말한다. 패싸움을 이기는 쪽이 실리는 확실하게 앞서게 된다.

수순은 133수를 넘겼다. 이세돌은 좌상귀 날일자 굳힘에 붙이는 패감을 썼다. 공터로 남아 있던 좌중앙에서 다시 전투가 불붙을 조짐이다. 나종훈 7단은 " 흑은 상변, 백은 중앙이 점점강화되고 있다. 패도 남아 있어 지금이 이 바둑의 하이라이트다."라는 감상평이다.

<= 16:00 이 바둑의 하이라이트

서로 집의 균형은 팽팽하다. 긴 바둑이 예상된다.





패는 조한승이 이겼다. 이세돌은 두 수로 중앙 백대마의 안형을 없앤다. 이미 한 집이 있는 대마지만, 일단 실리를 차지하며 공격해 중앙에서 이득을 보겠다는 심산이었다.

17:00 이세돌, "이겼습니다." =>

결국, 백은 좌변을 굳히고, 좌중앙에 두터움을 얻었다. 흑도 상변에 대궐과 같은 큰 모양을 만들더니 "이겼습니다."를 연상케하는 굳힘을 연이어 선보였다. 백의 끝내기 추격이 얼마나 효과를 볼 지 모르지만, 형세는 흑쪽으로 살짝 기울었다.




조한승은 이번 국수전 도전 3국 전까지 이세돌과 상대 전적에서 38전 16승 22패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두 기사의 결승 번기승부는 2차례로 2006년 천원전 결승 5번기에서 조한승이 3-1으로 우승했고, 2007년 명인전 결승 5번기에서 이세돌이 3-0으로 이겼다.

조한승은 55기와 56기에, 이세돌은 51기와 52기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한국 최고(最古)의 기전 국수전은도전기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기아자동차가 후원하는 제57기 국수전은 총규모 2억 5,500만 원이며 우승상금은 4,500만 원, 준우승상금이 1,500만 원이다.




▲ 점심을 먹고 먼저 대국실에 들어와 반면을 살피는 이세돌 9단


▲ 조한승 9단은 이번에 1승을 더하면 국수 3연패를 달성한다.


▲ 국수전 도전 3국은 인터넷 수순기록은 한승주 2단이 맡았다.


▲ 13년 만에 무관으로 전락한 이세돌 9단은 이번 국수타이틀이 아주 절실하다. 그러나 도전 5번기에서 먼저 2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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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릿글 쓰기 동감순 | 최신순    
eflight ｜  2014-01-08 오전 6:01:00  [동감1]    
쎈돌 안녕했으면 좋겠고 안녕해야만 한다.
10번기를 앞둔 한국 바둑팬들의 걱정은 실력에서 앞서지만
운발에 지지 않을까 그럴경우 쎈돌도 한국바둑도 더욱 침체하지 않을까이다.
하지만 돈 내놓고 판을 벌이는데 나서지 않을 이유도 없다. 꾼들이...ㅎㅎ
이런 십번기를 통해서 중국인들이야 구리가 이겨 상대적 열세를 만회해주기
바라겠지만 실력대로 간다면 최소 6대4로 쎈돌이 이겨야 옳은 것이다.
쎈돌 화이팅!
오마데살라 ｜  2014-01-07 오후 5:09:00  [동감0]    
사~롸 인~네
고요한돌 ｜  2014-01-07 오후 7:08:00  [동감0]    
우리 세돌이, 참 잘했어요~~~백점 만점. 도장 꾸욱~~~
테트락티스 ｜  2014-01-07 오후 7:14:00  [동감0]    
다음 판만 이세돌이 이기면 국수는 이세돌 먹을 확률이 높겠군. 하지만 앞으로 두 번을 더 이
겨야한다는 것은 왕부담이다..
아이8 ｜  2014-01-07 오후 7:54:00  [동감0]    
조한승 패인이라면패로 귀잡은게 실수였다 상변 큰집이 날 자리를 반대로 세돌이가 차지했으니말이다 결론으로 생각한다면 패에서 귀는 그리 큰자리가 아니었다는거지....
최철한9단o ｜  2014-01-07 오후 9:15:00  [동감0]    
이제 한판 이긴것가지고 호들갑들 떨것없다. 어차피 승부는 90% 이상 조한승쪽으로 기울었음.
migrante ｜  2014-01-08 오전 8:23:00  [동감0]    
쎈돌이도 좋아하고, 한승이도 좋아하는데.......,
둘중 한명은 진다는 것이 승부라는 것에 짜릿함도 있지만....
좀 비정한 느낌이 듭니다.
서부영화에서 좋아하는 두 사람이 결투하는 장면 같습니다.
총을 찬 두 사나이가 석양의 황야에서 서로 마주보면서 겨루는.....
서부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장면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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