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신예들, 들뜨지 마라"
이세돌, "신예들, 들뜨지 마라"
이세돌과 변상일의 만남, 이변은 없어
[영재정상대결] 최병준  2013-01-13 오후 04:29   [프린트]
▲ 생각에 잠긴 이세돌


변상일의 도전을 반집으로 막아낸 이세돌은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소감을 말하는 도중 "신예들이 몇 판 이긴 것으로 들뜨지 마라"고 이야기했다.

1월 13일, 경상남도 합천군 대장경 테마파크 특별대국실에서 '합천군 초청 영재-정상 대결', 이세돌 9단과 변상일 2단의 대국이 열렸다. '이'세돌과 '변'상일의 만남, 변상일이 이세돌을 이겼다면 이변이었겠지만, '이'와 '변'의 만남에서 이변은 없었다. 315수 만에 이세돌이 백으로 반집승을 거뒀다. 앞선 두 판의 영재-정상대결에선 최철한과 이창호가 신진서와 신민준에게 패배했었다.

승리를 거둔 이세돌은 "변상일이 아직 경험이 부족했고 초읽기에 몰린 것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변상일의 실수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그리고 변상일에 대한 애정과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이세돌은 변상일의 실질적인 스승이기도 했다. 이세돌은 "어릴 때부터 변상일을 많이 봐왔다. 입단한 후에도 그리 늘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늘 둬 보니까 많이 늘었다. 분명 발전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다. 누구에게라도 쉽게 질 실력이 아니다. 단점이라면 역시 경험부족이다."라고 평가했다.

신민준과 신진서의 승리에 대해선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세돌은 "앞선 두 판의 대국결과에 굉장히 놀랐다. 익히 그 실력들이야 알고 있었지만 놀라운 일이었다. 그래도 이 대국들은 승부라기보단 이벤트의 성격도 강하다. 실력을 가늠해보는 바둑이라 할 수 있다. 너무 들뜰 필요는 없다. 조용히 자신의 바둑을 돌아보고 다른 사범들의 바둑을 음미했으면 한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신민준, 신진서, 변상일 세 사람은 중국의 90후세대와 충분히 겨룰만할까? 이세돌은 "세 사람 모두 중국기사들과 충분히 겨룰만하며 누구든 이길 수 있는 실력들이다."고 힘줘 말했다.

세 사람에 대한 부탁도 잊지 않았다. 이세돌은 "신민준, 신진서, 변상일의 바둑은 매우 비슷한 것 같다. 약간의 스타일 차이는 있지만 말이다. 앞으로 자기만의 색깔, 기풍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반집으로 끝난 대국, 복기하고 있다.

한편 합천 특별대국실 공개해설장의 백성호 9단은 변상일 변론을 펼쳤다.

"변상일로서는 억울할 것이다. 변상일의 한국랭킹은 18위다. 이 말은 언제든 타이틀 무대에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경력이다. 영재-정상대결에 끼인 것은 초등학생처럼 어려보이는 외모(?) 덕분이라 해도, 아무래도 랭킹이 전혀 없는 영재입단대회를 통과한 신민준, 신진서와 영재리그 맞대결을 펼치는 게 굉장한 부담이었다. 결국 부담이 많이 느낀 변상일이 신민준, 신진서에게 모두 패했다. 어른들 눈에야 신민준(1999년생), 신진서(2000년생)나 변상일(1997년생)이 다 어려보이겠지만 그들 세계에서 이 2~3년의 차이는 무척 큰 것이라 부담의 정도가 다르다."는 이야기.

이세돌과 영재-정상 맞대결도 약간은 변상일에게 부담이었다. "이세돌도장에 다니던 시절, 이세돌은 쳐다보기 힘든 존재이자 실전 스승이기도 하다. 영재끼리의 맞대결이나 정상급 기사와의 맞대결이나 변상일에겐 왠지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이야기.

특별대국 공개해설장에서 백성호 9단은 "이게 이벤트 대국이긴 하지만 이세돌까지 변상일에게 진다면 무척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놀라운 실력의 신예들이 등장한다는 게 두렵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 매우 기쁘다" 말했다.

또 백9단은 "이세돌이 이긴 것도 의미가 크다. 이세돌까지 졌으면 팬들이 이거 다 봐줬다, 그럴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실은 그렇지 않다. 정상기사들도 다 부담이 크고 모두 다 이기려고 한다. 어쨌든 이제 정상급 기사들이 신예기사들을 봐줬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변상일은 "초반에 만만치 않을 거라 봤다. 다만 이세돌 사범님이 워낙 빨리 둬서 내가 나쁜 것 아닐까,하고 여겼다. 중반은 나쁘지 않았는데, 종반에서 제가 이상하게 뒀다."고 자평했다.


▲ 공개해설을 하는 백성호 9단, 변상일과 신예기사들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정상급 기사들이 봐 주는 것 없다'


▲ 양재호 사무총장도 합천바둑팬들에게 인사했다. "변상일이 두터운데요. 잘 두고 있습니다"


▲ 합천 하창환 군수(맨 오른쪽)와 합천 바둑팬들이 공개해설장에서 백성호 9단의 해설을 들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 바둑TV와의 전화인터뷰, 이세돌은 신예들이 너무 들뜨지 마라고 이야기했다.

○● 대회 경과.. 한국기원 보도자료

이로써 ‘2013 새로운 물결, 영재-정상 바둑대결’에서 변상일 2단, 신민준․신진서 초단 등이 출전한 영재팀이 이세돌․이창호․최철한 9단의 정상팀에게 2-1로 승리했다.

1월 13일 경남 합천군 대장경 테마파크에서 벌어진 ‘2013 새로운 물결, 영재-정상 바둑대결’ 이세돌 9단과 변상일 2단의 마지막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이 변상일 2단에게 315수 만에 백 반집승하며 정상팀에 첫승을 선사했다. 그러나 영재팀은 신진서 초단과 신민준 초단이 각각 이창호 9단과 최철한 9단을 물리치는 이변을 연출하며 영재팀의 승리를 확정지은 바 있다.

11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1층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이창호 9단과 신진서 초단의 대결에서는 신진서 초단이 179수 만에 흑 불계승했고,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최철한 9단과 신민준 초단의 대결에서는 신민준 초단이 256수 만에 백 2집반승을 거뒀다.

1~2라운드로 나뉘어 진행된 이번 대회는 만 15세 이하의 신예 프로기사 중 한국바둑의 미래를 이끌 유망주로 뽑힌 변상일(15) 2단과 신민준(13)‧신진서(12) 초단이 1월 4일부터 6일까지 열린 1라운드에서 영재 유망주 3인 풀리그를 펼쳤고, 11일부터 13일까지는 정상 3인과 영재 3인이 사전 추첨으로 1 : 1 개인전을 벌였다. 1라운드 영재 대결에서는 신진서 초단이 2승을 하며 우승했고, 신민준 초단이 1승 1패를, 변상일 2단이 2패를 각각 기록했었다.



▲ 영재리그에서 신진서, 신민준에게 패해 체면을 구긴 변상일, 이세돌은 이겨야겠다. 착수에 의지가 보인다.


▲ 이세돌의 착수, 상대는 한국랭킹 18위 단순히 영재라고 부르기는 무리다.


▲ 이세돌의 생각, 변상일은 이세돌의 제자이기도 하다.


▲ 대회에 쏠린 관심, 무대 분위기는 세계대회 결승을 보는 것 같다.양재호 사무총장은 '마치 세계대회 만큼이나 언론의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 대회가 열린 합천 테마파크, 커다란 현수막이 대회를 알리고 있다.


▲ 이세돌이 대장경천년축전의 성공을 기원하는 글을 적고 있다.


▲ 변상일은 대박!이라는 글을 남겼다. 양재호 총장, 백성호 9단도 대장경문화축전의 성공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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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야오위 ｜  2013-01-13 오후 7:08:00  [동감1]    
세영재중 가장좋은 약은 변상일이 먹은것같다
이번 이벤트의 참패는 분명..변상일을 크게기울요인이 될것이다
스부 ｜  2013-01-13 오후 6:00:00  [동감0]    
신예들! 너무 들뜨지 마라... 정말 명심해야 할 한마디를 해줬네요.
스부 이세돌9단은 영재들의 기풍이 비슷비슷한것에 여러번 우려를 표하였습니다..세계 일인자가 한국바둑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하는말에 한국기원도 관심을 갖고 대비책을 세워주시기 바랍니다.  
수학123 ｜  2013-01-13 오후 6:35:00  [동감0]    
훌륭한 스승에 훌륭한 그 제자가 되기를 기대하며 변상일2단을 이세돌 9단 보듯 관심있게 지켜 보겠습니다 앞으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려 세상을 놀라게하는 기사가 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고요한돌 ｜  2013-01-13 오후 8:47:00  [동감0]    
상일 군. 아무리 승부에 집착했어도 생방송 중에 한 마디 멘트는 날려주셔야죠. 담엔 맘에 여유를 갖고 졌어도 복기도 하고 시청자들을 위해 한 두마디쯤은 해주세요.
비꽃 ｜  2013-01-13 오후 8:55:00  [동감0]    
훌륭하다 변상일..

신진서, 신민준과 함께 대승하리라.^^
금돌산 ｜  2013-01-13 오후 11:06:00  [동감0]    
세상을 감짝놀라게 할 영재가 셋이나 거의 동시에 등장한, 한국 바둑계에 이보다 더한 경사가 또 있겠습니까. 이세돌 사범의 뒤를 이을 국보기사들로 대성하시길 기대하겠습니다.
파나돌 ｜  2013-01-14 오전 1:10:00  [동감0]    
예전부터 생각하던 한가지가 있는데, 바둑기사 분들중에 많은 분이 악필인인거 같아요. 연예인들이 데뷔하기도 전부터 싸인 연습부터 하는것을 보면 약간 허세라고 느낄수도 있지만, 바둑기사는 자신의 휘호정도는 멋지게 써냈으면 좋겠습니다. 그 서명이 담긴 바둑판이나 물건들이 수십년 후에 희귀 소장품으로 누군가에게 귀히 여겨질 가능성이 많은데, 기왕이면 멋드러진 필체가 보기 좋겠죠. 붓글씨 연습 부탁하고 싶네요.
풍운아1 ｜  2013-01-14 오전 10:55:00  [동감0]    
정상급이 되려면 바둑공부 때문에 딴 곳에 신경쓸 여유가 없겠지만 이벤트성 행사에서 휘호 쓸 기회가 많을 텐데 바둑이 도와 예를 중시했던 것을 생각해서라도 자기 이름 석자 정도는 반듯하게 써보이록 노력해야 할 것같네요.머리 텅 빈 미쓰코리아들 글씨 보는 듯해서 보기 민망하네요.오래동안 남을 것인데 사범소리 듣기 부끄러울 것 같네요.양재호 백성호등 선배기사님들 쓰신 것 보고 느낀 것이 있기를 바랍니다.
감곡꽃님이 미쓰코리아도 머리 좋은 사람 많습니다..굳이 머리 텅 빈 미쓰코리아를 예로 들 필요가 있을까요..잘생긴 하버드생도 많은데 못생긴 하버드생을 예로 들면 하버드생들이 좋아할까요? 맘 따뜻한 댓글이 보고 싶네요^^  
풍운아1 그렇군요.십몇년전엔가 미스코리아들이 나와서 글을 쓰는데 그 예쁜 얼굴에 맞춤법하며 글씨에 하도 충격을 받은 적이 있어 잘못 예를 들었네요.요즘은 안 그럴지도 모르는데 너무 도매금으로 매도했네요.예쁘고 공부 많이하신 미스코리아들에게 죄송합니다  
dlrbgus 좋은 지적입니다,,,만 그때는 얼굴만 예쁘면 장땡인 시절이었고, 요즘은 영어로 대화가 가능한 정도가 되어야 뽑힐겁니다 세계대회나가서 통역을 세울수는 없을테니까요,굳이 그런이유가 아니래도 학벌이 장난이 아닙니다, 마지막 멘트는 안쓴것이 더 아름다운 마무리였을터  
lemmata ｜  2013-01-14 오후 12:31:00  [동감0]    
글씨는 차차 나아질 것입니다. 너무 부자연스럽게 어른스러운 필체보다는 어린이의 느낌이 드러나는
변상일 2단의 글씨가 귀엽군요. 나중에 변2단이 대성한다면 그 때는 필체도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입니
다. 그런 변화들도 어린기사들을 지켜보는 재미 중 하나이죠.
jdho ｜  2013-01-14 오후 2:44:00  [동감0]    
잘 읽었습니다 세명의 기사는 언제나 중국기사를 이길수있다 이것은 립서비스가 아닌지
아마추어는 진실인지 아닌지 가릴 능력이 없는데 이세돌의 날카롭고 솔직한 인터뷰가 서서히 사라져서 구분이 안되네...
제가 솔직히 보기에는... 여자기사들도 아니고, 꿈나무인데 실력으로 졌다면 모를까 이겨서 꿈나무들 자극해주는게 더 조흔일이 아닐까.
힘들겠지만 톱기사들이 꿈나무들을 이끌어주시효
대자리 ｜  2013-01-14 오후 7:25:00  [동감0]    
글씨,자고깨면 붓글씨 익히던 조선시대의 고루한 사고방식임.톨스토이같은 대문호도 자기 마누라 아니면 읽기 힘든 악필이어서 마누라가 원고를 다시 정리했다고 한다.바둑같은 특수한 분야의 전문가에게 쓰잘데 없는 주문 좀 말자.
dlrbgus 바둑과 서예는 인격수양의 방법에서 같은 길을 걷고 있단다, 특히 동양삼국은 한자 한글 일어에서 고유의 서예를 발전시키고 지금도 어쩌고 저쩌고,,이왕에 톨스토이를 예로 들었으니 이번 주말에 어디 가까운 전시장에 들려 서예라도 구경하면 좋지 않을까? 하다못해 이연걸영화에 서와 검술을 동일시 한것도 있더구먼  
최강한의사 ｜  2013-01-15 오전 8:52:00  [동감0]    
이세돌은 이제 한국바둑이 단순히 집단연구만 따라가서는 중국에게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걸
아는 겁니다. 그러니까 자꾸 기풍을 가져라... 독창성을 가져라... 이런 말을 하는 거죠. 이세
돌이 1인자라는 게 참 다행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백골저격수 ｜  2013-01-15 오전 8:54:00  [동감0]    
인류 탄생 이후~ 기사 영웅 이쎈돌!!! 정석만 외워서 그 틀에서 싸우던 바둑판을 휘젓어버리는 바둑계의 이단아 쎈돌!!!~~ 허허 그래서 동네 바둑이니 기본이 없느니 폄훼하면서 오래 못간다고 했던 원로 기사들을 비웃어버리는 이쎈돌!! 세계 바둑의 길을 완죤히 바꿔버리는 이쎈돌!! 프로 마저도 이쎈돌 바둑을 이해 못하는 당신은 진정 영웅 쾅!!
바돌황제 ｜  2013-01-15 오후 4:23:00  [동감0]    
모든 프로기사들의 기풍이 천편일률적인,즉 엇비슷한 기풍이라면 국제무대에선 해볼수가 없습니다.이세돌사범의 자기만의 기풍을 가져야 한다는 말은 정말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dlrbgus ｜  2013-01-16 오전 1:28:00  [동감0]    
변상일 단독 샷 사진에 달린 설명글이,,,
(신진서 신민준에게는 졌지만) 이세돌은 이겨야겠다...라고라고 ㅎㅎㅎ

기자님이 유머가 있으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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