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탕웨이싱 3단이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중국 신예 탕웨이싱 3단이 다수의 예상을 깨고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했다.
10일~11일 중국 쑤저우에서 벌어진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3번기에서 탕웨이싱은 이세돌 9단을 맞아 1국과 2국을 연달아 가져갔다.
세계 최정상이라 할 이세돌이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패퇴한 건 한국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이다. 이렇듯 무명의 중국 신예들이 빠르게 정상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현상은 두려워할 만하다.
11일 결승2국 종국과 시상식에 이어 우승자 탕웨이싱 3단과 준우승자 이세돌 9단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세돌 9단에게 -
Q. 대국내용이 어땠나?
A. “초반은 괜찮다고 봤는데 중반 사활을 착각한 곳이 있어 밀렸다. 후반에 역전 기회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해 아쉽다.”
Q. 한국바둑계는 기대를 많이 했다. 본인도 그랬을 텐데, 심정은 어떤가?
A.“좋을 수는 없다. 아쉽다. 탕웨이싱 3단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한다.”
Q. 이세돌은 최고수다. 뒤를 이을 한국기사가 누굴지 자주 거론된다.
A.“박정환, 김지석 같은 기사가 있고 그 아래 나이대로는 신민준 같은 기사도 잘 성장하고 있다. 중국처럼 인적자원이 풍부하진 않지만 언제나 우리는 소수정예로 잘 해왔지 않은가. 이들이 잘 해주길 바란다.”
Q. 탕웨이싱 3단과 공식 대국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둬보니 어떤 기사이던가?
A.“강했다. 그리고 세계대회에서 우승했다. 단, 나에게 역전 기회를 여러 번 허용했다. 내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우세를 확고히 하는 것 흔히 ‘닦는다’고 표현하는 그런 점만 보완하면 지금보다 더 강해질 거라 본다.”
Q. 많이 아쉽겠다.
A.“1국과 2국에서 모두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게 마음에 남는다. 집중력 탓일 게다. 앞으로는 집중력 보완에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 준우승자로서 기자회견을 하니 무척 어색하다. 내년엔 우승해서 이 자리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우승트로피를 든 탕웨이싱 3단(왼쪽)과 준우승트로피를 든 이세돌 9단.
탕웨이싱 3단에게 -
Q. 동료들이라 할 수 있는 ‘90후’들이 거푸 우승하고 있는 사실이 이번 우승에 도움이 됐을 것 같다.
A.“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대국들이 참 많았다. 동료들이 우승들을 하고 잘 되니까 내심 나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긴 했다.”
Q. 지금 소감은?
A.“기쁘긴 한데, 솔직히 말해서 감각이 없는 상태이기도 하다. 패싸움에서 이세돌 9단이 팻감을 늘리는 수단이 있어 내가 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놀란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Q. 1국과 2국의 대국내용을 되돌아 본다면?
A.“1국은 내가 많이 좋은 형세였는데 순식간에 추격당하면서 ‘이세돌 9단이 정말 명성대로 무서운 기사로구나’라고 생각했다. 2국에선 이세돌 9단이 좋은 기회를 만났는데 살리지 못한 걸 보면 체력에 필시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Q. 세계대회를 우승한 데 의미를 부여하자면?
A.“실력이 있다 하더라도 세계대회 우승을 하지 못하면 사실상 일류기사로 부르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자신감이 생겼다.”
[쑤저우 | 김수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