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원 일기 - #20. 스튜디오(2) - 급히먹는 밥은 체할껄?

episode 1. 급 섭외

  오후 5시 30분..

은하 직장의 공식적인 퇴근시간이다.

바뜨!!

제 시간에 퇴근해본적은 정말로 한.번.도. 없다..

가지말라고 잡는 사람도 없고.. 못가게 하는 강압적인 분위기도 아니지만..

그날 일은 그날 끝내자!! 는 은하만의 고집에..

일은 밀리지 않지만.. 약속은 맨날 밀리기 일수이다.

오늘은 안돼!

6시에 저녁약속이 있다.. ^^

요즘 한창 일이 몰려오는 시기라서..

점심시간까지 쪼개 부지런히 일을 한 끝에 6시 퇴근..

약속장소는 직장 바로 앞..

6시 5분.. 조우.

종일 정신없이 컴퓨터를 두드려서 어께는 빠질 것 같지만..

해떠있을 때의 퇴근이라 기분은 매우 좋다.. ^^

일단 떡볶이를 먹자! (일단이 떡볶이면.. 저녁은 이단.. 팥빙수는 삼단이렷다! ^^)

씽씽분식(회기동.. 추천맛집^^)의 매콤한 떡볶이와 참기름 살살 깨 솔솔뿌린 뚱땡이 김밥!

쫄깃쫄깃한 쌀떡볶이를 포크로 반절을 잘라 한입에 쏙~ 넣으면.. 입안가득 행복하다~

한 30초쯤 행복했다..

은하의 핸드폰이 울리기 전까진 말이다..

은하 : 여보세요?

조연출 : 은하씨! 지금 기원와서 계시할 수 있어요?

은하 : 에...???

조연출 : 일곱시랑 아홉시 대국 계시 펑크났어요!!

은하 : 에...?? 웅얼웅얼

조연출 : 조국수님이 1국인데..

은하 : (눈이 번쩍! @.@!!) 갑니닷!!!

조연출 : 언제까지 도착이에요?

은하 : 6시45분이요..

조연출 : 빨리오세요! 택시타고 영수증 청구해요!

은하 : 냅!

episode 2. 급 선회

일단 맞은편에서 떡볶이를 하나물곤 정지자세로 은하를 쳐다보는 친구에게 슈렉의 고양이 표정으로 눈 몇 번 깜빡여주고.. (맞을뻔했다.. ㅜㅜ)

함께 택시를 타고 기원으로 gogo~~

기원에 도착하니 정말로 45분..

생방송 15분전..

기원1층 상황실에 가방을 놔두고.. 분장실로 들어가 거울을 보니..

앗! 이거..

시청자 여러분들게 죄송한 행색이다... ㅜㅜ

머리는 하나로 질끈.. 아무것도 안바른 앞머리는 자유를 만끽하며 이리저리 흩날리고..

화장은 (당연히) 생략.. (화장을 잘 못해서^^)

급한김에 입술이라도 좀 바르고.. 머리 한번 다시 묶고 나니 방송 5분전..

이제 은하는 독한 맘(?)을 먹게된다.

이대로 방송이다..!!!

계시원 이름은 자막에 안나오니.. 다들 내가 은하인지 모를 거야.. 음하하하!!

(사실은 안일한 맘(!) 이었던 거다.. 다들 알더라.. ㅜㅜ)

생방송 5분전.

1국은 조훈현 사범님과 유창혁 사범님의 대국..

대국실 앞에서 두분 사범님들께 반갑게 인사를 하고 대국실로 들어갔다.

episode 3. 투어계시vs스튜디오계시

대국실에 들어가니 카메라 감독님이 이어폰을 꽂으라고 하신다..

응? 이어폰??

그러고보니 의자에 이어폰이 하나 있다.

오른쪽 귀에 꽂으니.. 대국장 밖.. 피디님의 오더소리가 들리고.. 해설자의 멘트도 들린다.

그렇다. 두 소리가 한꺼번에 들린다..

2번 카메라.. 좌우스팟~ 3번 카메라.. 하는 피디님 소리와.. 

최근에 유창혁 선수가 말이죠~ 하는 해설자 두분의 소리가 동시에 은하의 오른쪽 귀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헉!! 

이상태로 초를 세야한단말이지??

조국수님의 대국을 계시한다는 들뜬 맘이 한순간에 싸악~ 가라앉고 긴장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동안 투어 계시만 했던 은하..

스튜디오에서 하는 계시는 처음이다.

여기서 잠깐!

각각의 차이점을 정리해보자..

이.. 이럴수가..! 차이가 크다..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5분도 안남은 방송시작..

후회는 늦었다.

무조껀 잘하는거다!!

눈을 부릅! 뜨고 계시 시작..!! 을 해야하는데.. 가만.. 시작은 어떻게 하지?

투어때는 앞에서 피디님이 손을 올렸다가 내리면.. 그때 멘트를 하며 시작인데..

지금 은하앞엔 시~커먼 2번 카메라만 눈을 부릅뜨고 서있다..(무서워 ㅜㅜ)

이어폰에서는 계속 해설자들의 해설과 피디님의 외국말 같은 카메라 지시만 들리는데..

어디 물어볼수도 없고.. 어쩌지? 어쩌지?

이때 외국말만 하시던 피디님이 드디어 한국말을 하신다..(알아들을 소리를 하셨단 얘기다^^)

“대국을 시작하겠습니다~” 

아하! 이게 신호구나! 

얼른 은하도 “대국을 시작하겠습니다” 멘트를 했다.

대국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