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에 나와 보니 목진석 사범님이 있었다.

유부남 모 사범님과.. 그리고 12년 만에 보는 유재성 사범님.. 이 함께였다.

은하 : (대뜸) 누나 모르겠어?

유사범님 : (당황)음.. 누구.. 시죠?

목사범님 : 그냥 누나야.

유사범님 : 너(목사범님)더러 오빠라고 하던데?

목사범님 : 아냐.. 누나 맞어.. 누나라고 얼른 불러봐.. ㅋㅋ

은하와 목사범님은 타고난 장난꾸러기인 모양.
(우리의 장난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계시원일기 #1, 6편을 읽어 보세요^^)

유사범님은 은하를 기억하진 못했지만..

어린 시절 도장 에서의 기억은 공유하고 있었다. 특히 벌받았던 기억..

“그래그래~ 그거~ 돌 뚜껑으로 손가락 눌리는 거..”

“맞아.. 나도 그거 진짜 아팠어~ 난 매로 발등도 맞았었어..”

맞장구를 치며 신나게 어릴 때 받았던 벌(!)에 대해 이야기하는 유사범님과 은하를 보던 목사범님 왈.

“난 모범생이었기 때문에.. 벌 받은 건 하나도 기억이 안나..”

episode 2. 나도 날아갈래

“우리도 오늘 올라가는데.. 비행기로.. 같이 갈래?”

오늘 올라간다는 은하의 말에 목사범님이 물었다.

비행기..?! 고속버스 값의 두 배가 조금 넘는 가격..

비행기 값에 이곳에서 쓴 경비까지 더해보니.. 내가 받을 계시비를 살짝 웃돌고 있었다.

갈등을 시작한 은하.

그래도.. 

내일 아침에 출근도 해야 하잖아... 심야버스를 타면 너무 피곤할 거야..

나도 고속버스 말고 비행기 타고 날아갈꺼야... 라는 괜한 질투..?

그냥 오랜만에 만난 어릴 적의 동생들(!)과 함께 가고 싶다는 마음 쯤으로 해두자.. ^^

아무튼 충동적으로 함께 비행기를 타기로 결정!!

넷이서 저녁을 먹고(목사범님이 샀다^^) 공항으로 건너가니.. 기상이 나빠서 15분 연착..

기상이 나쁘다니.. 불안했다.

사실 은하는 비행기가 무섭다.

어딜 가든..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되도록이면 비행기가 아닌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은하..

이상하게도 은하가 비행기를 탈 때면.. 기상이 나빴고.. 흔들리는 비행기 안에서.. 조마조마해가며.. 옆 사람을 꽉 붙잡고 괴롭히곤 했다. (혼자 탔을 때는.. 하도 떠는 은하가 안스러웠는지.. 옆에 앉은 모르는 할머니가 꽉 안아준 적도 있다..)

이륙.. 비행.. 착륙..

흔들린다.. 뜬다뜬다.. 떨어진다.. 으아악.. 부들부들.. ㅜㅜ

비행기가 기차보다 사고확률이 적다며 놀리는 목사범님의 말은 이미 안들린지 오래...

비행기에서 양 옆의 사범님들을 괴롭히며.. 서울 도착.

김포공항에서 한국기원으로 오는 택시 안.

은하와 이창호 사범님이 함께 비행기를 타는 모습이 보고 싶다며 놀리는 사범님들의 말을 못 들은 체 자는 척을 하다가 정말로 잠들어버렸다.

(이창호 사범님도 은하처럼 비행기를 싫어하나보다.. 묘한 동지애를 느꼈다.. ^^)

episode 3. 이제는 행복해질 시간

비가 올 것 같은 하늘.

기원 앞에서 각자 헤어져 집으로 향하고, 은하는 목사범님의 차에 냉큼 올라탔다.

왕십리에서 회기동을 거쳐 분당으로 가려면 조금 돌아가야 했지만..

차안에서 꼬박꼬박 졸던 은하의 피곤함을 알았는지.. 선뜻 데려다주겠다고 하는 목사범님^^

“공부 잘하지?”

“그냥 그렇지 모.. 오빠 공부 잘하지 않았어?”

“그럼~ 나 4학년때 100점도 많이 맞았어!!”

“아..네.. 4학년때.. 푸하하”(초등학교 1년 선배이긴 하지만.. 확인 할 길은 없다.. ^^ㅋ)

“오빠.. 대학은?”

“못갔지...”

“부럽다.”

“대학 못 간 게 부러워?”

“아니.. 잘 하는 게 있다는 게 부러워.”

“넌 공부 잘하잖아.”

“어른이 되니까 그런 건 그리 중요하지 않더라구.. 나도 뭔가 잘하고 싶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난.. 잘하는게 없었어. 그래서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어.”

“그런가..?”

나는 문득 궁금해져서 물어보았다...

“오빤 지금 행복해?”

그리고..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오빠는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응. 정말 행복해.”

“... 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으니까..”

잠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나도 그처럼 그렇게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

나도 그처럼 흔들림 없는 눈동자로 지금의 행복을 자신할 수 있을까..?

차창에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 나도 빨리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더 행복해질래.”

은하의 볼멘.. 그렇지만 희망에 찬 말에..  조용히 웃는 목진석 사범님.

은하.. 더 행복해지겠습니다.

지금도 행복하지만.. 지금보다 더 행복해져서.. 제 주위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은하가 되겠습니다.

피에스 : 이상으로 울산투어편을 마무리합니다^^ 광주투어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