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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돌은 일단 오메가와의 대국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초중반부터 찬돌은 착점을 할 때 바로 더블클릭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알파와 베타는 조용해졌다. 사실 더블 클릭을 한다고 하여도 클릭 사이의 간격은 존재할 것이며 그 사이에 컴퓨터가 반응하여 알파와 베타의 훈수가 뜰 법도 한데 그렇지가 않았다. 그러한 점은 미리 안배된 대국실의 이용 방식 중 하나인 게 분명했다.

 수순이 계속되자 찬돌은 오메가의 바둑 실력이 녹녹치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어쩌면 친선대국의 10분 30초 초읽기 3회로 설정된 속기 게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알파와 베타의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라는 생각이 들자 쓴 웃음이 지어졌다. 본 대회에서는 예선은 30분에 60초 초읽기 1회였고 본선은 60분에 60초 초읽기 3회로 정해져 있었다. 찬돌은 바둑이라는 것이 속기 경기와 장고 경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만일 지금처럼 본 대회에서도 10분의 속기로 경기가 진행된다면 하이퍼 컴퓨터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오메가가 절대로 유리할 게 분명했다. 현재까지 30여 수가 진행된 상황에 있어서도 오메가는 착수를 할 때 징그러울 정도로 빠르고 반사적이었다. 찬돌은 이 징그러운 기계를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 하는 포괄적인 관점에서 생각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찬돌은 예전에 컴퓨터가 바둑에서 인간을 이길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말하던 내용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패’가 발생할 때 컴퓨터가 감당을 못한다고 했던 내용이 생각났다. 찬돌은 일단 오메가의 패 대응 능력을 시험해 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얼마지 않아 기회는 찾아왔다. 찬돌은 좌변의 백 진영으로 뛰어 들어 응수 타진만을 한 뒤 일부러 손을 빼고 다른 곳을 두었다. 그러자 오메가도 넓은 지역에 돌을 착점하였다. 찬돌은 우상귀의 백 진영을 바라보았다. 보통은 백의 화점에 놓인 아래의 3.3 위치에 흑돌을 침투시킨 뒤에 집 모양을 내고 선수를 잡아서 다른 비중이 있는 지역에 착점을 하는 게 일반인 곳이었다. 그런데 찬돌은 화점에 놓인 오메가의 백돌 밑에 흑돌을 가져다 붙였다. 상대의 돌에 밑으로 붙여서 침투하는 방식은 3.3 침입과 크게는 다르지 않은 침투 방법이지만 상대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후수를 잡게 될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지만 찬돌은 노림이 있었다. 그리고 오메가는 찬돌이 예상했던 방식으로 응수를 하기 시작했다.

 우상귀는 ‘침투 후 실리와 세력으로 나뉘는 정석’으로 진행되지 않고 패가 발생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발생한 패는 어느 쪽이 이기느냐에 따라서 실리가 크게 나뉘는 곳이었다. 흑이 패를 이기게 되면 원래 백의 영역이었던 귀는 모두 흑의 차지가 될 수 있었다. 반대로 백이 패를 이기게 되면 귀 전체는 완전히 백의 집으로 굳어지면서 흑돌을 잡기 위해 놓여진 백돌들은 주변 다른 백돌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었다. 그런데 패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찬돌은 아까 좌변에서 접전 중에 손을 빼었던 곳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수 지나지 않아 좌변에서도 패의 모양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좌변의 패도 우상귀의 패 못지않게 패의 승패에 따라서 실리가 크게 나뉘는 곳이었다. 그런데 찬돌은 좌변의 패를 질 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양패로 이끌 때부터 찬돌은 좌변을 차지할 생각이었다. 우상귀에서 백이 패를 이기게 되면 35집 가량이 확정되게 되고 좌변에서 흑이 패를 이기게 되면 20집 가량이 확정되게 되는 형국이었지만 찬돌은 좌변을 차지하고 선수를 차지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였다. 왜냐하면 좌변에서 흑이 패를 이기게 되면 변에서 중앙으로 뻗어 있던 백돌들의 아랫부분에 이어 윗부분까지 공격해서 잡아버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제 양패가 발생한 이상 흑과 백은 어느 한 쪽만을 지키게 되고 바꿔치기를 감행할 수밖에 없는 진행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좌변의 패에서 흑이 백돌을 따내는 순간 백은 더 이상 패를 쓸 곳이 없었다. 이제 백은 우상귀의 흑돌을 따낸 곳을 메워서 우상귀를 차지하고 흑은 좌변의 백돌을 따낸 곳을 메워서 좌변을 차지하면 될 일이었다. 찬돌의 예상대로 오메가는 우상귀에서 패 모양을 메우고 있었다. 그리고 찬돌도 좌변의 패 모양에다가 흑돌을 놓아 패를 메웠다. 이제 애초에 찬돌이 계획했던 대로 백은 우상귀의 흑돌들이 쪼개진 나머지를 잡기 위한 가일수를 하고 찬돌은 좌변에서 중앙으로 뻗어 있는 나머지 백돌들을 쫓기 시작하면 될 일이었다. 그러다보면 중앙에서 백을 쫓는 흑돌들이 많이 놓이게 되면서 우상귀에서 손해를 본 실리도 만회가 될 것이었다. 그런데 백이 택한 다음 수순은 놀랍게도 찬돌이 준비하고 있던 자리였다. 중앙으로 뻗어 있는 백 대마의 머리로부터 한 칸 뛰는 위치였다. 

 찬돌은 순간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상귀에서 백이 패를 이긴 뒤 한 번 더 돌을 놓아 나머지 흑돌들마저 잡아 버리는 선택은 한눈에 들어오는 큰 실리였다. 그리고 좌변에서 중앙으로 달아나는 백돌들은 흑이 먼저 돌을 놓아 쫓는다 해도 크게 위험한 돌들은 아니었다. 다만 찬돌의 판단에 의하면 우상귀에서 백에게 35 집의 실리를 내어주고 좌변에서 흑이 20집의 실리만을 차지한다 할지라도 좌변의 나머지 백돌들을 쫓다보면 차후에 중앙이나 좌하귀에서 15집 정도는 만회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바둑은 돌들의 흐름에 있어서 기세가 중요하기 때문에 확정된 35 집보다는 미확정 된 35 집 쪽을 택하고 공격의 흐름을 타는 게 찬돌의 성향으로 비추어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오메가는 그러한 찬돌의 생각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찬돌이 착점을 하려고 한 자리에 먼저 백돌을 가져다 놓고 있었다.

 애초에 패를 유도해서 국면을 어지럽게 이끈 것은 찬돌이었다. 그리고 찬돌은 처음 우상귀에서 백의 화점 밑에 흑돌을 붙여 놓는 순간부터 방금 좌변 쪽에 백돌이 놓인 지점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에 오메가는 그곳의 가치를 자신도 알고 있었다고 말하는 듯 먼저 선점을 하는 것이었다. 찬돌은 고개를 갸웃하였다. 어떠한 상대라 할지라도 첫 대국에서 상대방의 기풍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의도적으로 기풍에 거스르는 대응을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오메가의 방금 선택은 눈에 안 보이는 집을 계산하는 데에 있어서 확실히 다른 어떤 곳보다 그곳이 더 큰 가치가 있다는 수치적인 판단에서 비롯되었다는 의미였다.

 순간 찬돌은 뒷머리로부터 등을 따라 전기가 흐르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러고 보니 오메가는 아까 패의 공방전에 있어서도 거의 완벽하리만치 팻감을 구사하며 패싸움을 버티어 내고 있었다. 더구나 양패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수순에 흐트러짐이 없이 팻감과 양패를 모두 감당해 내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싸움이 정리된 뒤에는 눈에 보이는 큰 곳과 눈에 보이지 않는 큰 곳을 견주어 계산한 뒤 조금이라도 더 큰 곳이라고 판단되는 위치에 과감하게 착점을 하고 있었다.

 찬돌은 답답함을 느꼈다. 보통 바둑판을 응시하면서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는 기력이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느끼는 현상이었다. 찬돌은 오메가가 자신보다 강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다시 머리털이 쭈뼛 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기계가 인간보다 바둑을 잘 둘 수 있다는 건 도무지 받아들여지지 않는 일이었다. 적어도 찬돌이 알고 있는 바둑이라는 세계는 그랬다. 바둑은 내면에 지닌 칼을 누가 더 날카롭게 갈아 놓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게 평소 찬돌의 지론이었다. 그런데 기계에게 내면이 존재하고 그 안의 칼날이 다른 누구 못지않게 날카로울 수 있다는 건 도무지 상상이 가질 않는 일이었다.

 찬돌은 자신이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자 눈빛이 서서히 달라지고 있었다. 이제 그는 자신의 칼을 본격적으로 뽑아들고 휘두를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상대방의 완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방금 전에 확인하였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어느 쪽의 칼날이 더 날카로운가에 따라서 승패가 나뉠 가능성이 높았다. 찬돌은 우상귀에서 백이 제압하지 않은 흑돌 두 점을 살릴 수 있게끔 두 칸 벌림의 자리에 커서를 위치하고 클릭을 하였다. 그러자 찬돌이 지정한 위치에 흐릿한 흑돌 하나가 놓였다. 순간 찬돌은 어리둥절해졌다. 그리고 금세 자신이 더블클릭으로 일관해 왔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조금 전에 너무 생각을 골똘히 한 탓에 그러한 사실을 깜빡 잊고 한 번만 클릭을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찬돌은 한 번 더 클릭을 하여 착점을 완료하기 위해 검지 손가락 끝을 움직였다. 그런데 그 순간 대화창에 베타의 의견이 떠오르고 있었다. 찬돌은 문득 그곳으로 시선이 향했다. 그리고 수순이 상당부분 진행된 지금에 와서 베타가 내놓은 의견은 어떠한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이전 수순인 백의 중앙 한 칸 뜀에 있어서 들여다보기를 시도하여 악수가 될 가능성은 23% 입니다. 놓아보기를 권장합니다.’

찬돌은 베타가 말한 곳을 바라보았다. 보아하니 그곳은 흑이 들여다보았을 때 백이 100% 막아야 할 곳이었다. 그곳을 막지 않고 뚫린다면 백이 아까 중앙으로 한 칸 뛴 수는 아무 의미가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찬돌은 베타가 언급한 23%라는 수치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논의의 대상이 된 곳의 주변을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그러고 보니 중앙으로 달아나면서 안정을 취하고자 하는 좌변의 백돌들은 좌하귀의 흑 진영을 들여다보는 곳을 선수의 자리로 남겨둔 상태였다. 그리고 정말로 나중에 그곳에 백의 돌이 놓인 뒤에는 좌변의 달아나는 백 대마는 수비를 하는 데에 있어서 탄력이 생길 게 분명했다. 다시 말해 그 때 가서는 흑이 들여다보는 곳을 순순히 이어주지 않고 다른 형태로 방어를 하는 게 가능했다. 그렇다면 달아나는 백 대마가 중앙으로 한 칸 뛴 곳을 들여다보는 타이밍은 지금이 가장 적절했다. 나중에는 그곳을 받아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금이라면 그곳을 받을 테니 말이다.

 찬돌은 알파와 베타의 훈수 수준이 보통이 넘는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찬돌은 다시 그것들과 협력하는 형태를 취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방금 베타가 충고한 곳은 찬돌이 깜빡 놓치고 간 측면이 없지 않은 곳이긴 하나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할 곳은 되지 못했다. 찬돌은 원래 놓으려고 했던 곳에 두 번째 클릭을 하여 착점을 완료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잊지 않고 더블클릭으로 일관하였다. 바둑은 중반전으로 이어졌다. 찬돌은 정신을 집중하느라 모르고 있었지만 그 사이 1번 대국실엔 일반 관전자 다섯 명이 들어와 있었다. 그들은 대국장을 옮겨 다니다가 우연히 35번 대국장이 개설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들어와 보았다가 오메가가 바둑을 두고 있는 대국실을 발견하고 들어온 사람들이었다. 위고로에선 인터페이스에 관전자들의 대화를 지원하는 기능은 없었다. 따라서 관전자들은 오메가와 찬돌의 대국을 숨을 죽이고 구경만 할 수밖에 없었다.

 대국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점입가경으로 이어졌다. 찬돌의 흑 쪽이 유리한가 싶었는데 초읽기에 몰려 있던 찬돌이 상대가 패를 만들어 내려고 비비고 들어온 곳에서 패를 허용하는 바람에 국면은 전환되고 있었다. 여러 차례 패가 교환된 뒤에 보니 팻감은 찬돌이 한 개 적었다. 결국 찬돌은 오메가에게 연속 빵때림을 허용하는 것과 흑돌 석 점을 살려나오는 것을 바꿔야 했다. 그리고 끝내기 시점에서의 긴 패싸움 이후가 대개 그렇듯이 대국은 빠른 종국으로 이어졌다. 결과는 백의 다섯 집 반 승이었다.

 오메가는 인사말 선택 기능에 있는 ‘즐거운 대국이었습니다’ 하는 멘트를 남기고 대국실에서 나갔다. 찬돌은 뒤늦게 대기실 목록 쪽을 바라보았다. 대기실엔 십여 명의 사람들이 들어와 있었는데 오메가의 퇴장 이후로 사람들은 속속 방에서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소더버그의 대화명인 ‘Madonna’도 방을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찬돌은 혹시 소더버그가 다시 전화를 해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찬돌의 휴대전화는 다시 울리지 않았다. 찬돌은 이 순간 소더버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아까의 대국은 내년 2월에 열릴 본 대회와는 달리 친선대국으로써 속기로 설정됐었다. 그리고 찬돌은 알파와 베타의 지원을 받거나 팀원들과 협력 플레이를 하지도 않았는데 오메가에게 덤을 여덟 집 반이나 내어 주었다. 결국 일반적인 덤 설정이었다면 찬돌은 다섯 집 반을 진 게 아니라 석 집 반을 진 것으로 결론이 났을 것이었다. 아마 소더버그는 오메가가 큰 폭의 집 차이로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에 지금쯤 우울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니면 오메가의 레벨 조정을 중간 단계에서 최상 단계로 바꿔 놓는 등의 조처를 취하고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어쨌든 찬돌은 바둑을 졌음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썩 나쁜 상태는 아니었다. 사실 아까의 대국 중에 막판에 패가 나오게 된 것은 찬돌이 일부러 허용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 때 찬돌은 오메가가 지닌 칼끝의 예리함을 몸소 체험해 싶다는 충동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오메가가 상대방이 걸어오는 패에 대하여 대응을 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직접 패를 창출해 내는 능력도 지니고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결국 그로 인해 열두 집과 일곱 집을 바꾸는 손해를 보았지만 아쉬움은 없었다. 어차피 친선경기였고 거기에다가 소득도 있었다. 오메가와의 대국에서는 시간 관리가 중요하며 패싸움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는 교훈을 얻었던 것이다. 어차피 고수들의 바둑에서는 어쩔 수 없이 패싸움에 휘말리는 일은 흔한 게 아니었다. 고수라면 나름대로 공격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걸어오는 패싸움에 응하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패싸움이 발생하면 필연적으로 팻감이 사라지게 된다. 결국 패싸움이 여러 차례 발생한 바둑은 나중에 초읽기에 몰렸을 때 시간 확보를 위해 돌을 놓을 수 있는 곳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만일 그러한 상황이라면 인간보다는 컴퓨터가 유리할 게 뻔했다.

 찬돌은 위고로 닷컴에서 로그아웃을 한 뒤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닫았다. 그러자 바탕화면에 주리의 이미지가 찬돌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는 게 보였다. 찬돌은 가상의 그녀에게 합당한 만큼의 미소로 화답한 뒤 윈도우의 종료 버튼을 클릭했다. 그리고 그는 욕실로 가서 간단하게 씻은 뒤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방안은 어두웠고 충분히 조용했다. 먼 곳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지 않아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찬돌은 깊은 잠으로 곯아떨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