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는 소설을 적고 싶다. 어린 시절 국어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짧은 수필과 같은 소설이다. 몇페이지 되지는 않지만

강렬한 느낌이 전해지는 그런 소설 말이다.

단 한줄의 느낌이 가슴을 후벼파는 그런 소설을 스스로 적어면서

읽고 싶다. 타인이 적은 것도 무방하겠지만, 한자 한자 내가 적으면서

상상하면서 그 느낌을 받고 싶다. 누가 적어놓은 한문장이 아니라

문장이 되어가는 그런 과정을 마치 고속촬영한 개화장면을 보듯이

보고 싶은 것이다.

크리스마스에는 그런 것이 있어야한다. 그 느낌. 어린시절 느꼈던

그 크리스마스에 대한 느낌을 다시 찾고 싶다. 내가 변해서인지

세상이 변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변했다면 다시 나를 바꾸고

세상이 변했다면 세상을 바꾸어서라도 느끼고 싶다

장성한 아들에게도 무뚝뚝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머릿맡에 뒤는 아버지의

모습. 물론 밤에 자는 사이에 가져다 놓고 다음날은 시치미를 떼는 것이다.

선물 이라고는 물론 담배 한보루를 포장한 것이다.

아들이 이제는 그런거 하지말라고 해도 절대 모르는 일이라 우기며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선물을 줄까 생각하는 그런 노년에 접어드는

아버지의 모습을 소설로 적고 싶다. 이제 나도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그런 부자간의 모습이 상상되어지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