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곧 이어 드넓은 바다가 시야에 꽉 찬다. 바로 태평양이다. 해 빛에 반사되는 작은 파도가 마치 물고기의 비늘처럼 보인다. 여기서부터 이름이 새겨진 명소가 시작된다.

 

   

 

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이 다양하다. 언 듯 작은 구릉으로 이어진 사막인가 하면

어느새 파란 색깔을 띤 아몬드 밭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캘리포니아 주는 한 반도 넓이의 2 배, 남한의 4 배 크기다. 그러나 그 큰 면적의 25 %

즉 , 우리나라와 같은 면적이  사막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면 나무 하나 없는 민둥산이 신기할 정도로 오래 계속 되곤 했었다.

 

   ( 캘리포니아 주의  4 분의 1 이 사막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면적이다. 여러 시간을
     달려야  사막지대를 벗어 날 수 있다.)

 

    필자에게도 중환자 증상이 전염 되었는가?  어느새 필자도 곤한 잠에 빠져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어렴프시 뜬 눈에 차창 밖으로는  파란 아몬드 밭이 계속
    되고 있다.

가이드도 잠이 깬 모양이다. 그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잠 속에 있는 승객들을 깨운다.

“ 중 환자실에서들 나오셨으니, 다시 이야기를 계속 하지요,  미국의 농부는 한국과

  달라서 부자의 대명사 입니다. 넓은 땅을 활용하기 위해서 정부에서는 농사짓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일정 기간 무상으로 대여 해주었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아주 분양을 해 줍니다.  그리고 은행에서는 필요한 자금을 빌려 줍니다.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농사를 격년으로 지을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기름 진

  땅을 유지하면서 수확 율을 높이기 위한 필요한 조치라고 합니다. 벼의 경우,

  캘리포니아 남쪽 지방 따뜻한 곳에서는 이모작도 가능하답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쌀의 년 간 생산량을  적절하게 조절하기 위해서 입니다.

 

 

  ( 이 곳이 특산품은 아몬드다.  다른 곳에서 나는 아몬드와는 비교가 않 될
       정도로 영양소가 많고, 맛도 뛰어난다고 한다 )

 아몬드 생산에 종사하는 미국의 농부는 일년에 4 시간만 일을 하면 족 하답니다.

  한 시간은 은행 책임자와 만나, 재산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재테크에 관한

  협의를 하는데 소비하고, 또 한 시간은 아몬드 생산조합에 나가 금년도 판매가격,

  또는 납품 가격을 얼마에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사용하고, 또 한 시간은 수확

  때가 되면, 작황을 확인하기 위하여 넓은 자기 농장을 비행기로 돌아보는데 사용

  하고, 마지막으로  한 시간은 농장을 관리 할 사람들과 회의 하는데 사용 한답니다.

일단 농장만 확보하고 비행기로 씨를 뿌려 놓으면, 그 다음은 단계별로 관리인들이

모든 것을 처리 해 준 답니다. 비료와 농약을 뿌리는 사람, 수확하는 사람, 수확해서

상품이 되도록 가공 처리 해 주는 사람, 운반 해 주는 사람들이 각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일사 분란하게 움직여 준 답니다. 매장이나, 경매장에서는 판매대금을 은행

계좌로 입금시켜 주기 때문에 농장주는 통장에 입금 된 금액만 학인하면 되는 거지요.

  대신 농장을 운영 하려면, 토지는 물론이고, 비행기와 어느 정도의 비행기 수리

  기술이 필수 조건이 랍니다. 농장주는 그 지방의 유지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행사 때, 그리고 여러 자선 단체에 많은 기부금을  내기도 합니다. 사회적

  으로 아주 존경 받는 계층이지요.  항상 빚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나라 농부와는

  차원을 달리 하지요.“

버스는 101 번 국도를 따라 계속 북상한다. 관광 명소,  허스트 캐슬이 있는 곳을

지날 때쯤 가이드는 화제를 바꾼다.

“ 왼 쪽 창 멀리 보이는 곳에 그 유명한 허스트 캐슬이 있습니다.  윌리암 랜돌프 허스트,

  미국이 낳은 전설적인 출판 왕이지요. 1863 년에 태어나서 1951 년 세상을 떠 날 때까지

  최대 출판사 외에도, 그는 26 개의 신문사, 13 개의 잡지사, 8 개의 라디오 방송국, 등을

  소유 할 정도로 매스 컴의 제왕이었습니다.

  그는 태평양이 멀리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에 어마 어마한 규모로 허스트 캐슬을

  지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출신 건축가, 줄리아 모간에게 의뢰하여 5 채의 커다란

  저택을  지었는데, 1919 년에 시작 한 공사가 1945 년까지, 26 년을 걸려 완성 하였
    습니다.

( 전설적인 출판계의 왕,                  ( 허스트 캐슬,  5 채의 저택을 짓는데, 26 년이
     윌리암 랜돌프 허스트 )                   걸렸다.)

시설 자체가 웅장하고 규모가 크지만, 그 못지않게 이태리 스페인에서 끌어 모은

세계작인 예술품들이 가득 합니다. 화려한 그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한 때는 비참하고

실의에 빠진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한 때, 그는 젊은 애인을 위하여 수영장도 만들고, 목욕탕의 욕조를 금으로 치장하기도

하였지만, 결국 그 애인은 그의 친한 친구 중의 하나인 영화감독의 품으로 옮겨 가고

말았답니다.

 ( 허스트 캐슬에 있는 수영장, 진열 된 조각품들은 모두 이태리,스페인에서 수입했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유족들은 허스트 캐슬 시설 일체를 주 정부에 기증하였고, 주 정부는

이를 일반에 공개하게 된 것입니다.“

역사 이야기라면 항상 흥미롭다. 이야기의 주인공이야 그 당시 생의 영욕을 되풀이

하였겠지만  후세인들에게는 흥미롭고, 호기심 일으키는 이야기가 된다.

살리나스에 이르렀을 때였다. 가이드는  새로운 화제를 시작한다.

“ 이 곳을 지날 때는 미국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존 스타인백에 관한 이야기를 빼

   놓을 수가 없습니다. 이 곳 살리나스는 1902 년,  존 스타인백이 태어 난 곳 입니다.

   지금도 마을 어딘가에는 그의 흉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존 스타인백은 사망 후                     ( 존 스타인백이 태어나서 살던 집 )

1979 년에 우표의 주인공이

되었다.)

  노벨 수상 작품인 “ 통조림 골목 ” 의 현장이 바로  이 곳 입니다. 지금은 없어 졌지만,

  옛 날에는 이곳이 잘 나가는 어촌이었습니다. 고기 배가 들어오면, 신선한 고기들은 

  통조림 공장으로 보내져 즉시 통조림으로 가공 처리 됩니다. 그 때의 정황이  그 소설의

  배경 입니다.

  존 스타인벡은 ( 1902 년 - 1968 년 필자 주.)은 어렸을 때 매우 가난하게

  자랐습니다. 스탠 포드 대학을  다니던  그는 학비를 마련 할 수 없어 , 중퇴

  하고, 막 노동 일을 하였습니다. 1968 년 그가 뉴욕에서 심부전으로 사망 할

  때까지 총 25 권의 책을 썼는데, 그 중 16 권은 소설, 6 권은 논픽션, 그 외는

  단편 집 입니다. 

  1950 년대, 청춘의 우상이었던 제임스 딘이 출연한 영화, 에덴의 동쪽, 1939 년에 

  풀리처 상을 수상한 분노의 포도 등, 그의 작품은 사회의식이 강하고 휴머니즘이

  넘치는 그런 것 입니다. “

    ( 캘리포니아 주 박물관에 있는                 ( 존 스타인백의  무덤)
      존 스타인백의 흉상 ) 

분노의 포도는 필자가 고등학생일 때, 밤을 새워가며 읽은, 감명 깊은  소설이다.

오래되어 자세한 내용은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포도밭에서 일하는 일용 노동자들이

기계화 산업으로 일 자리를 잃게 되어 절망적인 삶을 살아가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

였던 것 같다. 그 당시 평론가들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과 결함을 고발한 작품이

라고 논평 했다.

몇 시간을 달렸을까?  가이드의 이야기에 열중하는 사이, 버스는  나무숲이 울창한

언덕길을 오르고 있었다. 드디어  태평양의 보석, 꿈의 드라이브 코스라고 하는 

세븐 틴 마일 드라이브( 17-mile Drive ) 입구인 패시픽 그로브 게이트( Pacific

Grove  Gate )에 도달 하였다.  시간은 오후 4 시 40 분, 그 동안 3 시간을 달려 온

셈이다.

( 17 -Mile Drive 들어가는 입구. 승용차들이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지불하고 있다.
      1인당 입장료 6 달러. 어지간히 비싸다 )

세븐 틴 마일 드라이브는 5 년 전에도 다녀 간 곳이다. LA 에 계신 매형이 칠순을

넘긴 노구로 몇 시간  차를 몰아 이 곳을  안내 했었다. 필자가 왕년에 골프 마니아

였던 것을 기억하고, 그 유명한 페불 비취 골프장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그 때도 세븐 틴 마일 드라이브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자세한 기억은 없고,

페블비취 골프 코스를 눈 속에 새기며, “ 언젠가 한번 플레이를 해 보았으면, . . ”

하고  마음속으로 염원하던 생각만 떠오른다.

몬테레이( Monterey)는  아름다운 해안선과 울창한 산림으로 가꾸어진 명소다.

입구에는 “ Welcome to Pebble  and the Del Monte Forest " 라는 환영사가

쓰인 작은 팻말이 서 있다.

이 곳은 일찍이 백인 부호들이 별장을 짓고, 골프장을 건설 하는 등, 쾌적한

휴양지로 개발하여,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 하였었다.  유명한 영화배우 크린튼

이스트가 이 곳의 시장으로 재임 시, 부호들을 설득하여 이 곳을 일반에게 공개

하기로 하였단다.

( 몬테레이는 백인 부호들의 별장지이기도 하다. 은퇴한 노인들이 모여 살기도

  하지만,  일 년 내내 빈 집들이 대부분이다.)

대신 부호들은 두 가지 조건을 제시 하였다. 첫째는 일반인들의 출입 시간을

오전 10 시부터 오후 5 시까지로  제한하고.  둘째는 일반인들의 출입은

유료로 한다. 이 조건에 따라 그때부터  이 아름다운 꿈의 드라이브 코스, 17-Mile

Drive가 일반에게 개방 되었단다.  입장료도 어지간히 비싸다. 

외부에서 17-Mile Drive 에 진입하는 출입구는 모두 4 곳이다. 입구에 모두 초소가

있으며, 관리인이 입장객으로부터 입장료를 받는다. 1인당 입장료 6불.

우리를 태운 버스는 태평양 연안 해안선을 따라 내려오는 101번 국도를 이용하였기

때문에 제일 북쪽 관문인 Pacific Grove Gate로 진입했다.

2 차선 도로 양 쪽에는 빨간 페인트를 칠 해 놓아 일반 차량의 주행 코스를  안내

하고 있다. 관리인은 이 빨간 색 도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 강열한 태양 빛에 반사되는 파도가  마치 물고기의 비늘처럼 보인다. )

한 동안 울창한 정글 숲을 헤치고 언덕길을 오르던 버스는 갈림 길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잡는다. 곧 이어 드넓은 바다가 시야에 꽉 찬다. 바로 태평양이다. 해 빛에

반사되는 작은 파도가 마치 물고기의 비늘처럼 보인다. 여기서부터 이름이 새겨진

명소가 시작된다.

   ( 5 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