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미상 난고종택에 전해오는 간찰.

剛遠兄調案拜呈。歲色隔紗。懷緖倍切。謹問比來。調候若何。日昨爲穩敍計。晉訪高軒。則兄又不在矣。殊甚缺然。而似聞兄近有着心處云。果否。若使美痾快復。日與人對棋。枰爭勝負。則其症候之差減。極爲可賀。而猶非吾輩本來當做底事業。萬有一病根。未盡除却。而未免任伎倆。强筋力偏住心於此等事。則實非古人愼疾之道。曾見朱書要類五六冊留在尊丌。遮眼送日之道。無過於此。況由此而着心得味。隨分飜閱。日不過四五丈。而箇中自然有心平氣和底意思。則治病之良藥。又不外此者乎。想已摠在於良遂知中。而屢往失握。或慮吾兄以爲稟受剛堅。些少外應固不害於調攝之方云爾。則恐非得宜。玆以信筆仰告。幸一覽而勿煩他人眼目。如何。餘祗祝餞迓增祉。不宣。卽朝弟孝源拜手

바둑에 정신이 팔려 마음을 잡지 못하고 허송세월하는지 묻고있다.

水南拜上。對床數日。歡若冷盡無餘。而別後有無限今商量者。土人此歎寫得此懷。南望覽物之悵。更覺彌襟。此際。節宣益復燕休。看書體倦時向橘老棋■。學得高着手法耶。此亦老年消寂。猶勝於潛深攝念。是爲艶仰。弟目眚腰牽。近復添苦。覓枕思臥。支體散慢。將珷復有以救發矣。奈何。小孫日前見冠首。醮禮在卄一。亦一況味。然面前膠撓。不得無少于方寸。可笑耳。最中章服若彼家無有。則不無大窘束之慮。自此備去甚完全。以此奉懇貴藏新件。非不知借人難重。而不可以是爲嫌。然吾輩謝事此等相借。恐不得專輒。幸與相議。不大相値惠借。千萬切仰。日永如年。寂寞殊甚。何時復得觝頂相笑。敍此無限懷事。祗覺傾翹。臨便潦倩。不宣禮。卽弟孝淵上。

효연(孝淵)이 수남(水南)에게 보낸 편지로 상대방의 안부를 묻고, 독서하는 여가에 가끔 바둑이나 산보를 하는 것도 너무 깊이 학문에 잠심하는 것보다 효과적일 때가 있다고 밝히고 자신은 눈과 허리의 병이 최근에 다시 심하여져 방에서만 지내고 있으며 병이 나을 기약이 없으니 걱정이라고 전하고, 얼마 전에 관례를 치른 손자가 21일 결혼식을 한다고 통보하는 내용이다.

水南拜上。先施未能。而遽承惠牋。感愧。竝慮日永無伴。懷仰益切。時詠停雲靄一篇。不覺千古同心事也。際玆靜候更若何。隣棋消適。只是此一事。其能有過行手段。可到得勝負之決耶。奉呵奉呵。弟近日新況。便使病意稍蘇。兒行利還。竝爲深幸。足成詩絶。儘覺太勤渠但旣欲成篇。則恨不於跬步間走吟。乃於屢日經營爲之。恐亦不及李杜處。然此何累於高詩耶。弟亦旣聞之。不可不效此。則應枕卒乍事。幸無以同浴譏之。一笑瓿之。老鶴雲飛猶少意。幽花風過獨春心。殘年亦有平生氣。局局中宵感歎心。又吟梅根着地元春意。調渡生波豈水心。天命流行無斷續。惜君猶未剄窮深。水下之會。稠中應接。恐生一病。或招雖勤。而勢不得勉副。幸須諒恕。如何。章服納上。檢看也。紙盡不宣禮。卽弟孝淵上。水北書。

효연(孝淵)은수남(水南)에 항상 상대방이 먼저 편지를 보내준데 대해 고마움을 표하고 이웃과 더불어 소요하고 바둑을 두는 재미가 어떠한지 묻고, 자신은 요즈음 정운애(停雲靄) 한편을 지었으며 아들도 외출에서 돌아왔으며 학문을 하는 자세가 너무 빨리 성취하려는 폐단이 있다고 밝히고 자신이 지은 시 두수를 동봉하여 보내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