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가 요즘 부진하다.

아니, 다른 기사가 그정도의 성적을 냈다면 아주 훌륭한 성적이라고 말할수 있을것이다.

허나 그것이 이창호이기에 부진하다고 느껴지는것임을 부인할수 없다.

세계대회 결승에 올라서 외국기사에게 단한번도 패하지 않던그가,제 10회 삼성화재배에서

뤄시허에게 일격을 당해 첫 패점을 기록하더니, 그 다음해에는 같은대회 결승에서 창하오에게

패해 역시 준우승을 했다.

이번 후지쓰배에서 홀로 4강에 진출해 한국의 11연패를 이어갈 희망도 역시 결승에서

이번엔 구리에 막혀 준우승에 머문다.

국내 대회에서도 심심찮게 패전소식을 접할수 있었다.

전 같으면 이기면 뉴스거리가 못되었고 간혹 지는것이 큰 뉴스였었는데,

요즘은 패배하는 대국수가 자꾸 불어난다.

역시 이창호도 나이를 먹는것일까..

체력적인 부담을 본인도 인정을 하는것을 보면..

새로 창설되는 보드게임 올림픽으로 불려지는 제 1회 월드마인드 스포츠게임에 세계각국의

일류 프로기사들이 참가신청의사를 밝혔지만 유독 이창호만이 체력적인 부담을 이유로

참가거부의사를 밝혔다.

바둑이 체스같은 종목에 비해 메달수도 적고 프로기사에게 중요한 수입도 미미한데다가 날마다

대국을 치러야하는 스케줄등 분명 매력적이지는 못해도, 새로 창설되는 <보드 올림픽>에

이창호가 빠진다는것은 맥빠지는 듯한 느낌을 지울수 없다.

물론 우리의 또 다른 영웅 이세돌은 기꺼이 참가의사를 밝혔지만..

어느 대국에서는 대국후 정신을 잃었을 정도로 바둑한판두는것이 그에게는

정말 <진>이 다 빠지는 고통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왕이 이대로..물러나는건가.

아니,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전성기는 지났다고 하나 이제 그의 나이 고작(?) 34세

일본의 후지사와는 할아버지 나이에도 우승을 하지 않았던가.

설사 모두가 "이제 이창호의 시대는 서서히 저물고 있다"고 말을 할지라도,

나에게 있어서는 영원한 <바둑 황제>로 남아 있으리니..

한국 기원이 발표하는 프로기사 랭킹에는 언제적 부터인가 당연한 1위가 아니고 2위에 머물고

있지만 내마음 속에는 여전히, 한국 최고의 기사, 아니 세계 최강의 기사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힘든 하루 하루지만 이창호가 세계 정상에 다시한번 우뚝선다면,

일이 무엇이 힘들겠는가.  다른 고민 만사 제쳐두고 그날은 마누라에게 꽉 잡혀 사는

내 친구불러내서 쐬주 한잔 해야지...잠시라도 독립(?)의 기쁨을 나눠야지..

언제고 돌아올 "왕의 귀환"을 손꼽아 고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