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날씨치고는 따듯한 날이 계속되고 있었다.

<이야기 하나>

모처럼의 휴일을 잠으로만 때우려니, 몸도 그러려니와 마음까지 괜시리 움츠려지는것 같아,

트레이닝복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동네 아파트 도로를 따라 조깅을 시작했다.

한바퀴를 돌면, 약 5~600미터가량 되는 코스인데, 도로 높낮이도 알맞고, 주변에 나무등

경관이 좋아서, 간혹 한번씩 뛰고는 했다.

약 한시간 정도 뛰었을까, 이마에 땀도 송글송글 맺히고, 몸도 좀 개운해지는것 같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집에 가는 길에는 초등학교로 이어지는 육교하나가 있는데, 한 초등학생이 가방을 메고 그 육교를

건너고 있었다.

별다른 생각없이 육교밑을 지나치다가, 문득 "일요일인데..학교가는건 아닐테고.." 하는

생각에, 무심코 뒤돌아 보았는데...육교에는 아무도 없었다.

불과 5~6초? 아니, 그것도 안될듯 싶은 짧은 시간,  도데체 그 아이는 어디로 사라진걸까..

옷 색깔이며, 머리를 딴 모양새며, 책가방 멘것을 분명 보았는데.

이상한 생각에 육교 이곳 저곳을 돌아보았지만, 한적한 낮시간, 개미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이야기 둘>

거슬러 올라가 학창시절,

누구도 믿지못할만한 기이한 경험을 했다.

시험기간 동안 몇날을 밤을 샌 여파로 너무 피곤했던 나머지, 첫교시가 끝나고 십분 휴식

시간에 잠시 엎드려 쉬었는데, 그 짧은 순간에 좀 특이한 꿈을 꾸었다.

동산에 커다란 둥그런 시계가 있었고, 시계바늘이 오후 네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참,,시계 무지하게 크네..하고 생각할즈음 친구가 어깨를 흔들어 잠이 깼다.

"에구,,깜빡 졸았네, 2교시 시작했어?" 하고 물으니, 이친구,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임마, 어디갔다 이제 온거야, 지금 마지막 수업시간인데, 너 하루종일 안보여서

 다들 찾고 난리였어"

"???"

 시계를 쳐다보니 허걱!!  4시다.

 내가 사라졌었다고?   하루종일??  처음엔 얘네들이 장난치는거려니 했지만,

이해할수 없는것이 난 1~2분 졸은것 같은데, 6시간동안  잠을 잤단 말인가?

그게 아니면 정말 사라지기라도 했단 말인가?

세월이 흘러 몇번을 친구들에게 물어도 모두가 하나같은 대답.

이걸 믿어야해..말아야해.

아직도 그때 무슨일이 있었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이야기 셋>

조금더 거슬러 올라가서..

별로 기이할거 까지야 없지만^^;;

어린시절 내가 살던집은 단칸방에다  방과 맞붙은 부엌이 있었고, 그곳에 연탄아궁이 위로

커다란 솥단지가 놓여 있었다, 방에 들어가려면 부엌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 가야하는데,

하루는 방에서 무엇인가 꺼내려고 잠시 방에 들어갔다가 다시 부엌으로 나와보니, 신발한짝이

보이지 않았다.

난 방에 있던형과 함께 신발을 찾아 구석구석 다 찾아보았지만 신발한짝은 끝내 찾지를

못했다.  

  찾다가 찾다가 지친 나는, 형에게 "혹시 저 솥단지 안에 들어간거 아닐까?" 하고 농담을 했다.

그야 말로 <농담> 이었다.

형도 그럴리야 있겠냐는듯, 피식 웃고 만다.

장난삼아 솥뚜껑을 열었는데...헐~그렇게 찾던 신발한짝이 거기에 들어가 있었다.

신발을 대충 벗었다 하더라도 그렇게 떨어진 , 더구나 그 무거운 솥단지 뚜껑을 열고(?)

들어간후 다시 뚜껑을 닫히게 했다는 결론인데..훔냐~~이걸 믿어야혀, 말아야혀,,,,

<마지막 이야기>

또 하나의 기이한 경험은 많은 사람들이 군대에서 한번쯤 겪어봤을듯도 싶은

이른바<귀신 체험>

논산 훈련병시절, ㅇㅇ 초소에 기간병 한명과 훈련병 세명이 보초를 나간다.

그 훈련병중 하나는 물론 나다.

기간병과 훈련병 하나가 초소에서 입초를 섰고, 나와 또한명의 훈련병은 동초를 섰다.

약 50여미터 거리를 왕복하며 경계근무를 하던중, 먼곳에서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들렸다.

간혹, 웃음소리도 들렸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걸음을 멈추고, 전방을 주시했다.

난 동기 훈련병에게 "이봐! 누가 있는거 같은데 수화 해야 하는거 아냐?" 

(수화란"손들엇! 움직이면 쏜다" "암호" "보초앞으로" 하는식의 보초설때 검문하는 응대법.)

하고 물었는데, 이친구, 긴장한듯, 말이 없다.

말소리는 우리에게 점점 가까워 오는데, 형체는 보이지를 않으니..미칠 노릇.

보름달이 휘엉청 밝게도 떴기에 먼곳까지 한눈에 들어오는데, 소리만 들리고 형체는 없고...

머리카락이 쮸삣쮸삣 선다는 표현이 정말 꼭 맞았다 (설 머리카락은 없었지만^^;;)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순 없는 "웅얼~웅얼~"하는 소리가 바로 지척까지 들리더니만,

우리를 그제서야 발견이라도 한걸까..갑자기 말소리가 뚝 끊겼다.

너무 무서워 발이 땅에 착 달라붙고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그렇게 한 오분간을 우리는 그자리에서 꼼작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후, 용기를 내서 좀더 가까이 가서 확인해보자 하고

총구를 들이댄체, 조심스럽게 앞으로 가보았지만 아무도 있을리 없다.

달빛이 워낙 밝아 먼곳까지 다 보였지 않은가..

그럼 그 말소리며, 웃음소리는 뭔가....

우리는 기간병에게 보고할 작정으로 서둘러 초소로 돌아왔는데, 막 말을 꺼내려 할때,

초소에서 입초를 서던 훈련병 왈, "아까   그쪽에서 사람소리 나던데 수화 안했어?"

훔마야~    그럼 우리 둘만 들은것이 아니었네??

그럼 헛것을 본건, 아참,  헛것을 들은것은, 아니라는건데, 아이고~~~무시라~~~

이후 그초소로 근무나가던 훈련병들은 바들바들 떨었다는 얘기^^;;

지금가지 얘기는 100% 실화요, 진실이요, 다큐멘터리요, 사실에 근거해서 쓴것인데,

나열하고 보니 기이한 경험 꽤 많이 했구나 하고 생각된다.

혹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 한두번은 있을까?